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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기’ 품은 LG화학 김동춘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1-26 05:00

소재사업 전문 현장 리더
‘파부침주' 각오 구원 등판
석유화학 독한 변화 예고

▲ 김동춘 LG화학 사장

▲ 김동춘 LG화학 사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LG화학이 현장 전문가 김동춘 사장을 새 수장으로 맞이하며 고강도 체질 개선에 나선다. 취임과 동시에 배수진을 치고 싸우겠다는 ‘파부침주(破釜沈舟·솥을 깨뜨리고 배를 물에 빠뜨리다)’ 각오로 석유화학 구조조정과 첨단소재 중심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예고했다.

김동춘 사장은 1968년생으로 전임자인 신학철닫기신학철기사 모아보기 부회장보다 11살이나 젊다. 한양대 공업화학, 미국 워싱턴대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1996년 LG화학에 입사했다. 고기능소재사업부장, 첨단소재·신사업인큐베이터센터장, 전자소재사업부장, 첨단소재사업부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 그룹 정기 임원인사 사장 발령은 그간 신사업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LG화학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완수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LG화학이 이차전지·OLED·반도체 소재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인 만큼, 계열사와의 협업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닫기김동명기사 모아보기 사장(56), LG이노텍 문혁수(55) 사장 등 김 사장과 연배가 비슷한 현장형 최고경영자(CEO)들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김동춘 사장은 지난 2016년 LG화학에서 지주사 ㈜LG로 이동해 시너지팀에서 2년간 근무한 이력이 있다. 시너지팀은 그룹 전체 이익을 극대화하도록 사업 방향을 조정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하는 조직이다.

당시 구광모닫기구광모기사 모아보기 회장도 시너지팀에서 임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어 두 사람이 함께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김동춘 사장은 CEO 취임 후 신년사에서 “파부침주의 결의로 강한 회사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 표현은 초나라 장수 항우가 전쟁 직전 병사들에게 결사항전 각오를 심어줘 승리를 이끌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LG화학 상황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것을 새삼 강조한 것이다.

LG화학은 지난해 1~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4조7,350억원, 영업이익 4,76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 17.2% 감소했다. 미국 보조금 효과를 본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실적을 제외하면 실적은 더욱 부진하다. 미래 핵심 동력으로 육성 중인 첨단소재본부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이 0.9%로 1년 전보다 7.2%포인트나 하락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단순히 시황 반등에 기댈 것이 아니라 10년, 20년을 앞서 갈 수 있는 압도적 기술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시장 유행을 쫓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기술 장벽이 높고 고객 밀착형 고수익 사업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전략적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겠다”며 기존과 다른 ‘선택과 집중’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로 누적 적자 상태인 석유화학본부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특히 지난해 말부터 정부 주도 대규모 석유화학 감축 계획에 참여하고 있다. LG화학은 여수 산업단지 내 NCC 설비를 GS칼텍스와 통폐합하는 안을 정부에 제출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GS칼텍스 원료 공급 능력과 결합해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일부 LG화학 NCC 설비도 폐쇄하는 안이 거론된다.

또 김 사장은 모든 조직에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목표와 핵심결과) 도입을 예고했다. 부서 간 협업 없이는 달성하기 어려운 도전적 목표를 제시해 혁신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김동춘 사장은 “우리는 매우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혁신 DNA가 우리 안에 쌓인다면 어떤 위기도 돌파할 수 있는 강한 회사로 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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