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강남구청은 DL이앤씨의 ‘무단 촬영’ 논란과 관련한 유권해석을 내놓고 “부적절한 행위는 맞지만 입찰 무효로 볼 명확한 기준은 없다”고 밝혔다. 입찰 지속 여부와 제재 수위는 조합이 결정하라는 취지다.
앞서 입찰 절차는 지난 10일 발생한 촬영 논란으로 중단됐다. 당시 입찰서 개봉 과정에서 DL이앤씨 관계자가 펜형 카메라로 경쟁사 제안서를 촬영하다 적발되면서 공정성 논란이 확산됐다.
강남구 측은 “DL이앤씨 관계자가 조합이 양사에 통보한 지침(현장 내 촬영 금지)을 따르지 않고 입찰 관련 서류를 무단으로 촬영한 행위는 부적절한 행위로 사료된다”며 해당 행위를 문제로 인정했다.
다만, 법적 판단 기준이 부족하다고 봤다. 구는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및 서울시 시공사 선정 관련 기준 등에는 해당 행위가 입찰 무효 등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며 “입찰(재입찰) 진행 여부 및 해당 업체의 조치 여부 결정 등은 귀 조합에서 종합적으로 검토·결정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과 서울시 시공사 선정 기준 어디에도 무단 촬영을 입찰 무효 사유로 규정한 조항이 없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재입찰 여부와 업체 조치 등은 조합의 종합 판단에 맡겼다.
이번 해석으로 입찰 재개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현대건설과 DL이앤씨는 모두 ‘공정경쟁 확약서’를 제출한 상태다. 행정 판단도 중대한 위반이 아니라는 방향으로 정리되면서 절차 재개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현대건설은 “중대한 위법 행위”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반면 DL이앤씨는 “실질적 이득이 없었다”며 자격 박탈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제도 공백도 드러났다. 서울시 기준은 금품 제공이나 입찰 취소 이력 등은 규정하지만 무단 촬영에 대한 명확한 판단 기준은 없다. 국토교통부 기준 역시 입찰 절차와 홍보 규정에 그쳐 이번 사안을 직접 판단하기 어렵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촬영 행위만으로 입찰 자격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며 “이번 사안은 향후 입찰 절차를 더욱 엄격히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 사례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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