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텍트는 짧은 개발 기간 임에도 광활한 오픈월드와 심리스 융합, 차별화된 콘텐츠, 수려한 실사풍 그래픽 등 높은 완성도가 느껴지는 수작이란 느낌이 들었다.
사실 아키텍트 체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첫 공개 행사였던 지난해 지스타에서 처음으로 경험한 뒤 약 1년이 흐른 시점에 다시 시연 기회를 얻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개발 초기 버전을 공개하는 지스타 이후 AAA급 게임이 약 1년 만에 정식 출시 버전을 내놓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여타 AAA급 게임 개발이 짧게는 3~4년 길게는 약 10년에 이르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짧은 시간이다. 여기에 최근 게임사들은 게임 개발에 이용자들 의견을 반영하는 사례가 늘어가면서 개발 기간도 점점 길어지는 추세다.
이 때문에 정식 출시 버전을 처음 공개하는 이번 시연회에 기대감과 “과연 1년 만에 AAA급에 걸맞는 완성도를 구현했는가”라는 의문이 함께 들었다. 실제 지난해 체험한 아키텍트 지스타 시연 버전은 MMORPG 메인 콘텐츠 ‘레이드’ 등이 공개되지 않을 정도로 개발 초기 단계였다. 당시 드림에이지는 지스타에서 기본적인 튜토리얼과 활강, 등반, 수영 등 게임 주요 조작 기믹을 통한 서브 콘텐츠만 공개했다.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된 올해 시연에서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과 초반 튜토리얼, 도전 관문 및 환영금고, 균열과 대범람 등 주요 콘텐츠를 진행했다.
아키텍트에서 수천 년간 방치된 미지의 땅 ‘버려진 땅’으로 향하는 모험가가 돼 다양한 몬스터를 조우하며 이상 현상과 전투, 탐험을 체험할 수 있었다. 월드는 크게 탑의 내부 공간과 버려진 땅으로 나뉘어 있다. 언리얼엔진5로 구현된 뛰어난 그래픽 덕분에 아키텍트만의 신비롭고 비밀스러운 분위기가 눈을 사로잡는다.
우선 처음 시연인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나무랄 데가 없다. 아키텍트는 최신 언리얼엔진5 기반 실사풍 그래픽을 기반으로 생동감 넘치고 빼어난 외형 캐릭터로 이미 지난해 지스타에서 호평받았다. 커스터마이징을 진행하며 나타나는 캐릭터 모션과 변화도 실제 사람에 가까울 정도로 구현했다.
외형 커스터마이징은 기본 프리셋을 넘어 얼굴 윤곽, 눈매, 콧대, 턱선, 피부 톤 등 세밀한 조정이 가능하다. 헤어 스타일, 얼굴 화장, 문신 등의 장식 요소도 지원해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이번 시연 버전에서는 언리얼 엔진 5 기반의 고해상도 광원 효과를 적극 활용하여 머리카락의 빛 반사, 피부의 미세한 굴곡, 눈동자의 반짝임까지 정교하게 표현했다.
본격 시연에 들어가 튜토리얼을 통해 기본적인 조작법을 학습했다. 아키텍트 조작은 일반 모드와 액션 모드 두가지로 나뉜다. 지스타 버전에서는 일반 모드만 지원한 것과 차이가 있었다.
아키텍트는 차별화를 위해 오픈월드와 심리스를 융합했다. 이 과정에서 주요 조작 기믹으로 등반, 비행, 수영 등을 적용했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MMOPRG 조작법으로는 익숙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오히려 조작의 어려움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우스를 활용 비중을 높인 액션 모드를 추가한 것이다.
조작이 쉬워지니 아키텍트가 내세운 활강, 등반, 수영 등 기믹을 활용하기 한층 수월했다. 이를 통해 게임속 광활한 오픈월드를 자유자재로 이동하거나 탐험할 수 있다. 정식 루트뿐만 아니라 직접 산이나 구조물에 오르는 등 본인 만의 탐험 루트와 전략을 짤 수 있다. 숨겨진 루트를 찾다 보면 숨겨진 이스터에그나 게임 퀘스트, 성장 요소를 발견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또 아키텍트는 등산, 활강, 수영 등을 이용한 별도 콘텐츠도 미니게임 형식으로 지원한다. 해당 콘텐츠는 수동 조작만 가능하다. 제한 시간 안에 바위산을 오르거나, 활강을 통해 장애물을 통과하는 등 묵직한 메인 콘텐츠를 즐기다가도 전혀 다른 장르의 미니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시연 하이라이트 협동형 콘텐츠 ‘균열’ ‘대범람’과 던전형 콘텐츠 ‘도전관문’, ‘환영 금고’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먼저 핵심 콘텐츠인 대범람은 하루 한 번, 정해진 시간에 월드 전체를 뒤덮는 대규모 서버 이벤트이다. 서버 전체가 힘을 합쳐 클리어한 단계에 따라 최종 보스 난이도와 보상이 결정되는 협동 콘텐츠의 정점으로써 플레이어가 게임 세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험을 제공한다.
시연에 참가한 약 50명의 인원이 대규모 레이드에 나서는 장면은 매우 웅장한 느낌이다. 캐릭터의 액션과 타격감도 매우 고도화됐다. 또 모든 플레이가가 단순한 스킬 사용을 넘어 각자 점프, 대시, 패링 등 다양한 액션을 활용해 몬스터 기믹을 파훼하는 정교한 컨트롤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균열 콘텐츠는 혼자서도 즐길 수 있으면서도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할 때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균열은 다른 MMORPG와 다르게 시스템 자동 매칭으로 파티를 구성할 수 있다. 꼭 친구가 아니더라도 다수 게임 이용자와 파티를 꾸려 다양한 팀적 시너지를 경험할 수 있다.
준비된 콘텐츠를 즐기다 보니 2시간이 모두 흘렀다. 짧은 개발 기간임에도 속은 알찬 느낌이다. 특히 전투 콘텐츠뿐만 아니라 기믹을 활용한 콘텐츠도 차별점을 주기에도 충분하단 느낌이다.
단 아쉬운 점은 이번 시연에서 상점 등 경제 콘텐츠를 즐기지 못한 점이다. 분명 게임은 그래픽 품질과 콘텐츠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과금 등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경제 시스템 강도에 따라 게임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김민규 드림에이지 게임사업3실장은 “확률형 아이템은 코스튬(외형)과 팬텀웨폰 등 2종이다. 날개는 게임 내 플레이를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다”며 “탈것 역시 게임을 꾸준히 즐기면 좋은 등급을 얻을 수 있다. 대범람 지역 자판기 티켓 시스템을 통해 원하는 등급의 날개나 탈것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출시된 MMORPG들보다 훨씬 완화된 구조로 설계해 무과금 이용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과금에 대한 부담 없이 성장과 수집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구조를 목표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