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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스테이블코인 규제법 통과…‘핀테크부터 증권사까지’ 韓시장 지각변동 예고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7-21 16:59 최종수정 : 2025-07-21 18:30

사진 = 한국금융신문DB

사진 = 한국금융신문DB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인 미국의 첫 전면적 입법 조치가 국내 자본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은 물론 금융지주와 증권사까지 스테이블코인 기반 서비스와 사업모델을 준비 중인 국내 기업들로서는 대응 방향을 다시 고민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최근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와 준비금 요건, 정보 공시, 외부 감사 등 전반적인 기준을 담은 규제법안을 통과시켰다.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은 반드시 달러나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전액 담보돼야 하며, 발행 주체도 은행이나 정부 인가를 받은 금융기관으로 제한된다. 사실상 스테이블코인을 지급결제 인프라로 편입하는 한편, 불투명한 민간 발행 형태를 시장에서 배제하겠다는 의도가 명확히 드러난 것이다.

국제적으로 ‘글로벌 규제 기준’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스테이블코인을 별도로 규율하는 법체계를 갖추지 못한 상태다. 금융위원회가 디지털자산 기본법이나 전자증권법 개정을 통해 토큰증권(STO)을 중심으로 제도화를 추진 중이지만, 스테이블코인은 이들 범주 내 일부로만 언급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국내 간편결제·핀테크 업계다. 토스,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등 주요 핀테크 기업들은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 서비스나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구상해왔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올해 초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고, 토스도 가상자산 커스터디나 포인트 시스템에 스테이블코인을 연동하는 방안을 시범 운영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 규제가 글로벌 기준으로 작동할 경우, 비은행 계열 핀테크 기업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은 결제수단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진다.

증권사와 금융지주 역시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최근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금융지주 등은 자체 STO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을 정산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NH투자증권은 한국정보인증과 협업해 디지털자산 발행부터 유통, 결제까지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추진 중이며, 신한투자증권은 STO 매매·정산 구조 내 스테이블코인 활용을 고려해왔다. KB금융 역시 디지털화폐 기반 예탁결제 솔루션을 계열사와 공동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처럼 발행 주체를 은행으로 제한하는 규제가 확산될 경우, 이들 프로젝트의 구조 자체를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정책적 대응도 시급하다. 현재 한국에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거래, 보관, 공시 등에 대한 기준이 사실상 없는 상태다. 미국은 이번 법안에 외국계 스테이블코인의 유통 요건까지 포함하면서, 향후 한국에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이 해외 시장에서 제약을 받을 가능성도 열어뒀다. 또 한국은행이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험이 중단된 상황이라, 공공화폐와 민간 스테이블코인 간 균형을 어떻게 설계할지도 숙제로 남는다.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이 이제 단순한 암호화폐 개념을 넘어 자본시장과 지급결제 시스템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글로벌 규제가 은행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이를 반영하지 못할 경우, 국내 기업들의 기술 개발과 글로벌 진출은 물론, 투자 유치나 소비자 신뢰 확보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기술은 이미 준비됐지만, 법이 따라가지 못하는 전형적인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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