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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원화의 선택: 민간 혁신인가, 공공 신뢰인가

최공필

기사입력 : 2025-07-14 16:51 최종수정 : 2025-07-14 16:56

최공필 디지털금융센터 대표

최공필 디지털금융센터 대표

2025년, 디지털 화폐를 둘러싼 논쟁은 대한민국 금융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특히 원화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의 가능성과 그에 따른 위험요소는 시장 혁신과 통화 주권 사이의 긴장 속에서 첨예하게 부각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전통 금융의 경직성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적 진보로, 자동화된 결제와 낮은 수수료, 프로그래머블 금융의 구현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을 지닌다. 민간 중심의 유연한 생태계를 통해 글로벌 디지털 금융 경쟁에 대응하려는 주장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나아가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세계적 확산에 대응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디지털 주권의 방패'로 활용하자는 제안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상에는 간과할 수 없는 위험이 내포되어 있다. 원화는 국제적으로 통용되지 않는 비기축 통화이기 때문에, 민간이 발행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국제 시장에서 실질적인 입지를 확보하지 못한 채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의 환전을 위한 중간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구조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100% 이상의 실물 담보, 실시간 증명 시스템, 상환 속도 제한, 유동성 예비풀 등 복잡하고 고비용의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하며, 이는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다. 특히 전염효과가 상시 존재하는 불확실한 디지털 환경에서는 개별적 대비만으로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지키는 데 한계가 있다.

만일 시장에서 부정적 루머나 충격이 발생할 경우, 탈중앙화 거래소에서는 가격이 급락하고, 중앙화 거래소의 유동성이 고갈되며, 발행사는 순식간에 상환 압력에 노출된다. 이러한 사태에 대응하려면 자동화된 스마트 계약 시스템, 신속한 거버넌스 의사결정, 시장개입 수단 등 다양한 추가적 안전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실제 이러한 과도한 위험관리 비용은 민간에게 현실적인 사업 기회로 인식되기 어렵다.

이미지: 생성형Ai

이미지: 생성형Ai


결과적으로 글로벌 개방 환경 속에서 안전장치가 부족한 민간 스테이블코인의 출시는 외부 충격에 취약하고, 신뢰의 핵심인 페깅 유지가 무너질 가능성을 높인다. 이 경우 디지털 원화 생태계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주변부로 흡수되거나, 투기적 수단으로 악용되어 외환시장으로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 결국 비기축통화국의 경우 CBDC없이 스테이블 코인만으로 통화주권을 지키기 어렵다.

따라서 민간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논의는 혁신의 수용과 함께 시스템적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구조적 대안이 전제되어야 한다. 특히 담보자산의 시장가치가 급변하는 환경에서는 법적 신뢰기구의 개입이 필요하며, 민간 혁신이 공공 신뢰구조 내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관리된 생태계’ 구축이 핵심과제로 강조되어야 한다. 규제샌드박스의 경험을 통해 규율체계를 먼저 만들고 그 안에서 산업이 클 수 있도록 하는게 정부의 올바른 역할 일 것이다.
현실적으로 한국은행이 주도하는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을 유도하고, CBDC의 재설계를 통해 비은행 주체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준비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면, 금융의 혁신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국가 간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신뢰망을 보완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디지털 화폐 선택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통화 주권, 금융 안정, AI 시대 국가 전략과 직결된 사안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주체들의 지속 가능한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신뢰 기반 확대와 다층적 금융 시스템의 고도화이다. 정교한 법과 규제의 틀로 뒷받침되는 공동의 신뢰 위에서만 진정한 디지털 금융 주권이 실현될 수 있다.

※칼럼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공필 디지털금융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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