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현대해상 대표가 수익성 중심의 전략을 앞세워 장기보험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유병자·고령자 보험 라인업을 세분화하고, 가입자의 치료 이력에 따라 보험료 차등화를 통해 고객 부담을 낮췄다.
전통 강자였던 어린이보험 시장에서도 상 위험부터 성조숙증 등 특화 질환까지 폭넓게 보장하며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대해상의 장기손해보험 원수보험료는 2조 85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은 장기보험 시장에서 삼성화재(17.8%)와 DB손보(16.5%)에 이어 16.3%의 시장점유율 기록하며 상위 수준을 점유하고 있다. 여기에 메리츠화재(14.2%)와 KB손해보험(13.7%) 등도 시장점유율 확대하고 있다.
장기보험 시장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 현대해상은 적극적으로 매출을 확대하기보다는 고수익 상품 중심의 판매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내실을 다지는 전략을 선택해 공격적 외형 확대 대신 신계약 수익성 개선을 위해 내실을 다졌다”며 “특히 유병자보험은 고CSM 배수의 상품으로,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판매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현대해상은 대표 상품 ‘내삶엔(3N)맞춤간편건강보험’을 고객의 치료 이력 구분에 따라 세분화했다.
기존 간편보험은 입원과 수술 경과기간을 통합해 고지해 둘 중 하나만 해당해도 입원과 수술을 동반한 유병자와 같은 보험료를 납후해야 했다.
현대해상의 ‘내삶엔맞춤간편건강보험’은 입원과 수술의 고지 기간을 각각 5년까지 분리해 총 35가지 가입유형으로 나눠 보험료에 반영할 수 있다.
1년 전 입원 이력이 있지만, 수술 이력이 5년 경과한 소비자가 이 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기존 간편보험 대비 약 15% 저렴한 보험료를 지불하면 된다.
이 보험은 고지유형도 세분화했다. 현대해상은 신용정보원의 보험금청구 이력과 입력된 고지사항으로 맞춤형 가입 유형을 안내하는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개발하고, 이를 적용했다.
‘무사고 계약전환 제도’도 신설해 보험 가입 후 사고가 없으면 1년마다 저렴한 고지유형으로 계약을 변경할 수 있다. 가입 유형에 따라 최대 9년간, 최초 가입 대비 최대 38%까지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현대해상은 장기보험 신계약 규모는 감소했지만, 보험 수익성 지표인 신계약 CSM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신계약 CSM 규모는 47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했다. 특히 인보험 신계약 CSM은 3990억원에서 468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전체 성장을 주도했다.
현대해상은 “입원과 수술 경과 기간을 분리하는 상품 출시를 통해 고객 이해도를 높이고 최적 보험료를 제시했다”며 “수익성 중심의 매출 전략을 위해 우량상품(간편보험)·우량담보 중심의 매출확대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출산율과 가정당 자녀 수 감소로 인해 건강하게 성장하는 자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가입률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현대해상은 담보 확대와 부가서비스를 마련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지속하고 있다.
대표 상품 ‘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Q’는 고액 치료비를 요하는 ▲다발성 소아암(백혈병, 뇌·중추신경계암, 악성림프종) ▲중증화상 및 부식 ▲8대 장애(시각, 청각, 언어, 지체, 뇌병변, 지적, 자폐성, 정신장애) ▲양성뇌종양 ▲심장관련소아특정질병 ▲장기이식수술 등 치명적 질병뿐만 아니라 입원급여금, 배상책임, 학교폭력피해치료, 시력교정 등 성장과정에서 일어날 일상적 위험들까지 보장한다.
아울러 아토피, 천식 등 환경성질환과 VDT증후군, 희귀난치성질환, 서구화된 식습관 등 최근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는 성조숙증 등 차별화된 보장을 제공한다.
현대해상은 다양한 질병 보장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건강한 생활을 위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하이헬스챌린지 서비스는 전용 앱을 통해 고객 건강정보 및 건강 활동 등 기록에 기반한 메시지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건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비스에서 정한 건강미션을 달성하면 리워드(포인트) 제공 및 구매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피보험자의 보험나이 3세에는 두뇌발달교육 앱 ‘두부팡’ 서비스를 1개월씩 최대 3번 이용할 수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ALM 관점에서 금리민감도를 감안해 세만기 보다 연만기 중심의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고수익상품 중심의 판매에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은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eyk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