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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선두 라이벌 KB증권 vs NH투자증권…동상이몽 ‘생존 경쟁’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21 11:35 최종수정 : 2026-04-22 14:44

같은 은행계·같은 상위권, 그러나 수익 구조는 정반대
‘구조형 KB’ vs ‘타이밍형 NH’…돈 버는 방식의 차이
“많이 할수록 덜 번다”…IB 경쟁, ‘규모’에서 ‘수익 구조’로

IB 선두 라이벌 KB증권 vs NH투자증권…동상이몽 ‘생존 경쟁’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같은 금융지주 계열, 같은 IB 상위권인데도 돈 버는 방식은 정반대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회사채와 기업금융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빅2’지만, 실적의 결은 확연히 갈린다. 하나는 구조로 버티고, 다른 하나는 타이밍으로 승부한다. 같은 1·2위지만 한쪽은 '꾸준히' 벌고, 다른 쪽은 ‘몰아서' 번다.

같은 1·2위, 그러나 다른 출발선

두 회사 모두 은행계 증권사를 대표한다. 각각 KB금융그룹과 NH농협금융지주를 기반으로 안정적 자금력과 딜 소싱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은 기반 덕분에 회사채 발행, 인수금융, 구조화금융 등 IB 전반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해왔다. KB증권은 회사채 주관(DCM 기준) 실적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약 38조원 규모로 1위를 지키고 있고, NH투자증권도 약 35조원대로 뒤를 추격하고 있다.

외형만 보면 차이는 크지 않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다른 질문이 나온다.

“같은 조건인데 왜 실적의 모양이 다르냐”는 것이다.

이 질문이 두 회사 전략의 본질을 드러낸다.

KB증권: ‘구조로 버는’ 체력형 IB

KB증권의 경쟁력은 ‘구조’다. 은행 계열 기반의 안정적 크레딧 딜과 기업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회사채 발행과 대기업 거래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며, 딜이 특정 시기에 몰리지 않고 연중 고르게 이어지는 흐름을 만든다.

이 구조는 특정 이벤트에 의존하지 않고 물량이 누적되며, 시장 자체를 흡수하는 흐름을 만든다.

시장 호황기에는 폭발력이 제한적이지만, 반대로 시장이 둔화될 때도 실적 하방이 단단하다.

IB 업계에서 “KB는 딜을 따오는 회사가 아니라, 딜이 흐르는 구조를 가진 회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수익의 피크는 낮지만 바닥이 높은 전형적인 ‘체력형’ 모델이다.

NH투자증권: ‘타이밍으로 버는’ 선택형 IB

반면 NH투자증권은 ‘선택과 집중’에 가깝다. 점유율 확대 과정에서 공격적 수수료 전략과 수주 경쟁을 병행하며, 특정 시점과 특정 딜에 실적이 집중되는 구조를 강화해왔다.

딜이 고르게 쌓이기보다, 대형 거래에서 실적이 크게 튀는 패턴이다.

핵심은 명확하다. “될 딜에 집중해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이 방식은 적중할 경우 단기간에 실적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반면 타이밍이 어긋나면 실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안정성보다 효율과 타이밍에 방점을 둔 ‘선택형’ 모델이다.

결국 NH투자증권은 ‘많이 하는 전략’이 아니라 ‘맞는 딜에 베팅하는 전략’이다.

아이러니 직면…“많이 할수록 마진 깎인다”

두 회사 모두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수익성 한계에 직면해 있다.

현재 IB 시장은 발행사 중심 구조와 수수료 하락 압력, 물량 확보 경쟁이 맞물리며 ‘출혈 경쟁’ 구간에 들어섰다.

지금 IB 시장은 많이 따올수록 더 버는 구조가 아니라, 많이 할수록 마진이 깎이는 구조다. 대형 딜일수록 수수료율이 낮아지며 마진이 축소되는 구조다.

규모 경쟁이 오히려 수익을 잠식하면서 ‘1등 경쟁’은 ‘마진을 낮추는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얼마나 많이 하느냐보다 어디서 남기느냐가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환경 속에서 두 회사의 전략 차이는 더 선명해진다.

경쟁의 본질, IB 밖으로 이동

이제 IB는 수익을 직접 만드는 사업이라기보다, 자금과 고객, 딜 흐름을 끌어오는 ‘입구’에 가깝다.

결국 경쟁은 IB를 넘어 그룹 전체 수익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자산관리(WM), 기업금융(CIB), 그룹 차원의 자금 운용으로 축을 넓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IB 단일 사업만으로는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같은 1·2위, 다른 생존 방식

KB증권과 NH투자증권의 전략은 분명히 갈린다.

KB는 구조와 체력으로 버티고, NH는 타이밍과 선택으로 승부한다.

다시 말해 KB는 ‘흐름을 장악하는 모델’, NH는 ‘결정적 순간을 노리는 모델’이다.

같은 은행계, 같은 상위권이지만 돈을 버는 방식은 다르다. 그리고 시장은 두 회사에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얼마나 많이 하느냐가 아니라, 어디서 어떻게 남길 것인가.”

IB ‘빅2’의 경쟁은 이제 단순한 순위 싸움을 넘어 생존 방식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안정 국면에서는 KB가, 반등장에서는 NH가 강하다. 결국 승부는 시장 타이밍이 아니라, 그 타이밍을 견디는 구조에서 갈린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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