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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갑질에 중기 도산 위기" vs "계약 92% 이행...사실과 달라"

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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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09-06 08:40 최종수정 : 2018-09-06 15:36

블루투스 중기 "CJ ENM이 계약 이행 안해 유통망 붕괴"
CJ ENM "75억원 사업 손실...명예훼손 법적대응 방침"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블루투스 이어폰 등을 생산하는 국내 한 중소기업체 대표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CJ의 갑질 때문에 도산 위기에 처했다'는 고발 글을 올려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해 CJ 측은 계약을 예정대로 이행해 법적 책임이 없으며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응수했다.

블루투스 전문 생산기업인 모비프렌의 허주원 대표이사는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CJ의 중소기업에 대한 갑질은 여전히 자행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을 무시하는 CJ의 甲질 문화를 고발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모비프렌은 지난 2016년 8월부터 올해 12월까지 2년5개월 간 98억6000억원 규모의 블루투스 이어폰을 CJ ENM 측에 납품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CJ ENM이 모비프렌의 상품을 독점 구매하고 이를 자체 보유한 유통망에 판매한다는 조건이다.

그러나 게시글에 따르면 CJ ENM은 계약 3개월 후부터 물량을 구매하지 않았다. 이에 모비프렌은 은행 대출로 회사를 유지했으며 급기야 지난해에는 기업신용등급 하락에 이르렀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 CJ ENM이 2016년 재고를 전량 취득하긴 했으나 기존 유통망이 붕괴돼 도산 상황에 처했다는 게 허 대표의 주장이다.

허 대표는 "본래 하이마트, 이마트, 공항 및 시내면세점에 입점해 있었으나, 우리가 거래하던 모든 기존 거래업체를 한 달 만에 정리한 뒤 2년이 지난 현재도 입점을 못하고 있다"며 "옥션 지마켓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모비프렌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검색해서는 제품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방치해뒀다"고 설명했다.

CJ ENM이 '모비프렌의 제품이 우수하니 브랜드를 키워주겠다'고 접근해 독점총판권을 가져갔으나, 정기적인 구매 및 판매가 이뤄지지 않아 약속과는 달리 자사 브랜드가 방치됐다는 것이다.

특히, 허 대표는 CJ ENM 총괄대표에게 어려운 상황을 호소했지만 CJ ENM 대표가 두 차례 문자를 무시한 뒤 세 번째 문자에 올해 말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회신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문자 회신 후에는 경영지원실 부실장을 보내 "올해 말 계약이 종료되면 더 힘들어 질테니 지금부터 생산을 중단하고 보상을 받으라"는 압력도 넣었다고 밝혔다. 보상안을 거부한 이후엔 마케팅 활동이 일절 중단됐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CJ ENM 측은 계약 연장에 실패한 중소기업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먼저 모비프렌과 맺은 계약 이행 관련, CJ ENM 관계자는 "10월분 발주 포함 현재까지 약 92%(90억6000만원)을 이행했다"며 "계약금액에서 8억원 남은 상태로 모비프렌의 주장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오히려 시장 상황이 변하면서 블루투스 사업에서 손실을 봤지만 계약은 충실히 이행했다는 게 CJ ENM 측의 주장이다. CJ ENM 관계자는 "2016년에 상품 구매금액을 100억원대로 정한 것은 모비프렌의 매출액을 기반으로 한 것인데, 2017년 초에 모비프렌이 매출액을 175% 부풀렸다는 걸 발견했다"면서 "계약 이후 애플 등에서 비슷한 상품이 나오면서 레드오션 시장이 됐지만 계약 의무는 성실하게 이행했다"고 말했다. CJ ENM에 따르면 9월 기준 블루투스 이어폰 재고로 인해 약 75억원의 손실을 봤다.

마케팅을 협의 없이 중단해 갑질을 자행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우리는 모비프렌과 상품 구매 계약만 맺었을 뿐이며 마케팅은 보너스로 제공한 것"이라며 "대표가 계약서상 없는 내용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모비프렌이 도산 위기라는 허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CJ ENM 관계자는 "모비프렌 재무상태표 및 손익계산서를 보면 우리와 계약 체결 이후인 지난해의 경우 과거 5년 중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또한 2배 가까이 상승했다"며 "8월 말 기준 150개 점포를 확보하고 있어 '유통망이 붕괴됐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과거 모비프렌과 계약을 맺은 사업팀도 현재까지 건재해 "(CJ가) 제품을 팔아주겠다며 접근을 하고 중소기업과의 판매계약을 이끌어 낸 후 그 조직의 성과가 부진하면 담당 조직을 없애 버린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모비프렌과 2016년에 계약을 맺은 주체는 (구)CJ E&M이다. 다만, 당해 12월 자회사 'CJ디지털뮤직' 설립과 함께 모비프렌과의 계약 건도 CJ E&M의 손을 떠나게 됐다.

CJ ENM 관계자는 "2016년 12월에 CJ디지털뮤직으로 계약이 이관되긴 했지만 계약 업무를 담당한 뮤직디바이스팀 구성원은 그대로 이동했다"며 "모비프렌의 주장과 달리 CJ디지털뮤직의 뮤직디바이스팀은 지금도 건재하다"고 말했다.

CJ디지털뮤직은 오는 10월 KT의 지니뮤직과 합병하며, CJ ENM은 일부 지분(예상 지분율 15.4%)을 보유할 계획이다. 합병 전 CJ디지털뮤직은 디바이스 사업 부문을 다시 CJ ENM에 양도한다. 오는 9월 중순부터는 모비프렌과의 계약을 CJ ENM이 이행하게 된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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