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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값 95달러 시대 승자 고려아연...귀금속 넘어 전략광물 허브 노린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1-22 14:01 최종수정 : 2026-01-22 14:48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고려아연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폭등한 금·은 가격 덕에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쓸 기세다. 독보적인 유가금속 회수 기술을 통해 제련 공정 중 버려지는 귀금속을 알뜰히 챙겨온 결과다. 나아가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미국 희토류 합작법인 설립 등 선제적 행보를 이어가며, 단순 제련 기업을 넘어 글로벌 광물 패권 전쟁의 핵심 플레이어로 도약하는 모습이다.

아연 넘은 금·은...역전된 매출 구조

고려아연은 해외 광산에서 아연 및 연(납) 정광을 매입해 기초금속을 생산하는 제련업을 운영하고 있다. 제련 공정 중 정광에 극소량 포함된 금·은 등 유가금속을 직접 추출하거나 부산물에서 회수하는데, 최근에는 이 귀금속 매출이 본업인 아연·연을 뛰어넘는 주객전도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고려아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3분기 제품별 매출 비중은 은(31.5%)과 금(17.7%) 등 귀금속이 49.2%로, 아연·연(38.2%)을 앞질렀다.

지난 2024년 말부터 금·은 시세가 상승한 영향이다. 회사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3200달러, 은 가격은 35달러로 1년 전에 비해 각각 39%, 29% 올랐다. 최근 가격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다. 이달 들어 금 가격은 4900달러에 근접했고, 은 가격은 95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리고 있다.
은값 95달러 시대 승자 고려아연...귀금속 넘어 전략광물 허브 노린다이미지 확대보기


국제 금 시세(위)와 은 시세 2020.1~2026.1. 출처=런던귀금속시장협회(LBMA)

국제 금 시세(위)와 은 시세 2020.1~2026.1. 출처=런던귀금속시장협회(LB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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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고려아연의 실적 재평가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도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131만6000원에 마감했던 고려아연 주가는 지난 21일 165만7000원까지 치솟으며 강세를 보였다. 현재는 일부 조정을 거쳐 155만 5,000원 선에서 거래 중이나, 연중 최고치 기준으로는 불과 3주 만에 26%라는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다.

은 ‘가난한 자의 금’은 옛말

귀금속 가격 상승을 이끄는 요인은 무엇일까. 우선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전통적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꼽힌다. 여기에 은의 경우 산업용 수요에 의한 공급 부족이 가격 급등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 박광래 연구위원은 19일 이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은값 급등 요인을 ▲중국 수출 통제 ▲인도 담보대출 허용 ▲AI·전장 수요 등으로 정리했다.

중국 상무부는 올해부터 수출 관리 목록에 은을 포함시켰다. 중국 정부가 허용한 44개 기업만 은 수출이 가능하다. 은 공급망의 60~70%를 장악한 중국이 사실상 은을 전략광물로 통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인도중앙은행은 올해부터 시중 은행에 은을 담보로 하는 대출을 허용했다. 지금까지 은은 가격 변동성이 크고 가치도 낮아서 은행이 담보로 취급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산업 수요로 쓰이는 은의 경우 2021년부터 공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친환경·첨단 산업 발전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구체적으로 태양광 패키징을 비롯해 엔비디아 블랙웰 등 초고성능 칩과 데이터센터, 그리고 내연기관 대비 은 소비량이 70% 이상 많은 전장화 부문이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위원은 "은이 '가난한 자의 금'이라는 과거 프레임을 벗고 전략적 통화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범 회장의 ‘글로벌 공급망’ 승부수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단순히 시황에 기댄 실적이 아닌 제련 기술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통합 공정 시스템을 구축해 유가금속 회수율을 최대 96.5%까지 높였다. 전략광물 회수율도 60%대에서 80%대로 끌어올렸다.

고려아연 통합 공정 모식도. 출처=고려아연

고려아연 통합 공정 모식도. 출처=고려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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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닫기최윤범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글로벌 전략광물 공급망 핵심 플레이어로 도약해 기업가치를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최근 미국 알타 리소스 테크놀로지와 희토류 생산을 위한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합의한 것도 그 일환이다. 합작법인은 연간 100톤 규모의 고순도 희토류 산화물 처리 및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테네시에 구축하려는 신규 제철소 프로젝트 '크루서블'과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엔 온산제련소에 게르마늄 공장과 갈륨 회수 공정 신설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핵심광물 사업 확대에 투자하기도 했다.

스위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참석하고 있는 최 회장은 "핵심광물 공급이 더 탄력적이고 지속가능한 형태로 대폭 강화되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보급과 전기화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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