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하는 ATM·AI자금관리···강태영 농협은행장, 혁신금융 '선도' [2025 올해의 CEO-혁신금융]

[한국금융신문 김성훈 기자]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 패러다임에 맞추어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도전과 혁신을 지속하겠습니다"

한국금융신문이 2025 은행 혁신금융 부문 올해의 CEO로 선정한 인물, 강태영닫기강태영기사 모아보기 NH농협은행장의 취임사다.

강 행장은 디지털 전문가로서의 강점을 살려 AI를 활용한 내부 혁신과 금융 상품·서비스 혁신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가 추구하는 혁신은 단순히 AI라는 옷을 입는 것이 아닌, 조직의 체질과 사고방식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이는 강 행장을 올해의 은행부문 혁신금융 CEO로 선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강태영 행장이 취임 이후 가장 먼저한 혁신은 '전행적 AX'다.

1월부터 LG CNS·PwC컨설팅이 참여하는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 사업 진행, 유연하고 확장성 있는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데이터 품질 확보를 위한 비정형 데이터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전행 공통으로 쓸 수 있는 AI 인프라를 마련해 각 부서가 서비스·업무자동화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주요 기능으로는 ▲AI 기반 문서관리 ▲지식정보검색 서비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 맞춤형 마케팅 문구 생성 ▲기업 고객 대상 정책자금지원 추천 등이 있다.

인프라 기반 구축을 시작한 이후에는 은행의 업무의 핵심인 '계정계'를 디지털 기반으로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다.

차세대 계정계·코어뱅킹 전환을 위한 '프로젝트 NEO(Next·Evolutionary·Omni-banking)'다.

이를 위해 ▲디지털전환 기반 비대면 트렌드 신속 대응 ▲업무 절차 재설계로 업무 효율 극대화 ▲고객 여정 혁신 ▲미래지향적 금융 생태계 전환 (오픈 API, 파트너십 등) 등 4대 과제도 설정했다.
은행 조직과 업무 전체를 디지털, 특히 AI 기반으로 재설계하고 있는 것이다.

강 행장의 이 같은 혁신 의지는 최근 발표된 조직개편에서도 드러났다.

먼저 분산돼 있던 AI전략·데이터 분석·RPA(업무자동화)를 통합, AX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AI데이터부문'을 신설했다.

디지털부문에는 플랫폼조직과 프로세스혁신부를 편제해 CDO를 중심으로 NH올원뱅크 앱의 슈퍼플랫폼화와 '프로젝트 NEO' 를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IT부문은 기술중심의 운영 혁신과 시스템 신뢰성을 제고를 위해 테크사업부문(CIO)과 테크솔루션부문(CTO)으로 분리했다.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활성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존 블록체인팀도 디지털자산팀(가칭)으로 확대했다.



농협은행은 최근 개최된 '코리아 핀테크위크 2025'에서 'AI STM(Smart Teller Machine)'을 공개했다.

안면인식 등 다중 생체인증과 음성 기반 대화형 거래 기술을 결합, 고객이 AI와 대화하며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조회는 물론 입출금, 통장·카드 발급, 간단한 상담 업무까지 가능하다.

고령층을 비롯한 디지털 취약계층도 쉽게 이용할 수 있어, 은행 지점 감소의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처럼 강태영 행장이 추구하는 AI 혁신의 중심은 '고객'이다. 고객의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에 AI를 우선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강 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비대면·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고객접점을 반영한 새로운 고객 전략을 제시하고, 고객의 일상에 금융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다양하고 편리한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실제로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에는 전국 1103곳 모든 영업점에 AI행원을 도입해 투자 상품 설명 보조 업무를 수행하며 불완전판매를 방지하도록 했다.

기업고객의 편리한 자금관리를 위해 금융권 최초로 AI 에이전트를 탑재한 'NH하나로브랜치'도 출시했다.

이번 서비스는 웹케시와의 제휴를 통해 기존 하나로브랜치를 리뉴얼한 것으로, 대화형 질의응답 기능을 제공해 기업의 자금관리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이번 달 얼마 들어왔어?”와 같이 일상 언어로 질문하면 AI 에이전트가 바로 결과를 알려준다.

최근에는 최초 거래 법인고객도 여신 상담, 서류 제출, 약정 체결 등 기업금융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는 ‘The Quicker’ 시스템을 공개했다.

▲법인 입출식 계좌 개설·전자금융 가입 ▲무역금융 증빙 제출 ▲정기예금·펀드·대출·노란우산공제 가입 등 기업에 필요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 편의성을 극대화 했다.

은행권에서는 해당 서비스가 향후 AI 심사·정책자금 추천·임베디드 플랫폼과 연계되면 종합 AI 기업금융 솔루션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농협은행은 지난달 28일 NH임베디드플랫폼을 개설했다.

ERP 등 비금융 플랫폼에 API 기반 뱅킹서비스 제공하는 것으로, 기업고객이 ERP 화면에서 바로 ▲계좌조회 ▲자금·급여이체 ▲자금관리 등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이 거래하는 모든 금융기관의 입출금 내역에 대한 통합자금관리까지 제공해 실용성을 높였다.

지난 9월부터는 AI 기반 기업심사 전략시스템 고도화 프로젝트에 착수, 내년 상반기 개발 완료 후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심사 모델 고도화에 더해 AI를 활용한 시나리오별 손익·위험 영향 분석, 기업심사보고서 자동 작성 등의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농협은행이 이처럼 단기간에 새로운 혁신 서비스들을 내놓을 수 있었던 비결은 '임직원과의 소통'과 '성과에 대한 보상'이다.

강 행장은 취임 이후 사내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Digital X’를 도입, 임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연구의 장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디지털금융 혁신대상’ 개최해 Digital X로 발굴한 아이디어 중 일부를 선정해 포상하기도 했다.

▲대고객 금융상담 AI 은행원 ▲전세대출 1:1 고객 맞춤 플래너 ▲기업금융 비대면 전환 ▲임베디드 금융 등이 우수 과제로 뽑혔다.

강태영 행장은 "과감히 도전한 임직원의 성과가 정당하게 인정받는 문화를 정착시켜, 혁신 DNA가 조직 전반에 스며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