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깃발 스테이블코인, 글로벌로 확산…"韓 리스크 규제 체계 강구 필요" [가상자산 통신]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미국의 친(親) 가상자산 정책을 바탕으로 글로벌 가상자산 수요가 확대되면서 디지털금융 시대 주요 자산 및 결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특히, 부상 중인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가격 안정성, 결제 효율성 등이 장점이나, 통화금융 정책 안정성 측면 등에 대한 우려 요인이 잠재돼 있다는 평으로 리스크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국제금융센터(원장 이용재)는 28일 서울 명동 YWCA에서 '가상화폐, 금융의 新패러다임 전환인가?' 세미나를 개최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시가총액이 약 3조5000억 달러 규모로 커지고,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미국 행정부의 정책 전환 등 주요국 정책 지원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가상자산 거래 확대의 기회 및 위험 요인을 점검했다.

작년부터 미국 내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거래가 승인되는 등 제도권 금융시장으로의 편입이 빨라지고, 미국의 경우 가상자산의 전략적 비축 추진, 주요 인사의 친 가상자산 성향의 인물 충원 등도 이뤄졌다. 일부 신흥국도 자산다변화, 무역거래 등을 위한 가상자산 보유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빠른 변화 속에 한국도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는 평이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이후 2단계 입법 논의에 착수한 상황이다. 또, 디지털자산(가상자산)기본법 제정에 대해서는 6.3 대선 공약으로 여야에 포함돼 있다.

현재 논의되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스테이블코인 등은 자본시장 규제와 연관성이 크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인에 대해서는 엄격한 진입 규제가 필요하다.
이날 발표를 맡은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상자산 제2단계 입법사항으로 스테이블코인 규제체계가 입법화 돼야 한다"며 "아울러 외국환거래법을 개정하여,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정의를 명확화하고, 사전 등록 및 거래 내역 보고를 의무화하고, 정보 공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글로벌로 확산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대응 관련, 김 선임연구위원은 "가상자산 제2단계 입법을 통해, 외국통화기반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중개하는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해 진입규제를 하고, 자산보전 및 상환 등 이용자 보호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김 선임연구위원은 "가상자산 제2단계 입법을 통해, 원화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 및 유통을 위한 발행인 자격, 이용자 보호 등 구체적 조항의 입법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스테이블 코인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으나, 코인런(Coin Run) 등 리스크가 금융시장 안정성을 위협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스테이블 코인이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을 매입하면서 전통 금융시장과 디지털 자산을 연결하는 핵심 매개체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스테이블 코인은 가격 안정성, 결제 효율성 등이 장점이나, 규제 사각지대를 악용한 자본유출, 자금세탁, 코인런 등 통화금융정책의 안정성과 이용자 보호측면에서 부작용도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발표한 임민호 신영증권 디지털자산 연구원은 김기흥 디지털융합산업협회장과의 리포트를 통해 디지털 금융 패권 전략으로, 미국의 비트코인 전략자산화와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구축을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스테이블코인과 병존하는 병렬형 구조에서 담보자산 및 가치 저장 수단으로 기능하고, 스테이블코인은 거래·청산·결제에 사용되는 매개 자산으로써 금융 인프라의 운용성을 뒷받침한다"고 평했다. 그는 "이러한 전략이 성공적으로 작동할 경우, 비트코인 전략 비축과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는 국채 수요 방어와 재정 리스크 분산 효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미국의 디지털 시대 금융 패권 지속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 내 가상자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먼저 법적·제도적 인프라가 정비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유럽 등은 자체 법안 제정으로 가상자산 규제 범위를 명확히 하면서 시장 신뢰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가상자산 발행자격과 발행·유통 공시 등에 대한 법적 구체화 노력이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논의 테이블에 오른 원화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경우, 원화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기 위한 민관협력체계 구축, 디지털인프라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리스크를 막을 규제체계도 적극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의 확산과 파급영향에 대해 발표한 김상래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시사점으로 "미 국채 금리는 원/달러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통화정책 및 외환시장 안정성의 구조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만약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게 되면 "한국 국채를 담보로 활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신용 및 시장 리스크에 대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이용재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디지털 금융의 발전과 주요국들의 가상자산 정책변화 등 글로벌 추세에 맞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한 제도적 지원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으나, 가상자산 거래의 위험요인들을 고려하여 금융시장의 안정성과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함께 마련하는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혁신과 글로벌 표준을 바탕으로 국제 송금 등에서 활용도가 높아 향후 핀테크 등 디지털 금융활성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으나, 반면, 높은 김치 프리미엄을 악용한 가상자산 투기, 달러 스테이블 코인 거래 확대에 따른 해외거래소를 통한 외화유출 등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이 원장은 설명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