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이미지 확대보기개관식 때 조현범닫기조현범기사 모아보기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과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차그룹 회장이 만났다. 두 사람이 만나는 장면은 그동안 긴장 관계에 있던 두 그룹 화해 무드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회자됐다.
두 오너는 지난 10월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차·도요타 레이싱 페스티벌에서도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업계에 각별한 친분을 과시했다.
현대차·기아가 한국타어이 핵심 고객사인데, 어째서 두 사람 관계가 이처럼 주목받게 되었을까. 원인을 찾으려면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양측간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현대차 제네시스(DH)가 타이어 소음 문제로 4만3000대 리콜이 결정됐다. 차량에 장착된 타이어가 한국타이어 제품이었다.
이후 나온 제네시스 G80·GV80, 현대차 팰리세이드 등은 콘티넨탈·미쉐린·굿이어 등 외국산 타이어가 채택됐다. 품질과 비용 문제를 두고 현대차와 한국타이어 사이에 신경전이 오갔다는 후문이다. 물론 양측은 이를 두고 “말이 안 된다”고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그저 현대차그룹이 사업성을 고려한 결정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다 조현범 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만난 지난 2022년 이후 두 그룹 간 협업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현대차가 그해 출시한 전용전기차 아이오닉6에 한국타이어 제품을 선택한 것이다. 아이오닉6 행사에서 현대차 관계자는 언론을 향해 “18인치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를 쓴다”고 구태여 설명하는 친절함을 연출했다.
자동차 열 관리 시스템 기업 한온시스템을 품에 안은 한국앤컴퍼니 입장에서 현대차와 협업은 더욱 중요해졌다. 한온시스템은 현대차그룹 매출 의존도가 절반 가량으로 알려졌다. 한온시스템 올해 반기보고서에는 “주요 매출처에 대한 매출액 비중은 현대차(21.4%), 현대모비스(19.3%), 포드(12.1%)”라고 공시했다.
한온시스템은 HL그룹(옛 한라그룹)과 포드 합작사 한라공조로 시작했다. HL은 1998년 외환위기로 이 회사 지분을 포드로 넘겼다가 2014년 다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인수 경쟁에서 한앤코·한국타이어에 밀렸다.
이를 지켜보던 현대차그룹이 불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래도 품질과 직결되는 부품 공급사는 범현대가인 HL 품에 안기는 게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더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현대위아를 통해 전기차용 열 관리 시스템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선언했다. 한온시스템과는 협력하면서 경쟁하는 복잡한 관계를 형성하게 된 셈이다.
물론 열 관리 분야 국내 1위, 세계 2위인 한온시스템과 격차는 크다. 조현범 회장은 2014년 한온시스템 최초 지분 인수 당시부터 전기차 시대 고속성장을 예상하고 ‘게임체인저’ 도약을 위해 준비했다는 게 그룹 설명이다.
조 회장은 한온시스템 임직원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전기차 시대 가장 높고 굳건한 위치에 함께 서자”고 강조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