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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룬이’ 금융당국, 혁신 바람 부는 TCB

김다민 기자

dm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24-10-07 01:31 최종수정 : 2025-02-13 05:49

▲ 김다민 기자

▲ 김다민 기자

[한국금융신문 김다민 기자] 지난 7월 1일, 금융당국이 기술금융 본연의 취지 강화를 위해 ‘기술금융 개선방안’을 시행했다. 기술금융 제도가 도입된 후 가파르게 성장해 왔으나 지속적으로 신뢰성 문제가 제기됐다.

기술신용평가(TCB평가)는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기업에게 보다 좋은 조건의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고자 2014년 7월 도입된 제도다. 기업의 기술(T)과 관련된 기술성, 시장성, 사업성을 평가한 기술평가등급과 기업의 재무능력을 중심으로 평가한 신용평가등급(CB)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기술신용등급을 산정한다.

기술신용대출은 지난해 상반기 말부터 올 8월 말까지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여전히 평가액은 230조원 안팎을,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300조원대를 유지하며 꾸준한 수요를 보였다.기술금융 제도 도입 바로 다음 해인 2015년 부실평가 및 평가등급 사전유출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

2022년에도 평가등급 사전제공은 물론, 등급 조작 및 기술자격증 무단도용 등의 문제점들이 적발됐다.반복되는 문제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대대적으로 손 본 것은 이번 개선방안이 처음이다.지난 2017년에도 기술금융 2단계 로드맵을 추진했지만, 이는 통합 여신모형 정착과 기술평가 결과 검증 정도에 그쳤다. 2단계 로드맵 내용에는 신용·기술평가 일원화 테스크포스 운영을 통해 통합 여신모형 제작이 있었다.

당시 기술신용등급과 신용등급을 따로 운영하고 있어, 신용평가를 우선시하는 보수적 여신관행이 지속되지 않게끔 조치한 것이다.

또한 기술등급 결과와 매출액 등 성장 가능성간의 상관관계 검증을 통해 기술평가 신뢰성을 높이게끔 제도를 개선했다. 다만, 그간 문제를 일으킨 평가등급 사전 담합, 등급 조작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내용은 없었다.

이번 개선방안에서는 비(非) 기술기업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을 막기 위해 기술금융 대상 정비, 평가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평가기준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결국, 도입 10년이 지나고 나서야 본격적인 '대수술'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해당 개선방안에서는 기술신용평가사에 책임을 묻는 듯한 규제 개선만이 존재했다. 부실 평가에는 기술신용평가사의 문제도 있지만, 사실상 기술금융 본연의 취지를 잊고 평가 품질이 아닌 저렴한 평가수수료를 좇은 은행의 문제도 있다.

이를 인지한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 이뤄질 신용정보법 개정에서 은행에 제재를 부과할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하반기 신용정보업감독규정을 개정해 은행이 평가사에 결과를 사전에 문의하거나, 관대한 기술신용 평가 등급 요청 등의 행위를 금지한다.

즉, 해당 행위들을 할 경우 은행을 처벌할 근거가 생기는 것이다. 기존 신용정보법에 따르면 평가사가 위법 행위를 저지를 경우 과태료 처분을 내리기 때문에 은행 제재도 비슷하게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금융당국은 늦게 규제 개선에 나섰을 뿐만 아니라 제재도 늦어지고 있다.

TCB 평가기관의 위반 사항을 적발했음에도 2년 가까이 제재심이 완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나이스디앤비, 나이스평가정보, 이크레더블, 한국평가데이터, SCI평가정보 등 TCB 평가기관 5곳에 대한 검사를 마치고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그중 나이스디앤비에 대해서만 지난해 4월 19일에 제재심을 완료했다. 이외 나머지 4개 TCB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제재 등 후속 조치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으나, 6일 현재 후속 조치가 이뤄진 곳은 없다.

잘못된 걸 바로잡기 위한 방법은 규제와 처벌, 보상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해당 조치가 제때 적절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기술금융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만큼, 미뤄둔 일도 해결하기를 고대한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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