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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혁신 실종이 낳은 ‘가치 파괴’

이성규 기자

lsk060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09 11:47

역대급 실적 이면 저조한 현금흐름…낮은 자본활용도 문제
증권사 목표주가 하향, 두나무 합병 지연은 핑계

네이버 잉여현금흐름(FCF), 영업이익 추이 비교./출처=한국금융신문

네이버 잉여현금흐름(FCF), 영업이익 추이 비교./출처=한국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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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네이버가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주가가 부진한 미스터리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저조한 현금흐름이 자리잡고 있다. 투자 대비 낮은 자금회수율 등 전반적으로 자산배치가 적절하지 못한 탓이다. 증권사들이 두나무 합병 지연을 거론하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지만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6월 본격적인 상승 랠리를 펼친 이후 현재까지 약 2배 넘게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네이버 주가는 약 7% 상승에 그쳤다.

올해 네이버 주가는 17% 하락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2021년 최고점을 기록했을 때와 비교하면 50% 이상 내렸다.

지난 수년간 네이버 실적 추이와 비교하면 더욱 납득되지 않는다. 심지어 최근에는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차갑다.

이는 실적 이면의 다른 요인이 네이버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혁신 실종+투자 효율 저하’…무서운 가치 파괴

한국금융신문이 네이버 잉여현금흐름(FCF)을 산출한 결과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과는 큰 괴리를 보였다. 현금흐름 특성상 표면적인 실적 지표와 격차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네이버가 시가총액을 받쳐줄 만한 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가 하락하는 이유를 간접적으로 설명한다.

좀 더 쉽게 표현하면 투자 결정에 대한 결과가 과실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투자 자체가 시장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른바 ‘혁신의 실종’이다.
네이버 투하자본수익률(ROIC) 추이./출처=한국금융신문

네이버 투하자본수익률(ROIC) 추이./출처=한국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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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네이버의 투하자본수익률(ROIC)은 지난 2019년 15.8%에서 작년말 6.1%로 곤두박질쳤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ROIC가 20% 전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대표 테크 기업’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진다.

ROIC가 낮아지면 단연 FCF도 부진해질 수밖에 없다. FCF는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지표라는 점이 중요하다.

네이버의 연도별 FCF가 당해년도 말 시가총액에 도달하기까지 연평균(10년 추정) 상승률을 추정한 결과 약 40~90%가 도출됐다. 이는 연평균 FCF가 40~90% 상승해야 시총수준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시장에서 역사적으로 연평균 FCF가 20% 이상 10년간 상승한 기업은 없다. 역으로 보면 네이버는 부진한 FCF 탓에 실질적으로는 ‘상시’ 고평가 상태였던 것이다.

실적이 따라주지 않아도 ‘모멘텀’ 만으로 주가 상승이 합리화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공지능(AI) 기업들이다. 네이버는 ‘모멘텀’ 자체가 없을 정도로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년간 네이버를 4조2000억원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도 6000억원 가량을 시장에 내놨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만 4조8000억원을 순매수해 ‘개미들의 무덤’이 됐다.

증권사 목표주가 하향…두나무 합병 지연은 핑계

최근 증권사들은 네이버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조정하는 모습이다. 두나무 합병 지연을 근거로 두고 있지만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전부터 네이버에 대해 혁신이 없다는 평은 자자했다. 시장을 주도하는 것이 아닌 늘 후발주자로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메신저(라인)와 쇼핑이다. 특히 쇼핑은 쿠팡의 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네이버는 여타 기업들과 연합체제로 발을 내밀었다.

당연히 과열된 쇼핑 시장에서 투자에 따른 자금회수 기대율은 낮을 수밖에 없다. 과거 네이버는 독점적인 포털 플랫폼을 통해 특정 산업에 대한 지배가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현 시대는 다르다.

특히 AI 챗봇 등장으로 네이버는 검색이라는 ‘근본 사업’까지 위협받게 되는 실정이다. 클로바X가 종료되면서 성장 기대감은 더욱 낮아졌다.

AI는 막대한 인프라투자가 필요하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출혈을 감내하더라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클로바X 종료에 대해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말한다. 네이버는 ‘성장’을 표방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리스크를 감내를 꺼리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리스크 감내를 꺼리면서도 투자 성과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는 최종 투자에 이르는 과정 전반이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의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역대급 실적인데 두나무 합병 지연으로 목표주가를 하향한다는 것은 일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실적이 우상향 하면 최소 기본 가치는 유지되는 것이고 모멘텀이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는 네이버가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경쟁력이 있는지 확신이 들지 않기 때문에 기존 ‘후발주자’ 성장 방식을 고수한다면 기업가치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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