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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정교선 vs 신세계 문성욱…백화점 오너가 키 잡는 홈쇼핑

박슬기 기자

seulgi@

기사입력 : 2025-10-27 05:00

신세계百 문성욱, 라이브쇼핑 수장으로
16년간 홈쇼핑 키 잡은 현대百 정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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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정교선 vs 신세계 문성욱…백화점 오너가 키 잡는 홈쇼핑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백화점 오너일가가 홈쇼핑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현대홈쇼핑을 이끄는 정교선 회장에 이어 최근 정유경닫기정유경기사 모아보기 ㈜신세계 회장의 남편 문성욱 시그나이트 대표가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이사로 깜짝 발탁되면서다. 홈쇼핑이 업황 부진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변곡점에 놓인 만큼 그룹 차원에서 오너의 강한 리더십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문성욱 시그나이트 대표는 ‘2026년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함과 동시에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그의 선임과 관련해 “라이브쇼핑의 새로운 도약과 함께 온라인 영역에서 다양한 사업 시너지 강화에 힘을 싣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성욱 사장이 신세계라이브쇼핑을 맡게 되면서 2009년부터 16년간 현대홈쇼핑을 맡고 있는 정교선 회장에게도 눈길이 쏠린다. 정 회장은 2025년 현대백화점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현대백화점그룹은 “한때 캐시카우로 불리던 홈쇼핑의 업황 악화와 무관치 않다. 현대홈쇼핑의 성장 둔화도 지속되고 있기에 정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승진 배경을 전했다.

다만 문 사장이 맡은 신세계라이브쇼핑과 정 회장이 맡은 현대홈쇼핑은 성격이 다르다. TV를 기반으로 커머스 사업을 전개한다는 점은 같지만, TV홈쇼핑은 생방송 중심인 반면 T커머스는 사전에 녹화된 방송만 송출할 수 있는데다 화면의 절반 이상을 데이터로 채워야 한다는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TV의존도 감소, 규제 강화, 높은 송출수수료 등 구조적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는 점에서 두 회사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업계에서는 양 사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위기를 기회로 삼는 오너가의 책임경영 강화로 보고 있다. 홈쇼핑은 전통적인 유통산업 중에서도 변화 속도가 빠르고 수익 변동성이 큰 사업이다. 광고 단가, 송출계약, 규제환경 등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력한 리더십과 신속한 의사결정은 사업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 또 그룹 내부에서 오너가 직접 방향을 제시해야 계열사 간 협업과 투자 판단이 일사불란하게 이뤄진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정 회장의 승진 이후 사업은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상반기 나홀로 선전했다. TV홈쇼핑 4사(CJ·현대·GS샵·롯데)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 올 상반기 현대홈쇼핑의 영업이익은 477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8% 늘었다.

반면 매출은 5429억 원으로 4.9% 줄었다. 상품 운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인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정 회장 승진과 동시에 단행된 조직개편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홈쇼핑은 기존 사업부, 담당, 경영지원본부를 대신하는 ‘디비전’(Division) 체제를 도입했다. ▲MD전략 디비전 ▲채널전략 디비전 ▲경영지원 디비전 등 세 디비전 체제로 나누고, MD전략 디비전은 부서를 세분화해 상품의 전문성을 대폭 높였다.

이와 함께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쇼라’ 등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상품을 편성하며 힘을 보탰다. 지난 9월에는 매물로 나온 SK스토아 인수설이 제기되며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으나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티저레터를 받은 건 맞지만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문 사장이 이끌게 된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어려운 업황 속에서 나름 탄탄한 실적을 내고 있다. 이마트가 운영하던 신세계라이브쇼핑은 2022년 신세계백화점으로 둥지를 옮겼다.

이마트 시절 신세계라이브쇼핑은 T커머스 업황 부진으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신세계백화점에선 시너지를 통해 흑자로 돌아서며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세계라이브쇼핑 영업이익은 1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고, 매출은 1613억 원으로 1% 늘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문 사장이 겸직 중인 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시그나이트와의 시너지를 노린 것이라 보기도 한다. 시그나이트는 커머스와 리테일, 테크, 물류, 콘텐츠, 푸드테크 등 성장 영역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룹 계열사와의 공동개발, 도입을 중개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담 조직이다. 문 사장이 신세계라이브쇼핑의 수장을 맡게 되면서 스타트업 발굴과 상품 커머스를 한데 묶는 구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각종 규제들은 T커머스 사업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녹화 방송, 데이터에 따른 화면 제한 등 규제가 강한 데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T커머스 신규 채널 설립으로 출혈경쟁 우려도 일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와 현대 모두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오너를 투입, 홈쇼핑을 그룹의 성장엔진으로 재설계하려는 움직임으로도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홈쇼핑은 단순 판매 채널이 아니라 데이터, 콘텐츠, 커머스가 결합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결국 누가 이 변화를 기회로 만들지에 따라 그룹의 향후 10년이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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