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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짓는 아파트 현장…10대 건설사 ‘스마트ʼ 경쟁 [AI기술 대전]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16 05:00

설계·시공·안전까지 AI 접목한 기술력 각축
삼성·현대·대우 데이터 기반 공정관리 강화

▲ 현대건설이 단지 내·외부와 지하주차장 등을 순찰하는 데 활용하고 있는 사족보행 로봇. 사진제공 = 현대건설

▲ 현대건설이 단지 내·외부와 지하주차장 등을 순찰하는 데 활용하고 있는 사족보행 로봇. 사진제공 = 현대건설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인공지능(AI), 로봇, 드론 등 스마트 기술을 적극 도입하며 건설 현장의 안전성과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건설 산업이 노동집약적 구조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반 산업으로 전환되는 흐름 속에서 기업들은 공정 관리와 안전관리, 설계 검토 등 다양한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건설 현장의 안전 관리와 공정 운영을 중심으로 스마트 기술을 확대하고 있다. 현장 작업자의 위치와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사고 예방 체계를 강화했다.

이 시스템은 AI가 CCTV 영상과 각종 센서 데이터를 분석해 위험 상황을 감지하고 관리자에게 즉시 알림을 보내는 방식이다. 위험 구역 접근이나 낙하물 가능성 등 잠재적 위험 요소를 사전에 파악해 사고를 예방하는 데 활용된다.

삼성물산은 로봇 기술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국내 로봇 개발사와 협력해 건설 현장에 특화된 로봇 기술을 실전에 적용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해체 공사 먼지 저감용 살수 드론이 있다.

이 드론은 작업자가 고층 구조물에 직접 접근하지 않고도 원격으로 살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직접 호스를 들고 위험 구역에 들어가야 했지만 드론을 활용하면서 추락이나 낙하 사고 위험을 줄이고 작업 효율도 높였다.

또한 주택 건설 현장에는 자율주행 주차장 청소 로봇을 도입해 야간 시간 동안 자동으로 분진을 제거하도록 했다. 반복적이고 열악한 환경의 작업을 로봇이 대신 수행하면서 근로자의 보건 안전과 현장 청결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설계 자동화와 로봇 기술을 중심으로 스마트 건설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AI 기반 설계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공사 착수 이전 단계에서 설계와 공정 계획을 자동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설계 오류를 사전에 줄이고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위험 구간 점검을 위한 로봇 기술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터널 공사 현장에는 사족 보행 로봇을 투입해 야간 순찰과 위험 구간 점검을 수행하고 있다. 이 로봇은 장애물이 많은 비정형 건설 현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사각지대나 밀폐된 고위험 구간을 점검하는 데 활용된다.

또한 수중 구조물 공사 현장에서는 AI 영상 개선 기술을 적용한 수중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부유물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려운 수중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위치를 유지하며 시공 상태를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어 잠수 작업자의 투입을 최소화하고 안전성을 높였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공동으로 스마트 자재 운반 로봇도 개발했다. 이 로봇은 현장 이동 경로를 스스로 판단해 자재를 운반하는 기능을 갖췄다. 철근과 시멘트 등 무거운 자재 이동이 많은 건설 현장에서 자동화 장비를 활용해 작업자의 부담과 안전사고 위험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대우건설은 드론과 건설정보모델링(BIM), 인공지능 기반 예측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건설 체계를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드론으로 촬영한 현장 데이터를 활용해 공정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본사에서 통합 관리하는 방식이다. 축적된 데이터는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설명하는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된다.

특히 대우건설은 드론 촬영 데이터를 BIM과 연동해 실제 시공 진척도를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존에는 현장 판단에 의존하던 공정 관리 기준을 데이터 기반 체계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현장 간 공정률 편차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수집된 데이터는 본사 서버와 연동돼 공정률 해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견도 줄이고 있다. 공정 데이터는 공사비 정산에도 활용되고 있으며 공정률과 비용 정산 기준이 데이터 기반으로 명확해지면서 협력사와의 갈등도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공기 지연에 따른 금융 부담이 큰 고난도 현장에서는 해당 시스템이 집중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양평–이천 고속도로와 신도–김포 도로 등 주요 인프라 사업에서도 공정 데이터를 활용해 지연 가능성을 사전에 점검하고 있다.

DL이앤씨는 드론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주택 건설 현장에 도입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사물을 가상 공간에 동일하게 구현하는 기술로, 건설 현장을 가상 공간에 그대로 구현해 공정과 품질, 안전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DL이앤씨는 스마트건설 플랫폼 기업 메이사와 협력해 드론 기반 3차원 매핑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했다. 드론으로 촬영한 현장을 정밀 분석해 3D 모델을 생성하고 이를 통해 공정별 현장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AI와 로봇 기술을 활용해 건설 현장 관리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21차 재건축 현장에서는 AI 자율주행 청소 로봇을 도입해 준공 단계 품질 관리 수준을 높이고 있다.

이 로봇은 단지 내 공간 정보와 이동 경로를 학습해 공용부 청소를 수행하며 엘리베이터를 스스로 호출해 층간 이동도 가능하다. 배터리나 물이 부족할 경우 자동으로 충전 스테이션으로 복귀해 충전과 급수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24시간 무인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 GS건설은 건설현장에서 Xi-Book(자이북)을 활용한다. 사진제공 = GS건설

▲ GS건설은 건설현장에서 Xi-Book(자이북)을 활용한다. 사진제공 = GS건설

GS건설은 AI를 활용해 현장 업무 효율성과 의사소통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AI 번역 프로그램 ‘자이 보이스(Xi Voice)’와 공사 기준 검색 시스템 ‘자이북(Xi-Book)’이다.

자이보이스는 현장 관리자가 한국어로 말하면 중국어와 베트남어 등 120여 개 언어로 실시간 번역해 텍스트로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건설 전문 용어까지 정확하게 번역할 수 있어 외국인 근로자와의 의사소통을 개선하고 안전 교육 효과를 높이고 있다.

자이북은 5000페이지가 넘는 시공 기준과 시방서를 AI가 학습해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검색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문서나 파일을 일일이 찾아야 했던 자료를 몇 초 만에 확인할 수 있어 현장 엔지니어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AI 기반 안전관리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근로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AI 안전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해 건설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사전에 감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근로자가 착용한 웨어러블 센서를 통해 중장비 충돌이나 협착 위험, 이상 행동 패턴 등을 분석하고 위험 상황을 사전에 경고한다. 또한 비접촉식 생체신호 측정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스마트폰 카메라로 맥박과 체온, 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하고 근로자의 건강 상태를 관리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러한 스마트 기술 도입이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력 고령화와 숙련공 부족 문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자동화 기술과 AI 기반 관리 시스템은 건설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은 이미 건설 현장에 실제로 적용되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앞으로 건설사의 경쟁력은 디지털 기술 활용 능력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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