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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골드만삭스 시대 개막! 2018 금융업계 패러다임 변화할까?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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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01-15 11:59

한투 등 빅5 증권사 지정… 어음 발행 통해 자체 자금조달 가능
스타트업 등 모험자본 투자 활성화 기대
전문가들, “제대로 된 시장 형성에는 시간 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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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유신문 김민정 기자]
지난해 말 정부가 자기자본규모 4조원 이상인 증권사를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하면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에도 골드만삭스나 JP모건 등과 같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대형 투자은행이 탄생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기대감은 커졌으나, 경쟁력면에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이제 시작단계인 국내 초대형 IB들의 성공요건은 무엇이고, 향후 금융업계에 미칠 영향 등을 분석해본다.

초대형 IB 스타트업… 시작은 한국투자증권의 독주

지난해 11월 13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는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KB증권, NH투자증권 등 5개사가 초대형 IB로 지정됐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 안에 따르면 자기자본규모가 4조원 이상의 요건을 갖추면 예외 없이 초대형 IB로 지정되기 때문이다.

이는 초대형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골드만삭스 같은 글로벌 IB가 막대한 자본력을 통해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본뜬 것이다.

실제로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증권사 임직원과 금융당국 모두 막중한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갖고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초대형 IB에 발행어음 등 단기금융 업무 등 새 자금 조달 수단을 주는 대신 혁신·벤처 기업에 투자하도록 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한 1년 이내 만기 어음으로, 이는 지금까지 증권사가 누리지 못했던 새로운 수익원이다.

업계에선 증권사 5곳이 모두 발행어음 업무를 할 경우 평균 1,120억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5곳 가운데 일단 한국투자증권만 이 업무가 허용됐다. 나머지 증권사들은 대주주 적격성 문제와 과거 금융위 징계 이력 등으로 인가가 보류됐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또한 업계에서는 처음 하는 사업이다 보니 금융당국으로부터 1년 6개월간 유예기간을 받았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11월 27일 첫 상품으로, 연 2.3%의 금리를 주는 ‘퍼스트 발행어음’을 발행했다.

그리고 이 상품은 이틀 만에 5,000억원 조달을 완료해 조기마감했다. 한투 측은 빠른 시일 내 추가 어음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금리 우위를 통해 매력적인 투자 상품을 내놓겠다는 유상호 한투 사장의 발언도 있었고, 은행권 금리가 2%대에 진입한 점을 감안할 때 추가 어음 금리를 높일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증권사 발행어음시장은 초기 단계로 매력적인 금리가 아닐 경우 고객 유인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사 중심의 국제금융업무 발전 가능성 ‘기대’

사실 한국에서 투자은행의 필요성이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다.

대기업은 물론 결코 망하지 않으리라 여겼던 은행까지 도산하면서 금융은 물론 산업계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이뤄졌는데, 그 업무는 모두 골드만삭스나 JP 모건, 메릴린치 등 외국계 투자은행에 돌아갔다.

이유는 간단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대규모 M&A 등 기업금융을 전담할만한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주식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에만 골몰하던 국내 증권사들은 대규모 거래에 끼어들 엄두조차 못 냈다. 정부가 추진하는 투자은행 육성 정책의 배경엔 뼈아픈 경험이 깔려 있는 셈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조금씩 증권회사 대형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했다.

먼저 2011년 자본시장법 개정 시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증권사를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선정해 신규업무를 허용했고, 2013년에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5개 증권사를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하고 기업 신용공여 업무를 허용했다.

2014년에는 대형증권사의 투자여력을 확대하기 신NCR을 도입했고, 2016년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 등을 발표해 지금에 이르렀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자기자본 2배까지 단기어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해 자금운용여력을 확대했다.

나머지 대형증권사에 대해서도 단기금융업 인가절차가 진행되고 있고, 외환업무까지 허용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증권사의 국제금융업무도 발전해나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물론 증권가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단기금융업 첫 단추를 어떻게 잘 꿰느냐에 초대형 IB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투를 비롯한 증권사들이 초대형 IB 사업자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는 게 공통적인 견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새롭게 개인 지급결제사업을 시작했을 때에도 지급결제 시스템의 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말들이 많았지만, 현재까지 문제가 된 사례는 없다”며 “일각에서는 기업금융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긴 하나, 기업금융의 경우 하이일드채권(비우량회사채) 투자 형식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에 대한 노하우가 많은 증권사들이 잘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능성 있는 혁신기업 찾는 ‘매의 눈’ 확보가 관건

다만 초대형 IB가 제 역할을 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성공 열쇠는 유망한 기업을 찾아내는 능력이지만, 수수료 수익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국내 증권사 환경을 돌이켜보면 미약하다는 지적이 많은 것.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국내 증권사가 벤처기업이나 혁신기업에 대한 분석 능력을 갖췄는지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인데 아직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과 역량을 갖춰야 초대형 IB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험 관리 능력도 관건이다. 부분은 기업 대출을 다루는 기업금융 부분에서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Mismatch)’ 가능성이 큰 탓이다. 대출을 원하는 기업들은 최소 1년 이상 장기로 빌리길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증권사는 1년 이하 단기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전문가는 “기업들이 대출을 받을 때에 단기로 받는 경우보다는 장기가 많다”면서 “한 기업에 장기로 대출을 해주고 단기어음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금을 순환시켜야 하는데, 대출한 회사가 부도가 나서 갚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면 증권사 신용도 위험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은행과 달리 증권업은 정부 주도 공적 자금 유입이 되지 않는다. 오롯이 증권업계 자체 네트워크를 이용해 자금 조달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도 있다.

여기에 신규 투자처 발굴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투자자산을 발굴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능력이 초대형 IB 성공의 관건인데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자산·부채 구성 등이 거의 비슷해 차별화가 쉽지 않은 탓이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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