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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시장 열린 발행어음…증권사 ‘조달 경쟁’ 시작 [발행어음 2.0 비교 분석 (2)]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20 00:00 최종수정 : 2026-04-20 00:31

자금조달 중 발행어음 비중 최대 30%
동시진입에 7곳 밀집…수익 확보 과제

100조 시장 열린 발행어음…증권사 ‘조달 경쟁’ 시작 [발행어음 2.0 비교 분석 (2)]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발행어음 시장이 2.0을 맞이했다. 기존 한투, KB, NH, 미래 등 4개사에서 키움, 하나, 신한이 합류하면서 사업자가 7개사로 확대됐다. 삼성이 9부 능선을 넘었고, 메리츠도 대기 중이다. 발행어음 금리는 투자 및 운용의 결과물로, 증권사의 실력을 보여준다. 투자자가 참고할 수 있도록 운용 스타일, 조달 경쟁력, 리스크 구조 관점에서 발행어음 진출 증권사 역량을 비교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발행어음은 증권사의 IB(기업금융)에 필요한 자금 조달처 역할을 한다. 얼마나 싸게 조달해서, 잘 운용하느냐가 핵심이다. 조달금리와 운용 수익률 사이 스프레드가 클수록 마진이 커질 수 있다. 발행어음 시장은 지난해 신규 사업자가 진출하면서 현재 총 7개 증권사의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이로 인해 발행어음만의 최대 한도를 가정하면 100조 원대 시장이 열렸다.

발행어음, 조달 다변화 선봉장

1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발행어음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 7곳(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의 2025년 12월 말 별도 자기자본 총합은 54조7479억 원 규모로, 이를 반영한 최대 발행어음 한도는 109조4958억 원 수준이다.

물론, 이는 단순 계산에 따른 것으로, 증권사별 한도 관리를 고려하면 실제 발행 규모는 더 작을 것으로 간주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말 기준 발행어음 잔고가 21조 원 규모인 한국투자증권의 경우만 최대 한도인 자기자본 두 배 수준에 근접한다.

그럼에도 발행어음 사업자의 자금조달 구조가 다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와 차이를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발행어음이 담당하는 몫이 상당히 크다.

기존 4개 사업자 기준으로 차입부채에서 발행어음이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하면, 2025년 12월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이 30%로 가장 컸다.

한투증권의 발행어음 조달 비중은 2021년 말 19%, 2022년 말 26%, 2023년 말 28%, 2024년 말 29%에 이어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왔다.

이어 KB증권이 24%, NH투자증권이 20%, 그리고 미래에셋증권이 15%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발행어음 이외 종투사의 조달구조를 보면 RP(환매조건부채권) 매도, 차입금, 사채, 콜머니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의 경우 원금지급형 실적배당 상품인 IMA(종합투자계좌) 인가를 보유하고 있다. 발행어음과 IMA 합산 시 자기자본의 300%(이 중 200%는 발행어음)까지 조달 가능하다.

은행예금 대비 금리 경쟁력…‘머니무브’ 공략

발행어음은 종투사의 수신성 상품으로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증권사 7곳의 개인 고객 기준 발행어음 수익률(세전)을 종합하면, 수시식은 연 2.1~2.5%, 약정식(1년)은 3.05~3.3%, 적립식은 4.0~4.35% 수준이다.

증권사별 기준일이 다소 상이해 편차는 있지만, 종합적으로 보면 신규 진출한 키움증권이 수시식과 약정식(1년) 발행어음에서 가장 높은 금리대를 형성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리테일 기반이 두터운 증권사로 개인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적립식 발행어음은 아직 기존 사업자(3곳)만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이 중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적립식 발행어음 수익률이 4%대 초중반 수준이다.

발행어음 수익률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 대비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 통합비교공시 ‘금융상품한눈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인터넷전문은행 포함) 예금금리(세전, 우대 미포함)는 현재 연 1.9~3.2% 수준에 형성돼 있다.

증권사 실력 따라 ‘실적 차별화’

발행어음과 IMA 두 제도는 레버리지 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고, 별도의 신용공여 한도가 부여된다. 이로 인해 자본력을 키운 증권사들의 전략적 필수 선택지로 꼽히고 있다.

현재도 신규 발행어음 인가를 대기 중인 증권사가 있고, 발행어음 사업자 중 향후 IMA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경우도 있다.

안수진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기업금융, 대형 증권사 IB 리스크 관리의 새로운 서막' 리포트(2026년 4월)에서 "발행어음과 IMA는 증권사 기업금융 확대에 유용한 조달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안 책임연구원은 "기업금융 확대 국면에서 조달구조의 다변화는 시장 변동성 확대나 차환 여건 악화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레버리지 규제 및 신용공여 한도 등 규제 대응 여력 확보, 기업금융 자산의 장기 운용에 따른 만기 불일치 위험 관리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나민욱 DB증권 연구원은 2026년 4월 낸 '종투사의 시대' 리포트에서 "발행어음은 안정적으로 낮은 금리에 조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종투사의 주요 조달 수단인 RP 매도의 경우, 통상 1년 이하 단기물로 롤오버(재투자)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또 사채 조달도 발행어음 대비 높은 수익률을 요구받는다.

IMA에 대해서도 나민욱 연구원은 "발행어음 한도에 더해 자기자본 100%에 해당하는 추가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는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발행어음과 IMA라는 조달처 확대로 우선 WM 고객 자금 예치 효과가 있다. 또 IB 측면에서도 자체 인수 여력이 강화되면서 딜 안정성 측면에서 선호도가 높아지는 측면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발행어음과 IMA 진출로 중장기적으로 리테일과 IB 부문 간 시너지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신규 플레이어 진입 등에 따라 조달비용 증가 압력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고연수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정부의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 기조에 따라 증권사의 위험 인수 영업이 본격화될 경우, 개별 증권사의 우량자산 선별 능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에 따른 실적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수진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도 “다수 회사의 발행어음 동시 진입은 조달비용 상승 및 운용 자산 확보 경쟁 심화로 이어질 수 있고 증권사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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