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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M] SK㈜, 중복상장 비율 ‘35%’와 SK온·엔무브 합병

이성규 기자

lsk0603@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8-11 07:00

IPO ‘당분간’ 철회, 시장 조달 난항…신용도 개선 집중
'중복상장 기업수=현금흐름 부진'...사업 능력, 디스카운트 여부 직결

SK(주) 중복상장 비율(단위: %, 억 원)./출처=한국금융신문, 딥서치

SK(주) 중복상장 비율(단위: %, 억 원)./출처=한국금융신문, 딥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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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SK그룹이 SK온과 SK엔무브 합병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로 중복상장 이슈가 꼽힌다. 이미 중복상장 비율이 35%에 달해 기업공개(IPO) 추진 시 시장 저항을 피할 수 없는 탓이다. 결국 선택은 합병을 통한 사업재편과 신용도 개선이다. SK온은 사업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확대된 만큼 어깨는 더욱 무거워진 상황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SK온(배터리)과 SK엔무브(윤활유·액침냉각) 합병을 결정했다. 액침냉각 기술을 통한 뛰어난 열관리로 배터리 안정성과 수명 연장, 성능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 양사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취지다.

근본적으로는 SK온의 막대한 적자를 ‘알짜’ 계열사인 SK엔무브의 흑자로 막는 구조다. 두 기업 모두 SK이노베이션 자회사지만 SK온은 사업 특성상 매출 및 투자규모 측면에서 SK엔무브보다 모회사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경우 신용등급 강등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합병으로 SK엔무브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그룹 차원에서 보면 이득인 셈이다.

SK, IPO 접고 사업재편…과도한 중복상장 비율도 한 몫

SK온과 SK엔무브는 기존에 추진했던 기업공개(IPO)를 잠정 중단했다. 양사 합병 결정에 따른 결과지만 국내 시장에서 중복상장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했던 만큼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SK그룹은 국내 주요 그룹사 중 상장 계열사가 가장 많은 곳이다. 한국금융신문이 SK㈜ 중복상장 비율(자회사 지분가치/전체 시가총액)을 계산한 결과 34.7%(2025년 8월 8일 기준)로 집계됐다. 국내 평균(작년 말 기준 약 18%) 대비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SK의 상장 자회사는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스퀘어, SKC, SK네트웍스, SK바이오팜, SK리츠 등 7개사다. 이중 SK이노베이션 중복상장 비율은 12.1%로 가장 높다.

해당 수치는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 중복상장을 제외한 것이다. 자회사 시 SK 중복상장 비율은 더 올라가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SK온과 SK엔무브가 상장되면 SK이노베이션과 SK 기업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

SK 시가총액은 그룹 외형이 본격적으로 확대된 지난 2015년 기준 17조원이었다. 그러나 10년이 흐른 현재 시총은 14조원이다. 최근 수년간 계열사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지만 적어도 2015년 대비로는 SK가 성장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기업가치가 역행한 이유 중 하나로 늘어난 상장 계열사를 지목하지 않을 수 없다.

SK그룹, 신용도 제고 초점…美 증시 노림수도

SK그룹의 이번 사업재편은 밸류업과 신용도 제고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분석된다. 그룹 신용도 측면 SK온은 가히 위협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도 정유와 화학 부문 부진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SK온에 문제가 생기면 그룹 전체로 크레딧 리스크가 증폭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신용도 하락 우려를 낮췄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부채성 자금조달에 예측 가능성과 향후 SK온의 실적 개선 시 미국 증시에 직접 상장 가능성도 높아진다.

미국에서는 IPO 시에도 신용평가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단순히 주주들에게 기업 부채 전가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방식을 사전에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 시장에서 성장만 강조하는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발을 붙이기 어려운 이유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기업 신용평가는 기본이지만 국내 시장은 성장만 강조하다 보니 상장 이후 실적이 부진한 경우도 많다”며 “IPO는 본격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 시작 단계인데 단순히 부채를 줄이려는 의도가 더 큰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그는 “중복상장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자체적으로 현금흐름을 못 만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디스카운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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