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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RWA 규제에 막힌 NPL투자사 본업

김다민 기자

dm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6-16 05:00

▲ 김다민 기자

▲ 김다민 기자

[한국금융신문 김다민 기자] 금융사는 각자의 주요 먹거리를 보유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 캐피탈사는 자동차 금융과 투자금융 등이 대표적인 예시다.

그중 대신에프앤아이와 하나에프앤아이와 같은 NPL투자사들은 부실채권을 주 먹거리로 영업하고 있다.

최근 경기 둔화와 금리 인상으로 은행권의 NPL 매각 규모가 8~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국내 부실채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금융지주계 NPL투자사는 적극적인 투자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금융지주에 적용되는 RWA 규제 탓에 매입 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RWA 규제는 금융사가 일정 수준 이상의 위험자산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이는 증권, 캐피탈사 등을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는 금융지주의 주요 고민거리다. 금융지주들은 RWA 관리를 위해 대출 기준 강화, 펀드 출자 감축 등 자금운용을 위축시키고 있다. 이에 계열사들은 지주의 RWA 관리를 위해 위험가중치가 높은 기업대출과 펀드, 부실채권을 줄이며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지주계 NPL투자사들은 RWA 기준을 맞추기 위해 입찰가를 낮게 제시해 낙찰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자본 규모가 타 투자사 대비 작은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경우 지난해 말 RWA 관리를 위해 NPL 입찰에 거의 낙찰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에프앤아이와 키움에프앤아이는 RWA 규제에서 벗어나 지난해 말 매입 규모를 다소 늘렸으나, 자본 적정성 관리 등의 문제로 규모를 더 늘리기엔 어려움이 있다.

지난 2023년부터 지속적으로 NPL이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RWA 규제 강화로 인해 금융기관들이 보유한 부실채권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돼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NPL투자사들의 매입 여력은 줄어드는 상황이다.

신규 NPL 시장 플레이어가 진입하기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지난해 은행권 NPL 입찰에서 낙찰에 성공한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단 한 곳에 그쳤다.

인수 규모도 OPB 기준 131억원으로, NPL투자사 중 인수물량이 가장 적은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8118억원 대비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운용사들은 전업 투자사 대비 자금 조달 금리가 높아 상대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규제 환경은 부실채권 시장의 건전한 구조조정과 자산 유동화를 방해하고, 궁극적으로 실물경제의 회복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경기 침체기에는 오히려 NPL 시장의 원활한 자금 순환과 투자 활성화가 중요하지만, 현행 RWA 규제는 시장의 자생적 회복력을 약화시키는 모양새다.

NPL 투자사는 부실채권의 신속한 정리와 실물경제의 리스크 완충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RWA 규제가 과도하게 적용될 경우, 시장의 유동성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금융시장의 안정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각 업권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천편일률적인 규제를 적용하기 보다는 각 업권에 맞게 규제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현재와 같이 NPL 시장이 확대되는 시점에서는 투자사의 자율성과 시장 경쟁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재설계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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