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종일 전북은행장 / 사진=전북은행

특히 외국인 비대면 대출 시장 선점과 핀테크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신시장 개척에 나서는 동시에 높은 예대금리차 논란 속에서는 중저신용자 중심의 포용금융 실천을 앞세워 균형 잡힌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은행권 최초로 외국인 고객 대상 비대면 대출을 실행한 데 이어 외국인 전용 금융상품과 고객 접점을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전북은행은 2016년 국내 은행 최초로 외국인 대상 입출금예금과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하며 외국인 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후 2023년 10월에는 외국인이 비대면으로 대출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해 주목받았다. 외국인이 비대면으로 계좌 개설과 대출까지 가능한 은행은 전북은행이 유일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65만783명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으며 전체 인구의 5.2%나 차지할 만큼 성장 잠재력이 큰 고객군이다.
전북은행은 이러한 시장을 선점해 외형을 키우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외국인 대출 시장에서 전북은행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7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과 배경에는 오랜 기간 축적된 외국인 고객 거래 경험이 있다. 전북은행은 2019년 국내에서 외국인 거주자가 가장 많은 경기 수원에 외국인금융센터를 개설한 데 이어 2023년에는 서울 동대문소매금융센터를 동대문외국인금융센터로 전환해 수도권 외국인 고객 접점을 확대했다.
외국인 대출 실적 역시 빠르게 증가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북은행은 외국인 대상 대출은 월평균 450억 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75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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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대상 서비스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은행권 최초로 수원에 외국인 대상 고객센터 ‘브라보 코리아 고객센터’를 개설했고, 올해 3월부터는 이동 지원 중심의 ‘브라보 코리아 무빙 라운지’도 운영 중이다.
국내 거주 외국인을 위한 상품 전략도 강화했다. 전북은행은 외국인 전용 신상품 3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BRAVO KOREA 플러스 체크카드’는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 쇼핑, 음식점 업종 중 선택한 1개 업종에 대해 3% 캐시백 혜택이 있는 카드다. 또한 외국인 고객의 목돈 마련 및 자산 형성을 위한 ‘JB BRAVO KOREA 예·적금’도 선보였다.
특히 과거 프놈펜상업은행장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도 프놈펜상업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전북은행의 글로벌 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프놈펜상업은행은 캄보디아 58여 개 상업은행 중 자산 기준 약 19위권에 해당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자산은 약 12.5억 달러(한화 약 1조8000억원)에 달하며 임직원 수는 581여 명이다.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을 포함한 주요 도시 25개 지점에서 영업 중이다.
전북은행은 국내 금융시장의 성장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성장 잠재력과 수익성이 높은 아세안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북은행은 앞으로도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국내에서 축적한 선진화된 경영기법 및 시스템을 접목해 프놈펜상업은행을 아세안 시장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시키고, 성장잠재력이 높은 인근 아세안 지역으로 확장해 글로벌사업을 다변화할 방침이다.
전북은행은 핀테크 기업 ‘핀다’와 손잡고 국내 최초 이자 환급형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인 ‘핀다 전북은행 카드’를 출시했다.
핀다카드는 핀다 앱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으며 일정 금액 이상 사용 시 고객이 보유한 대출의 이자 일부를 매월 캐시백 형태로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핀다 대출 약정액 기준 부산·경남·전북·광주·제주은행 등 5개 지방은행 중 전북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32.1%로 가장 높았다. 2023년(27.2%) 대비 비중이 더 확대됐다.
전북은행은 카카오뱅크와 손잡고 올해 중으로 공동대출 모델도 출시할 계획이다. 전북은행은 해당 공동대출을 통해 출시 첫해부터 연간 5000억 원 규모의 대출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전북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는 7.45%p로, 전체 19개 은행 중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은 신한은행(1.53%p), KB국민은행(1.44%p), 하나은행(1.43%p), NH농협은행(1.39%p), 우리은행(1.36%p) 순으로 나타났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 간의 차이로,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이자장사를 통한 마진(이익)이 많다는 뜻이다. 가계예대금리차는 가계대출금리에서 저축성수신금리를 뺀 수치로 산정된다.
이에 전북은행이 이자장사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지역 기반의 상생금융에는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전북은행 관계자는 “예대금리차 공시 자료는 각 신용등급 구간의 은행별 대출 비중은 반영되지 않아 단순 비교가 어렵다”며 “전북은행의 경우 신용점수 850점 이하 구간의 대출 비중이 전체 가계대출의 66.6%로 중저신용자에 취급한 대출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저신용자 및 다중채무자에 대한 금융 지원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산금리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며 “가계대출 이용자의 평균 신용점수를 비교해도 시중은행 평균 936점, 지방은행 평균 922점, 인터넷은행 평균 927점인 것에 비해 전북은행은 782점으로 이는 곧 저신용자에 대한 포용적 금융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을 반증한다”고 덧붙였다.
전북은행은 주택담보대출 대신 신용대출 비중이 월등히 높다. 가계대출금리 비교는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포함한 것으로 주담대 취급이 많을수록 가계대출금리는 낮게 산출되는 구조다.
전북은행은 틈새시장에 속한 중저신용자에게 실질적인 금융지원을 제공하면서도 해당 고객군의 리스크에 맞춰 수익성을 함께 고려한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1962년생인 백 행장은 전북은행 여신지원본부 부행장보, 여신지원본부 부행장, JB자산운용 대표이사 등을 거쳐 2021년 프놈펜상업은행 은행장을 역임했다. 이후 2023년부터 제13대 전북은행 은행장으로 재직 중이다.
우한나 한국금융신문 기자 han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