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웰푸드 신용등급 변동요인 및 추이./출처=한국기업평가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이날 1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는 3년물(500억원)과 5년물(500억원)로 구성됐으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5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
희망금리밴드는 만기별 개별민평금리 평균에 각각 -30~+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조달된 자금은 채무상환과 운영자금으로 쓰인다. 대표주관 업무는 대신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한양증권 등이 공동으로 담당한다.
롯데웰푸드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 상승한 975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6.1% 하락한 153억원으로 나타났다. 마진율이 크게 하락한 이유는 원재료다. 카카오 가격 급등이 판관비 절감 효과를 뛰어넘은 결과다.
그러나 증권업계와 신용평가업계는 실적 부진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높은 시장점유율(약 20%)을 기반으로 국내외 판가 인상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음식료업종은 경기 민감도가 낮고 사업 안정성이 우수하다. 성장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수익성 훼손 가능성은 현저히 낮은 특성을 지닌다.
이를 방증하듯 롯데웰푸드 회사채 금리는 같은 등급(AA0) 대비 낮은 수준이다. 심지어 AA+ 등급 평균 금리보다도 낮다. AA+는 일부 섹터(통신, 금융 등)를 제외하면 사실상 민간기업이 받을 수 있는 최고등급이다. 이를 고려하면 롯데웰푸드 금리는 음식료 업계에서 ‘AAA급’이나 다름없다.
롯데웰푸드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2022년)해 출범했다. 커진 덩치만큼 높은 시장점유율 탓에 판가인상에 대한 소비자 체감도 클 수밖에 없다.
가격 인상을 비판하는 쪽은 그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 품목도 있고 하락한 품목도 있지만 전반적인 판가는 인상됐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이 편파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원재료는 투입 시기별, 제품별 비중이 각각 달라 단순히 원재료 가격별 추이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다. 이뿐만 아니라 인건비, 운송비 등 다양한 요인이 최종 판매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만약 롯데웰푸드가 ‘이윤 추구 극대화’만을 목표로 가격을 인상했다면 올해 1분기 실적 부진도 설명하기 어렵다. 또 기업은 근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손실을 감내하면서 판매하는 행위는 그 취지에 맞지 않는다.
현재 롯데웰푸드는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 일부를 충족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마진율을 높이고 차입금을 줄여야 한다. 한마디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다. 롯데웰푸드 입장에서 판가 인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 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소비자와 충돌이 다시 발생할 수 있지만 채권투자자 입장은 또 다르다. 롯데웰푸드가 판가 인상을 주저해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만큼 불편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지속가능경영 측면 롯데웰푸드는 수익성과 재무안정, 자금조달에 더 집중해야 한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음식료는 소비자와 가장 밀접한 품목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은 늘 이슈가 된다”며 “소비자와 투자자 어느 한쪽도 소홀할 수 없는 것이 롯데웰푸드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롯데웰푸드는 그룹 신용도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어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고려한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