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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등 보고 달렸는데…LG엔솔, 신용등급 ‘흔들’ [Z-스코어 기업가치 바로 보기]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15 05:00

올들어 S&P·무디스 등 잇단 하향
공격적 투자에도 수익성 나빠진탓
ESS 수주 돌파구·재무안정 총력
연말 국내 신평사 등급조정 ‘주목’

글로벌 1등 보고 달렸는데…LG엔솔, 신용등급 ‘흔들’ [Z-스코어 기업가치 바로 보기]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다. 객관적 평가를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한국금융신문은 ‘알트만 Z-스코어’를 통해 기업이 현재 처한 상황과 대응, 재무건전성 등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심층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난 2022년 초 증시에 입성한 LG에너지솔루션은 성장을 위해 연간 수조 원대 공격적 설비투자(CAPEX)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차입금이 늘면서 재무 부담 리스크가 부각됐다. 상장 직후 전기차 수요 일시적 둔화(캐즘)로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재무 리스크가 더 불거졌다.

올해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 조정한 이유다. 국내 신용평가사들 연말 정기 평가가 남아 있어 업계는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금융신문은 기업 데이터 플랫폼(딥서치)을 활용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최근까지 알트만 Z-스코어를 산출·분석했다. 알트만 Z-스코어는 재무제표 항목을 바탕으로 기업 재무 리스크 등을 점검하는 지표로, 제조업 기준 3점 이상이면 비교적 안정권, 1.8점 미만이면 위험이 높다고 본다.

공격적 투자·재무 부담 악화

LG에너지솔루션 Z-스코어는 상장 직후인 2022년 4.5에서 2023년 3.99, 지난해 2.22로 매년 하락했다. 위험수준에는 미치지 않았지만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실적을 보면, 2022년(연결기준) 매출 25조5,986억 원, 영업이익 1조2,137억 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3년에는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정책 영향으로 매출 33조7,455억 원, 영업이익 2조1,632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에도 Z-스코어가 하락했는데, 이는 대규모 CAPEX와 차입 증가에 비해 이익·현금창출로의 전환이 충분치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상장 이후 연간 10조 원대 안팎 대규모 CAPEX를 집행했다. 총차입금은 2022년 약 2조1,900억 원 수준에서 2023년 약 3조8,200억 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총부채는 17조7,057억 원에서 21조636억 원으로 불어났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5조9,380억 원에서 5조688억 원으로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업종은 수주 산업 특성상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설비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 제조사들은 점유율 확보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며 공격적 수주에 나서기도 한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재무 부담을 감수하고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증가하던 수익성마저도 악화됐다. 2023년 하반기 시작된 전기차 캐즘 영향이 2024년 절정에 이르면서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연결기준 연간 매출은 25조6,196억 원, 영업이익 5,75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24%, 74% 감소한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실적 악화에도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2조원 수준 CAPEX를 집행하는 등 투자를 지속했다. 캐즘 이후를 대비해 기술 경쟁력과 생산력 제고를 위한 배팅이었다.

이때문에 재무 부담은 더 악화됐다. 지난해 기준 LG에너지솔루션 총차입금은 약 7조9,000억 원 수준으로 2023년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조5,722억 원이 증발해 3조8,987억 원으로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17조5,302억 원, 영업이익 1조4,681억 원으로 반등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이중 미국 IRA 보조금을 제외하고 실제 영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1,542억 원 수준이다.

신용등급 잇단 하향

수익성 저하와 차입 증가가 맞물리며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잇따라 LG에너지솔루션 등급을 낮췄다. 등급 하향은 공모채 금리 등 자금조달 비용 상승, 일부 발주처의 수주 판단 악화 등 실물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3월 LG에너지솔루션 신용등급을 기존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강등했다.

지난해 5월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춘 이후 약 10개월 만이었다. 당시 S&P는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대규모 CAPEX와 배터리 업황 부진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를 이유로 등급을 낮췄다.

또 다른 글로벌 신평가 무디스도 최근 LG에너지솔루션 신용등급을 ‘Baa1’에서 ‘Baa2’로 낮췄다. 지난해말 A3에서 Baa1로 내린 지 1년도 안 돼 재차 강등됐다. 무디스는 “최근 수년간 배너리 시설 증설에 따른 부채 증가와 주 매출원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급 과잉으로 인한 수익성 압박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 신평사들은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진적 회복세와 ESS 증설 등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되며 향후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비용효율화 기조를 앞세워 약 10조 원이 넘던 CAPEX 규모를 약 7조 원으로 줄이는 등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 신용등급 조정에 따라 연말 국내 정기 신용평가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배터리 업종에 대해 올 4분기 이후에도 전방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로 업계 전반 부정적 사업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2차전지 산업점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에도 부진한 영업실적과 과중한 투자요소로 신용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돌파구는 ESS

업계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ESS(에너지저장장치)를 당분간 돌파구로 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LG에너지솔루션도 연말 정기인사에서 ESS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맞췄다. 대표적으로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식 ESS전지사업부장을 전무로 승진시키고 ESS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ESS전지사업부 조직 규모와 역량을 대폭 보강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 및 관세 협약 등 시장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조직 실행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효율적 인사 운영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ESS 글로벌 수주 전망도 긍정적이다. 특히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그동안 ESS 주도권을 가진 중국 기업들 활동 제약이 가장 반갑다.

LG에너지솔루션은 비(非) 중국권 기업 중 유일하게 ESS용 LFP 배터리 양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중국 난징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고, 올해 6월부터는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도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미국 내 탈중국 기조와 현지 LFP 제품 생산 역량 등을 바탕으로 3분기 미국 주택용 ESS 기업과 6년간 총 13GWh 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 다수 전력망 ESS 고객들과도 대규모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ESS 사업 수주 잔고는 120GWh이며 이는 전 분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현재 고객사와 논의를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다수 있어 향후 추가적 수주잔고 증가가 기대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최근에는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ESS용 LFP 배터리 국내 생산’을 선언하는 등 국내 거점까지 활용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말부터 생산 라인 구축을 시작해 오는 2027년부터 본격 가동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초기 생산은 1GWh 규모로 시작할 예정이며 향후 시장 수요에 따라 단계적으로 생산 규모를 확대한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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