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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동일 준항고가 던진 화두…금감원 조사권 어디까지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28 10:53

금융위 인력 한계에 강제조사권 필요론 확산…적법절차 우려도 여전

여의도 금융감독원 / 사진= 한국금융신문

여의도 금융감독원 / 사진= 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DI동일 주가조작 사건 준항고가 금융감독원의 조사권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해 금감원에 강제조사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과 권한 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맞서면서 정부의 감독체계 개편 논의도 시험대에 올랐다.

표면적으로는 압수수색 과정의 적법성을 둘러싼 다툼이지만, 그 이면에는 금융감독원에 강제조사권을 어디까지 부여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해묵은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부각됐다.

정부도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신속하게 적발하고자 금감원 조사권 확대를 검토하지만, 조사 효율성과 권한 남용 방지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 적정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과제가 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금감원이 조사...법적 권한은 금융위"

현행 자본시장법상 압수수색이나 현장조사 등 강제조사권은 금융위원회 조사공무원에게만 부여돼 있다. 반면 금감원은 임의조사만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선 대부분의 이상거래 탐지와 사건 분석, 피조사자 조사 등을 금감원이 담당한다. 이후 금융위 조사공무원이 강제조사를 실시하고 검찰 고발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이처럼 조사 실무와 법적 권한이 이원화돼 있다 보니 대형 사건이 발생할 경우 조사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DI동일 주가조작 사건에서도 금융위 조사 인력이 부족해 증거 선별 과정에 금감원 직원이 일부 참여했다. 하지만 피의자 측은 이를 근거로 절차상 위법을 주장하면서 준항고를 제기했다.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향후 합동조사 방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가조작 근절" 위해 조사권 확대 필요성 커져

금융당국 안팎에선 불공정거래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교묘해지는 만큼 조사권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SG증권발 폭락 사태와 라덕연 일당 사건은 대규모 시세조종 사건에서 초기 계좌 추적과 증거 확보의 중요성을 보여준 대표 사례로 꼽힌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현행 이원화된 조사체계로는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주가조작은 차명계좌, 법인자금, SNS·오픈채팅방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하면서 초기 증거 확보와 신속한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도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해 금감원 조사권 확대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도 임의조사만으로는 조직적인 시세조종 사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조사권 확대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하는 실정이다.

"무제한 조사권은 위험"...권한 남용 우려도

반면 금감원에 강제조사권을 전면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선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금감원은 금융위원회 산하 행정기관이 아니라 특수법인이다. 검찰이나 경찰처럼 강제수사권을 가진 기관도 아니다.

때문에 강제조사권까지 부여할 경우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압수수색과 전자자료 확보, 강제 자료제출 요구 등은 국민의 기본권과도 직결돼 있다.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법조계에서는 행정조사 결과가 형사절차로 그대로 이어질 경우 적법절차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행정기관의 조사 권한과 수사기관의 강제수사 권한 사이에 명확한 경계 설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핵심은 '조사권 확대' 아닌 '어디까지 줄 것인가'

전문가들은 이번 논의를 찬반 구도로 접근하기보다 권한의 범위와 통제장치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론 금융위의 지휘·승인 아래 금감원이 제한적으로 강제조사에 참여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또 다른 대안으론 시세조종이나 미공개정보 이용 등 중대 자본시장 범죄에 한해 제한적으로 조사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일각에선 금융위 조사공무원을 대폭 확충해 현재의 이원화 체계를 유지하면서 조사 역량을 높이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감독체계 개편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

이번 준항고는 단순히 한 사건의 절차적 위법 여부를 넘어서 자본시장 감독체계 전반에 걸친 재검토 계기가 될 가능성도 나온다.

법원이 금감원의 증거 선별 참여를 위법하다고 판단시 합동조사 방식에 상당한 제약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적법성을 인정해도 조사권 확대를 둘러싼 제도 정비 논의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주가조작을 신속하게 적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사 과정의 적법성과 권한 통제 역시 시장 신뢰를 유지하는 핵심 요소"라며 "조사 효율성과 기본권 보호를 함께 담보할 수 있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금감원 조사권 논의의 핵심은 권한 확대 여부 자체가 아니다. 불공정거래에 신속히 대응하면서도 권한 남용을 막을 수 있는 견제장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향후 제도 개편의 관건이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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