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단기 변동금리 중심의 ‘방어형’ 조달에 집중한 반면, 하나은행은 장기·고정금리 조달 비중을 늘리며 ALM(자산부채종합관리) 안정성 강화에 무게를 실었다. 국민은행은 변동·고정·할인채를 혼합한 균형형 전략을, 우리은행은 대규모 조달을 통한 기업대출 대응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은행들이 유동성 확보와 조달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분석이다.
코스피 지수가 80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 활황으로 자본시장 중심의 ‘머니무브’가 본격화되면서, 저원가성 예금 이탈 가능성이 커져 은행채를 활용해 선제적으로 유동성 기반을 보강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신한은행, 단기·변동금리 집중···“금리 리스크 최소화”
4대 은행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신한은행이다.신한은행은 전체 일반은행채 발행액 1조 8700억원 가운데 약 70%를 변동-이표 채권으로 채웠다. 평균 만기도 11개월 수준으로 가장 짧았다.
특히 할인채 비중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단기 유동성 중심 조달 전략이 두드러진다.
이는 중동 사태 이후 확대된 금리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장기 고정금리 조달보다 단기·변동금리 구조를 활용해 조달비용 상승 리스크를 최소화하려 했다는 것이다.
현재 은행계 지주들은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맞춰 기업여신 공급은 늘려야 함과 동시에 CET1비율 13% 이상 유지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의 경우 올해 1분기 그룹 RWA가 전년 말 대비 3.4% 증가, CET1비율이 13.19%로 전년 말 대비 16bp 하락해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이익 개선이 더욱 중요한 상황이다.
하나은행, 장기·고정금리 확대···ALM 안정성 ‘방점’
반면 하나은행은 정반대 전략을 택했다.전체 발행액 2조 7600억원 중 약 절반을 고정금리 구조로 조달했고, 특히 15~20년 만기의 고정-단리 콜옵션부 장기채를 2500억원 발행했다. 표면금리도 5.85~6.80%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단순 유동성 조달보다 장기 자금 안정성 확보와 듀레이션 확대에 방점을 찍은 전략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로 국내 은행 중 외화사업 규모와 비중이 가장 크다는 점도 하나은행이 보수적 전략을 취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스트레스완충자본 도입 등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자본·유동성 안정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장기 조달 확대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공격적인 장기 조달 확대는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에, 추후 자본효율성 강화를 통한 이익 개선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변동·고정·할인채 혼합한 ‘균형형’
국민은행은 상대적으로 가장 균형적인 조달 구조를 보였다.변동-이표 비중이 51.4%로 가장 크지만, 고정-이표와 할인채도 고르게 활용했다. 특히 단기 할인채를 병행한 점은 조달비용 효율화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RoRWA 기반의 안정적 성장을 지향하는 KB금융지주의 기조에 따른 것으로, 올해 1분기 KB금융은 핵심예금 확대와 조달비용 감축을 통해 안정적인 NIM 방어를 강조했다.
기업대출과 자본시장 관련 자산 확대에 대응해 조달 포트폴리오 분산도 병행했고, 이를 통해 은행 NIM은 지난해 1분기 1.76%에서 올해 1분기 1.77%로 상승했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은행의 전략을 두고 “금리 방향성에 과도하게 베팅하기보다 유동성과 비용을 동시에 고려한 안정형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은행, 발행 규모 최대···기업대출 대응 성격
우리은행은 4대 은행 중 가장 많은 3조 400억원 규모의 일반은행채를 발행했다.고정-이표와 변동-이표 비중도 비교적 균형적이었다.
특히 4월 들어 발행 규모가 집중됐는데, 이는 임종룡닫기
임종룡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강력한 생산적금융 동참 기조에 발맞춰 기업대출 확대와 선제적 유동성 확보 전략을 구사한 결과로 풀이된다.RW(위험가중치)가 높은 기업투·융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충분한 재원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조달비용이다. 절대 규모가 커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1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7.8% 감소한 상황이어서 더욱 면밀한 비용 관리와 자본효율성 개선이 요구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각 은행마다 상황과 기조가 다른만큼 채권 발행을 통한 조달 전략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올해는 생산적 금융 확대와 밸류업, 대외 금리 변동성 대응이라는 세 과제가 동시에 존재하는 만큼 은행별 전략 차이가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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