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승연 한화 회장

김승연 회장은 올해 17회에 달하는 ‘현장 경영’을 보였다. 지난 2018년 1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베트남 항공엔진 부품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후 5년만의 행보다. 재계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건강이 안 좋았는데, 최근 기력을 회복하자 이미 사업승계까지 마친 동관·동원·동선 등 세 아들을 지원하고 격려하기 위한 발걸음이었다는 해석이 많다. 대내외에 변함없는 경영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물론 그 사이 김승연 회장이 아예 모습을 감춘 것은 아니다. 2019년 1월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를 비롯해 그해 6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방한 간담회에 그룹을 대표해 참석했다. 2020년 10월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장례식장도 찾았다.
그러다 2021년 2월 7년 만에 취업제한 해제 후 한화그룹 회장,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건설 회장으로 복귀했다. 앞서 김승연 회장은 2014년 2월 그룹 부실 계열사를 부당지원해 그룹 내 다른 회사에 3000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받았다. 당시 김 회장은 ㈜한화와 한화케미칼(현 한화솔루션), 한화건설 등 7개 계열사 대표에서 모두 물러났다.
그룹 ‘얼굴’은 장남 김동관닫기


그러나 올해 들어 김승연 회장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김 회장은 지난 3월 29일 대전 한화 이글스파크 방문을 시작으로 활발한 현장 경영 활동을 보였다. 이날 김 회장은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구단주 자격으로 2024 KBO리그 홈 개막전을 찾았다. 그가 대전 구장을 방문한 건 2018년 이후 처음이다. 같은 날 김동관 부회장과 함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도 방문해 누리호 연구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올해 이뤄진 김 회장 현장 경영을 살펴보면 이글스파크 9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캠퍼스 및 사업장 3번, 한화생명 등 금융계열사 사옥 2번, 한화로보틱스 본사 1번, 한화오션 캠퍼스 1번, ㈜한화 글로벌부문 사업장 1번, 판교 R&D캠퍼스 1번 등이다.
김 회장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으로 선임되기까지 했다. 현재 김 회장은 ㈜한화·한화시스템·한화비전·한화솔루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5개 계열사에서 회장직을 맡고 있다. 모두 미등기 임원이다. ㈜한화와 한화비전, 한화솔루션은 2021년에, 한화시스템은 2022년 11월에 회장으로 선임됐다.
재계 관계자는 “그간 건강 문제로 현장에 잘 등장하지 않던 김승연 회장이 올해 야구장, 사업장을 계속 방문하고 있다”며 “건강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했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 등장에 따라 뭔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승연 회장은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인 도널드 트럼프 인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 선임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시점과 맞물리는 것을 두고 김 회장이 트럼프와의 인연을 활용해 한화 방산 사업을 진두지휘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