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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출 4분의 1 팔아치운 현대모비스 김도형, 왜? [나는CFO다]

김재훈 기자

rlqm93@

기사입력 : 2026-04-06 05:00

그룹 요직 오른 재무 전문가
램프·범퍼서 ‘로봇 전환ʼ 속도
올해 R&D 2조 돌파 ‘승부수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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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형 현대모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

▲ 김도형 현대모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현대모비스는 최근 램프 등 기존 알짜 부품사업과 일부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고 있다. 그룹 미래전략에 맞춰 ‘로보틱스’ 전환을 위한 사업 구조 개편 일환이다.

이런 행보는 현대모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김도형 전무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도형 전무는 현대모비스를 전통 완성차 부품사에서 로보틱스 부품사로 바꾸기 위한 자원과 역량 재분배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년간 현대건설 ‘스페셜리스트’

1973년생인 김도형 전무는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후 2000년 현대차에 입사했다. 11년간 재무부서에서 경력을 쌓았고, 2011년 현대차가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현대건설 경영분석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12년부터 재무관리실장을 역임했고, 2023년 말 재경본부장에 올랐다.

현대건설에서 14년 근무하는 동안 인수 초기 재무 안정화에 집중했다.

특히 건설사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우발채무 관리에 주력했다. 우발채무는 과거 사건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의무로, 미래 불확실한 사건의 발생 여부에 따라 실제 부채로 확정될 수 있는 항목을 말한다.

건설사는 기한 내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시공사로부터 공사대금 대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채무를 인수하는 경우가 있다. 인수한 PF 대출 채무가 우발채무로 잡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은 다른 산업군에 비해 자본금이 낮고 부채비율이 높은 경향이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시공 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은 2023년 불어난 우발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고 워크아웃을 신청한 바 있다.

김도형 전무는 본인 주도로 ‘리스크관리 협의체’를 신설하고 우발채무 관리를 직접 챙겼다. PF 총한도를 설정하고, 유형(상품·지역)별 익스포저를 직접 관리했다. 또 이사회에 분기별 관리현황을 보고하는 등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했다. 그 결과 2023년 약 4조5,434억 원 수준이던 현대건설 우발채무는 2024년 1조9,401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현대건설에서 능력을 입증하고 지난해 그룹 재무라인 연쇄 이동과 함께 현대모비스 CFO로 자리를 옮겼다.

‘그룹 요직’ 현대모비스 CFO

지난해 현대모비스로의 이동은 통상적 연말 정기 인사가 아닌 비정기 인사로 진행됐다. 특히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카드 등 주요 계열사 CFO만 대상으로 인사가 이뤄져 그의 현대모비스 내 역할에 관심이 쏠렸다.

현대모비스 CFO는 현대자동차그룹 내 재무 라인 중에서도 총수를 가까이에서 보좌할 정도로 중요도와 영향력이 큰 자리다.

전임자인 박기태 전무는 현대모비스 전신인 현대정공 출신으로, 그룹 내에서 세무팀·IR팀·해외법인 CFO 등을 두루 거친 핵심 재무 인사다. 배형근 현대차증권 대표와 최병철닫기최병철기사 모아보기 전 현대차증권 대표, 한용빈 전 그룹 기획조정실장 등도 현대모비스 CFO를 거쳐 그룹 요직에 오른 인물들이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제조업을 넘어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필두로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 첨단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특히 현대모비스도 휴머노이드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등을 중심으로 로보틱스 부품사로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그룹 내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그룹 내외부에서는 정통 현대차 출신 김도형 전무가 현대건설 재무 관리뿐 아니라 경영 전략까지 수행하며 사업 재편을 이끌어온 점을 들어, 현대모비스 전환 적임자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김도형 전무 선임 당시 “체질 개선과 조직 강화를 위한 리더십 교체”라고 설명했다.

부품사업 매각·미래 R&D 강화

김도형 전무 최우선 과제는 그룹 SDV (Software-Defined Vehicle)·로보틱스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한 내실 강화와 사업 구조 개편을 위한 자원 재분배다.

부임 약 9개월이 지난 현재 현대모비스는 부품사업 일부를 매각하며 구조 개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램프 사업 매각을 공식화했으며, 회사의 초기 성장을 이끈 범퍼 사업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사업들은 지난해 현대모비스 전체 매출 61조1,181억 원 중 약 23.3%(14조2,131억 원)를 차지했다.

현대모비스 부채비율은 지난해 기준 43.1%로 자동차 부품 제조업종 중에서도 낮은 수준이다. 총차입금에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1조2,543억 원으로 양호한 상태. 즉, 지금 당장 모든 차입금을 보유 현금으로 상환해도 약 1조 원 이상 여유가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의 이번 범퍼·램프 등 부품사업 매각을 재무 안정화 목적보다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에 중점을 둔 전략적 판단으로 본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주요 매출원을 포기하더라도 미래 사업을 위한 본격 구조 개편에 무게를 둔 승부수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현대모비스는 물류업체 대호로지스와 경주물류센터 매각을 진행 중이며, 미국 오하이오주 배터리 시스템(BSA) 생산 설비를 고객사 스텔란티스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김도형 전무는 사업 포트폴리오 매각 대금 등을 로보틱스 부품,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미래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제조업 중심 시설투자에서 미래 기술을 발굴하는 연구·개발(R&D) 중심으로 재원을 재분배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모비스 R&D 투자는 1조8,774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7.3%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시설투자 등 CAPEX(자본적 지출)는 1조5,157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35.9% 감소했다. 이는 현대모비스 투자 축이 미래 기술 발굴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는 올해 현대모비스 R&D 투자가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도형 전무는 지난해 말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미래 선도 기술이 매출 성장을 견인한다”며 “매출 성장 성과가 다시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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