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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무엘 한문화진흥협회장, 페루 정부 훈장 수훈

장종회 기자

jhchang@

기사입력 : 2026-04-02 16:19

해외에서 빛난 '민간 문화외교관' 20년의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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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무엘 한문화진흥협회장이 페루 공로훈장을 수여 받은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문화진흥협회

정사무엘 한문화진흥협회장이 페루 공로훈장을 수여 받은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문화진흥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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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종회 기자] 지난 4월 1일 서울 주한 페루 대사관저에서 조용하지만 뜻깊은 훈장 수여식이 열렸다. 폴 두클로스(H.E. Paul Duclos) 주한 페루 대사가 정사무엘 한문화진흥협회장에게 페루 정부의 '공로훈장' 코멘다도르(Comendador) 등급을 직접 수여한 것이다.
페루 대통령을 대리해 두클로스 대사가 훈장을 수여한 이날은 한국과 페루가 처음으로 맞은 '한-페루 친선의 날' 기념식을 겸해 상징적 의미가 깊었다. 한-페루 친선의 날은 지난해에 페루 의회에서 제정한 기념일로 한-페루 양국의 수교일인 1963년 4월 1일을 기념해 매년 4월 1일로 지정돼 올해 처음으로 기념 행사를 열었다. 정 회장은 첫 기념 행사에서 훈장을 수훈하는 주인공이 된 셈이다.

페루 공로훈장은 지난 1950년 법령으로 제정된 유서 깊은 국가 포상이다. 페루에서 국가와 사회에 현저한 공헌을 하거나 예술·과학·산업 분야에서 탁월한 성취를 이룬 내외국인에게 수여된다. 코멘다도르는 이 훈장 체계 안에서 높은 위상을 가지는 등급으로 한-페루 양국의 외교사에서 민간인이 이 등급의 훈장을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정 회장이 이 훈장을 받기까지의 여정은 짧지 않았다. 지난 2024년 페루에서 개최된 APEC 회의를 전후해서 교류 활동을 했고, 한-페루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페루 해군 훈련함 BAP 우니온(Unión)이 입항했을 때도 환영 행사를 열었다. 주한 페루 대사관과의 지속적인 문화협력 체계 구축도 정 회장이 훈장을 받은 배경으로 꼽힌다. 두클로스 대사는 "정 회장은 오랜 기간 두 나라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왔으며, 특히 페루 젊은 세대가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역할을 했다"고 치하하고 “수훈을 출발점으로 양국이 더 긴밀히 협력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페루 정부 훈장을 받은 것은 정 회장의 수훈 이력 중 하나일 뿐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에는 한-몽골 수교 35주년을 맞아 몽골 대통령 명의의 국가훈장을 받았고, 그 전에도 엘살바도르 외교부장관 표창, 에콰도르 정부 표창 등 수십 개국 주한대사에게서 표창을 받았다. 각국 정부가 민간인에게 잇따라 공식 훈·포장을 수여한다는 사실은 정 회장의 대외 활동이 단순한 행사 기획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을 방증한다.

정 회장이 이끄는 한문화진흥협회는 지난 1984년 설립된 이래 40여 년간 한국 전통문화의 세계화를 선도해온 대표적 민간 외교기관이다. 현재는 117개국 대사관과 직접 교류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한복패션쇼·국제전시·음악회 등 다양한 형태로 한국 문화를 세계 여러 나라에 소개하고 있다. 협회의 대표 행사 가운데 하나인 '세계 의상 페스티벌'은 매년 50여 개국 주한 대사 부부가 각국 전통 의상을 입고 런웨이에 오르는 독보적인 문화외교 이벤트로 자리잡았고 외교 무대에서도 주목받는 행사로 꼽힌다.
사진 왼쪽부터 폴 두클로스(H.E. Paul Duclos) 주한 페루 대사, 정사무엘 한문화진흥협회장, 최준호 외교부 중남미국장. 사진제공=한문화진흥협회

사진 왼쪽부터 폴 두클로스(H.E. Paul Duclos) 주한 페루 대사, 정사무엘 한문화진흥협회장, 최준호 외교부 중남미국장. 사진제공=한문화진흥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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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이 특히 역점을 두는 분야는 한복의 세계화다. 지난 2007년부터 본격화한 한복 관련 활동은 파리·뉴욕·방콕 등 세계 주요 도시로 뻗어 나가는 중이다. 한국·프랑스·태국에서 동시에 열리는 한복모델 선발대회는 매년 수백 명의 해외 참가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또 대회에서 선발된 외국인 모델들은 귀국 후 자국에서 자발적인 한국문화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정 회장은 지난 2024년에는 정부 지원 없이 민간 차원에서 처음으로 뉴욕 타임스퀘어에 한복 홍보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되기 했다.

정 회장이 이런 성과를 낸 배경에는 그만의 특유한 '풀뿌리 문화외교' 철학이 자리잡고 있다. 그는 "문화외교는 국가와 국가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시작된다"는 신념을 갖고 주한 외교사절단 문화투어·유스 앰버서더 외교아카데미 등 차세대를 겨냥한 교류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한국전쟁 참전국을 직접 방문해 참전용사에게 한복을 선물하는 프로젝트도 그의 활동 가운데 하나로 주목을 받는다.

최준호 외교부 중남미국장은 이번 수훈 자리에서 "제1회 한-페루 친선의 날을 축하하며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기여해온 정사무엘 회장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양국 간 우호협력 관계가 더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이 영예는 저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함께 문화외교의 길을 걸어온 모든 이들의 것"이라며 “앞으로도 문화를 통해 세계와 소통하며 공감을 이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정 회장의 이번 수훈은 정부 간 외교의 틈새를 채워온 한 민간 문화외교관의 20여 년 노력이 인정받은 것이며 문화가 곧 외교의 언어가 된다는 걸 대변해준다.

장종회 한국금융신문 기자 jh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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