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도적 규모가 만든 주거 혁명과 랜드마크의 탄생
예전부터 건설업계는 단일 단지를 넘어 특정 지역에 자사 브랜드를 집중 공급하는 새로운 신도시급 규모의 ‘브랜드 타운화'에 진심이 모습이다. 건설사가 단일 단지의 재건축·재개발로 수주에 성공하면 바로 옆 신규 단지의 경쟁 수주나 단독 수주를 통해 점차 단지 규모를 넓히는 방식도 널리 쓰인다.실제로 현대건설이 시공한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힐스테이트 단지는 총 5개 단지가 조성돼 있다. GS건설은 서울 강남을 비롯해 광명뉴타운 등 '자이(Xi)' 브랜드를 전국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브랜드 타운화의 가장 큰 장점은 압도적인 규모가 선사하는 '규모의 경제'다. 수천, 수만 가구가 특정 브랜드를 공유하며 모여 살게 되면, 해당 지역은 자연스럽게 건설사의 관리 역량이 집중되는 '전략 거점'이 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시리즈다. 총 5개 단지, 약 5000가구 규모로 거대한 브랜드 타운을 형성했다. 1차부터 시작해 후속 단지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송도 하늘바다와 맞닿은 스카이라인은 ‘힐스테이트’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통한다.
이러한 집중 공급은 단순한 주거지 형성을 넘어 지역 랜드마크로서의 상징성을 갖는다. 브랜드 타운이 형성되면 주변 상권과 교통망이 해당 단지를 중심으로 재편되며, 건설사는 통합된 디자인 컨셉과 특화 설계를 적용해 통일감 있는 도시 미관을 완성한다. 이는 입주민들에게 ‘우리 동네는 힐스테이트 타운’이라는 강력한 소속감과 자부심을 심어준다.
◇ 강력한 '집값 방어벽'과 주거 편의성
브랜드 타운은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강력한 집값 방어벽 역할을 한다. 대단지가 밀집해 있다 보니 매수 수요가 꾸준하고, 거래가 활발해 인근 단지보다 시세가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뚜렷하다.GS건설 역시 서울 서초구(총 8000여 가구), 경기도 용인 수지구(1.7만 가구), 광명역세권 및 광명 뉴타운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GS건설은 용인 수지구 지역에서 2005년 수지구 승격 이후 1만7000여 가구 공급을 통해 압도적인 자이 브랜드타운을 만들었다. 이어 광명 일대에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광명자이더샵포레나’ 등 '자이(Xi)' 브랜드를 대거 포진시키며 이른바 ‘자이 타운’을 구축했다. 해당 지역의 자이 타운은 시세를 견인하는 대장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통합된 커뮤니티 시설과 관리 시스템은 주거 편의성을 극대화한다. 브랜드 타운 내에서는 단지별로 특화된 커뮤니티(수영장, 골프연습장, 도서관 등)를 연계해 이용하거나, 최근 건설사의 통합 주거 서비스 앱을 통해 스마트 홈 시스템을 공유하는 등 단일 단지에서는 누릴 수 없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 이동 거리의 불편함과 다양성의 실종
하지만 브랜드 타운화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초대형 단지화에 따른 물리적 한계는 극복해야 할 과제다.수천 가구가 모이다 보니 단지 입구에서 동 입구까지 이동하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출퇴근 시간대 단지 주변 도로는 병목 현상으로 몸살을 앓기도 하며, 지하 주차장 내에서의 이동 동선 또한 복잡해질 우려가 있다.
아울러 하나의 브랜드가 특정 지역을 거의 독점하게 되면, 도시의 풍경이 어느새 서로 닮아가며 개성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해당 지역의 스카이라인을 만들어내던 장점이 이제는 단점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이른바 ‘성냥갑 아파트’의 확장이 브랜드라는 이름 아래 대형화되는 모습이다. 입주민 입장에서는 다양한 평면 구성이나 개성 있는 건축미를 선택할 기회가 줄어들고, 브랜드의 표준화된 틀 속에 갇혀 삭막한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주도하는 브랜드 타운화 전략은 당분간 국내 주거 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면서 브랜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산 가치 상승과 수준 높은 주거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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