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1년생 / 경복고 /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 / 베인앤컴퍼니 컨설턴트 / 효성 구조조정TFT 경영혁신팀 / NTT커뮤니케이션즈 법인영업담당 / 효성 전략본부 경영혁신팀 / 효성 산업자재PG(현 효성첨단소재)장, 효성 화학PG(현 효성화학) 최고마케팅책임자, 효성 전략본부장/ (현)HS효성 대표이사 부회장/ (현)HS효성첨단소재 대표이사

조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ABAC(APEC 기업인자문위원회) 4차 회의 종료 후 2025 ABAC 의장으로 만장일치 선임됐다. ABAC은 1996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필리핀 정상회의에서 설립된 자문기구다. APEC 활동 과정에 참여해 각국 정상들에게 민간기업 의견을 직접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올해 21개국 60여 명 위원이 모이는 4차례 ABAC 회의를 주재한다. 회의는 2월 호주, 4월 캐나다에서 열렸고, 7월 베트남, 10월 부산에서 열린다. 여기서 도출한 ABAC 건의문을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아시아·태평양 21개국 정상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조현상 부회장은 고(故) 조석래닫기


효성그룹이 외환위기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아버지 조 명예회장 부름을 받고 효성그룹 구조조정TFT 경영혁신팀 사내 컨설턴트로 입사했다.
올해 조 부회장은 경영인 인생에서 중대한 기로에 섰다. 조현준 회장과 형제 경영을 해오다가 지난해 HS효성을 설립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효성그룹에서 공식적으로 나간 것은 아니지만 독자적 경영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 중차대한 시기에 조 부회장은 ABAC 의장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세계 무역 질서는 대혼란의 시대를 맞고 있다. 보호무역주의로 재편됨에 따라 수출 위주로 활약하는 국내 기업들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조 부회장 책임과 역할이 더욱 막중한 셈이다.
HS효성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ABAC 2차 회의에서는 국제 통상 이슈에 대해 치열한 논의가 이뤄졌다. HS효성은 “글로벌 통상 질서의 불확실성 증대가 아·태지역 경제 및 기업활동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조 부회장은 이를 통합하고 조율해 21개 회원국 통상 장관에게 전달할 메시지를 도출했다.
또 조 부회장은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 극복을 위해 자유롭고 개방된 무역을 통한 지속적 번영이 필요하다”며 APEC 카드 적용대상 및 범위 확대를 제안했다.
이와 별도로 조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한미재계회의와 올해 2월 대미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트럼프 정부 재탄생 이후 급변할 무역 정책에 대비한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불공정 이득을 올리는 국가”가 있다며 한국을 지목하기도 했다.
조 부회장은 미국 정·재계 인사를 만나 한미 공조 중요성을 강조하고 다녔다. 그는 “한국은 미국의 최대투자국으로 미국 주요 기간산업의 공급망 빈자리를 한국 기업들이 채우고 있다”며 “한미간 무역수지 산정에서 투자로 인한 설비나 원재료 수입은 제외하고 서비스 분야 수지는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BAC 의장을 맡기 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업산업자문위원회(BIAC) 이사, 한국·베트남 경제협력 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비즈니스 및 민간외교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지난해 7월 응우옌 푸 쫑 베트남 서기장이 별세했을 때 조 부회장은 베트남 대사관을 찾아 조문했다. 조 부회장은 2014년 쫑 서기장 방한 때 그와 인연을 맺었다.
조 부회장이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는 HS효성이 영위하는 사업 확장에도 도움이 된다. 그는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경제협력과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해 왔다. 베트남은 HS효성첨단소재 핵심 사업인 타이어코드 생산기지가 있다. 뿐만 아니라 HS효성첨단소재가 신사업으로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탄소섬유 주요 거점으로 낙점하고 투자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올해 3월 한국을 찾은 루마니아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 바르나 탄초스(Barna Tánczos)와 만나 투자 논의를 하기도 했다. 루마니아는 한국 기업과 지속적 협력관계가 이어지고 있는 나라로, 최근에는 원전, 방산 업체들이 진출을 모색할 만큼 새로운 투자 유망지로 주목받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루마니아 중부 시기쇼아라 지역에 위치한 GST(GST Safety Textiles RO S.R.L.) 공장에서 에어백 원단을 생산해 유럽과 북미 전역에 수출하고 있다. 에어백은 중국, 인도 등 신흥 시장 성장과 안전 법규 강화에 따라 차량당 장착률이 확대되고 있다.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안정성이 요구되면서 성장률이 가장 높은 자동차 컴포넌트다.
바르나 루마니아 부총리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급변하는 중에도 1억 유로 이상 투자와 1000명 넘는 고용을 창출한 HS효성에 감사를 표했다. 조 부회장은 세제 혜택과 투자 인센티브 등 투자환경이 개선되면 한국 다른 기업들도 투자를 고려할 것이라며 투자 매력도 제고를 제안했다.
HS효성 관계자는 “루마니아 부총리와 미팅은 현지 대표단이 루마니아에 대한 투자금액이 가장 큰 한국 기업인 HS효성에 만남을 제안해 성사됐다”고 밝혔다.
조 부회장은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도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올해는 불참했지만 2006년부터 시간을 내서 기업인들과 만나 글로벌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조 부회장은 다보스포럼에서 탄소섬유를 예로 들며 “공급망 문제는 전 세계 지정학적 상황과 맞물려 연초부터 초미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며 “소재 생산과 수출을 담당하는 기업으로서 공급망 리스크에 대해 공급망 다변화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고 조 명예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와 한일경제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200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당시 양국간 가교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경협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은 한미 FTA 체결 7년 전인 2000년 한미재계회의에서 (한미 FTA) 필요성을 처음으로 주장했다”고 전했다.
조현상 부회장은 역사 문제로 다소 껄끄럽게 엮인 한·일·중 관계에서 “서로 협력해 공동의 실리를 추구해야 한다”며 기업인다운 태도를 보인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5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 현장에서 “효성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 대부분이 중국·일본과 연결고리가 있다”며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FTA 의미가 사라지는 가운데 3국 공급망 협력은 중요한 아이템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