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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책임 강화…지자체 예방 중심 안전정책 ‘눈길’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2-09 05:00

기관장 책임 강화로 사고예방 행정 펼쳐
신고센터·기동대·컨설팅 등 현장 집중

▲ 성동구 산업안전기동대가 소규모 사업장을 방문해 현장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 성동구

▲ 성동구 산업안전기동대가 소규모 사업장을 방문해 현장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 성동구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중대재해를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지방공공기관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책임 있는 기관장에 대해 해임까지 요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서면서, 공공부문 전반에 강도 높은 책임 행정이 예고되고 있다.

사고 발생 이후 책임을 묻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고 이전 단계부터 투자와 관리,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정책 기조가 분명해졌다는 평가다.

중앙정부, ‘사후 책임’ 넘어 ‘사전 예방’ 체계로 전환

행정안전부는 최근 지방공기업과 지방출자·출연기관을 대상으로 한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안전 관련 투자가 형식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구조를 바꾸는 데 있다.

노후 시설과 장비 교체, IoT 기반 안전장비 도입 등 안전 투자를 기관의 안전보건 계획에 의무적으로 반영하고, 투자 실적을 분기별로 점검·공시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영평가 기준도 한층 강화된다. 안전 관련 평가 배점을 기존보다 높이고, 중대재해가 반복 발생한 기관에는 원칙적으로 최하위 등급을 부여해 기관 운영 전반에 직접적인 불이익이 가해지도록 했다. 도급·용역·위탁 구조에 대한 관리 기준 역시 손질된다.

그동안 형식적으로 운영됐다는 지적을 받아온 적격 수급인 선정 의무를 실질화하기 위해 선정 기준을 구체화하고, 위험성 평가 과정에는 현장 근로자 참여를 명확히 해 평가 결과와 조치 내용을 공유하도록 했다. 기관장이 현장 안전 관리의 최종 책임자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는 메시지다.

이 같은 정책 방향은 지난해 울산화력발전소 해체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와도 맞닿아 있다. 해당 사고는 작업 공정 변경과 위험요인 통제가 충분했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며, 사전 계획과 현장 통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사고 이후 책임 규명에 그치지 않고, 사고를 막기 위한 구조적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정책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지자체들, ‘각자 해법’으로 중대재해 선제 차단

중앙정부의 강경한 책임 강화 기조에 발맞춰 서울 자치구들도 중대재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예방 중심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동작구는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중대재해 예방 신고센터’를 운영하며, 구민 누구나 공사·작업 현장과 중대시민재해 시설물의 위험요인을 온·오프라인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접수된 신고는 즉시 현장 점검과 시정조치로 이어지며, 중대한 위험이 예상될 경우 작업 중지나 보완 조치를 통해 사고를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동작구는 이미 안전작업계획 사전검토제와 전담 조직 운영을 통해 공사·작업 현장 250여 곳에 대한 안전점검을 완료했다. 향후에는 안전 전문가로 구성된 중대재해 감시단을 가동해 상시 점검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성동구는 서울 최초로 ‘산업안전기동대’를 출범시켜 소규모 사업장 산업재해 예방에 나섰다.

산업재해 발생률이 높은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업종 구분 없이 현장 점검, 맞춤형 컨설팅, 안전교육을 제공한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고위험 업종을 집중 관리하고, 건설현장에 대해서는 기존 부서와 합동 점검을 병행한다.

▲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준수 인증제(SCC) 인증서를 전달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 = 은평구

▲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준수 인증제(SCC) 인증서를 전달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 = 은평구

영등포구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확대에 대응해 근로자 수 5인 이상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컨설팅을 지원한다.

위험요인 파악과 위험성 평가, 안전보건 관리체계 설정 등 전문적인 컨설팅을 통해 보육 현장의 안전 수준을 체계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서대문구는 복합공사장을 대상으로 안전보건협의체를 구성해 공사 계획 단계부터 완공까지 전 과정에 걸쳐 직접 안전관리를 지도한다.

발주 부서와 시공업체 중심이었던 기존 방식과 달리, 구 안전관리자와 보건관리자가 직접 참여해 법적 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현장 의견을 수렴한다.

은평구는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를 아우르는 통합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한 성과로 국제 표준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 45001)과 중대재해처벌법 준수 인증(SCC)을 동시에 획득했다. 전담 인력 확충과 24시간 재난안전상황실 운영 등 현장 대응 역량 강화도 병행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책임 강화 정책과 지자체의 예방 중심 행정이 맞물리면서, 중대재해 대응의 무게중심이 ‘사후 처벌’에서 ‘사전 차단’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도와 현장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작동하느냐가 향후 정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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