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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 보증·채권·재기지원 삼각축 구축 [생산적금융 대들보 금융공기업]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30 05:00 최종수정 : 2026-03-31 20:16

김성식 예금보험공사 사장

김성식 예금보험공사 사장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는 올해 새로 취임한 김성식 사장의 지휘 아래 ESG 유관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지원 강화를 비롯한 생산적금융 안전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예금자 보호와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서울보증보험을 통한 ESG 유관 중소기업 보증 공급 확대, 기업은행과의 협업을 통한 저리 자금 지원, 중소기업진흥채권 매입 등으로 실물경제 지원까지 외연을 넓히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금융위기 발생 전 선제적 자금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금융안정계정 법제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ESG 중기 대상 1.3조 보증 공급

예보는 출자회사인 서울보증보험과의 협력을 통해 지난해 3분기 기준 ESG 유관 중소기업에 1조3310억원, 영세 자영업자에 8249억원 규모의 보증을 공급했다.

이는 단순한 신용보강을 넘어, 민간 금융기관이 위험 부담 때문에 충분히 자금을 공급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공적 안전판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기 둔화와 고금리 여파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자금 사정이 악화된 상황에서 예보가 보증 기능을 매개로 생산적 부문에 자금이 흐를 수 있도록 지원한 셈이다.

정책금융기관과의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예보는 기업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1300억원 규모의 대출 재원을 조성해 중소기업 등에 저리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할인금리는 0.68~0.71%포인트 수준으로, 자금조달 부담을 덜어주는 실질적 지원책으로 평가된다. 직접 대출에 나서기보다 정책금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자금 공급의 효율성을 높이고, 예보가 가진 공공성과 신용보강 기능을 활용해 생산적금융의 전달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시장성 자금 공급 측면에서도 예보의 역할은 분명하다. 예보는 중소기업진흥채권 등 7000억원을 매입하고, 예금보험기금 특별계정채권 5600억원을 발행하며 중소기업 지원과 기금 운용의 안정성을 함께 도모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재무 운용 차원을 넘어, 정책 목적을 띤 채권시장 수요를 뒷받침하면서 중소기업 지원 재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작업으로 해석된다. 생산적금융이 개별 대출이나 보증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채권시장과 정책금융 시스템 전반을 통해 작동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행보로 풀이된다.

하반기 중 ‘금융안정계정’ 도입 목표

여기에 더해 올해 예보는 ‘금융안정 기능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올 하반기 중 도입을 추진하는 금융안정계정은 예보의 생산적금융 전략을 한 단계 끌어올릴 카드로 꼽힌다.

금융안정계정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다수의 정상 금융회사가 일시적 자금난에 빠질 경우, 채무보증이나 대출 방식으로 선제 지원해 부실을 예방하는 제도다. 재정 투입이 아닌 금융권이 마련한 재원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시장친화적이면서도, 위기 시 실물경제로의 자금 공급 경색을 막는 안전판으로 기능할 수 있다. 예보가 이를 통해 위기 대응 기관을 넘어 평시 생산적금융의 기반을 떠받치는 역할까지 확대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상호금융권 안정 지원 역시 넓은 의미의 생산적금융 기반 강화로 볼 수 있다. 예보는 새마을금고 검사 지원을 확대하고, 금융위가 주관하는 상호금융업권 협의체를 통해 예금보험제도 개선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서민금융 접점인 상호금융권의 건전성을 높여 금융 불안을 줄이고, 그만큼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 중개 기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생산적금융이 단지 자금을 푸는 것이 아니라, 자금이 흘러갈 금융 인프라의 신뢰를 유지하는 데서 출발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파산 재기 지원 ‘희망드림’ 프로젝트 가동

나아가 올해 예보는 파산한 금융회사 연체 채무자의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기 위한 ‘희망 드림(Dream)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채무조정 문턱을 낮추고, 장기 연체채권 정리와 관리 방식 개선을 병행해 채무자의 재기 기회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예보 자회사인 케이알앤씨(KR&C)가 관리 중인 파산금융회사 연체 채무자를 대상으로 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채무조정제도 개편 △새도약기금을 활용한 소액 연체채권 정리 △장기 연체채권 관리 개선 등 3단계로 추진된다.

1단계에서는 채무조정제도 이용 문턱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예보는 1000만원 미만 소액채무자에 대해서는 먼저 원리금 감면 등 채무조정을 실시한 뒤 사후 재산조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손질하기로 했다. 기존보다 절차 부담을 줄여 채무조정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2단계에서는 장기 부실채권 정리에 나선다. 케이알앤씨는 새도약기금(배드뱅크)과 협약을 맺고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개인 무담보채권 603억원어치를 매각했다. 이를 통해 약 2만2000명의 채무자가 경제적 재기 기회를 얻게 됐다고 예보는 설명했다.

3단계에서는 장기 연체채권 관리 방식도 손본다. 예보는 케이알앤씨가 인수한 채권의 시효 연장을 원칙적으로 1회로 제한해 상환능력이 없는 채무자가 장기간 채무에 묶이는 문제를 줄이기로 했다. 또 재산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상각 요건을 완화하고, 채권 소각 주기도 기존 반기에서 분기로 단축해 채무자의 경제활동 복귀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김성식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부실채권을 더욱 신속히 정리하면서도 채무자의 경제적 재기의 길을 넓혀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장기 연체로 어려움을 겪는 채무자들이 빠르게 경제활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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