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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갈등에 ‘시공사’ 교체…“분담금 늘 것, 신중해야”[공사비 긴급진단②]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4-23 10:00

▲ 공사현장. 사진 = 이미지투데이

▲ 공사현장. 사진 = 이미지투데이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건설 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상승하면서, 전국 현장 곳곳에서 갈등이 일고 있다. 이 가운데, 시공사와 결별을 선언하는 조합이 늘어나면서 재건축 사업이 중지된 사업장도 늘고 있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최근 임시총회를 열고 시공사인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의 공사 가계약 해지 결의의 건을 가결했다.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일대에 위치한 은행주공은 총 2010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거쳐 3200여 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조합은 2018년 12월 체결한 후 2022년 7월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조합은 지난 2018년 12월 시공사로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다만 계약 이후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시공단은 지난해 공사비를 3.3㎡당 445만원에서 672만원으로 약 51% 인상하고 공사기간을 46개월에서 53개월로 연장해달라고 조합에 요청했기 때문이다. 조합 측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고, 이후 공사비 협상에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서 계약해지로 이어졌다.

부산 사하구 괴정5구역 재개발 조합도 지난 2월 포스코·롯데 사업단과의 시공사 계약을 해지했다. 괴정5구역 재개발사업은 부산 최초 ‘주민 자치형 생활권 시범마을’로 선정돼 주목받은 현장이기도 하다. 부산 사하구 괴정동 일원에 26개동, 지하 4층~지상 39층, 아파트 3509가구·오피스텔 52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약 1조2000억원 규모다.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여러 문제로 인해 시공사가 조합원들에게 신뢰를 잃었다”고 계약 해지 이유를 설명했다.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1월 행당7구역 재개발 조합에 2203억원이던 공사비를 2714억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으나 조합 측에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우건설은 공사중단 여부를 결정할 예정으로, 협상이 길어지면서 입주일이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대부분 건설사들이 선별수주에 나선 상황으로 수익성이 크지 않다면 검토조차 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조합과 원활한 합의를 희망하지만 일방적으로 주장만한다면, 사실상 건설사 입장에서도 큰 리스크를 안고 끌고 갈 이유가 없다”고 발언했다.

공사비 갈등으로 시공자 해지를 추진했던 일선 현장들이 재협상으로 선회하고 있다. 건설업계가 선별수주에 나서면서 대체 시공사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도 남양주 덕소2구역 재개발조합은 시공사를 교체하려다 다시 본래 시공사와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2021년 조합과 라온건설은 3.3㎡당 공사비 434만원에 가계약을 체결, 지난해 4월 529만원으로 공사비를 증액하는 계약을 맺었다. 3개월 이후 라온건설은 562만원까지 올려줄 것을 요청하면서, 조합은 반대를 외치며 시공사 재선정에 나섰다. 다만 올해 2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미입찰로 유찰됐다. 이에 조합은 기존 시공사를 재선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의 공사비원가관리센터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의 전체 건설공사비지수는 154.81(잠정)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1월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2022년 2월 142.38 대비 8.7%, 2021년 2월의 124.84과 비교하면 24% 나 올랐다. 건설공사비지수는 2015년 공사비를 100으로 놓고 공사비 변동을 확인하기 위해 고안된 지표다. 대한건설협회의 노임 자료와 한국은행의 생산자물가지수 등을 기반으로 자재와 건설·장비·노무 비용 등을 최종 산출한다.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유발된 계약 해지는 시공사와 조합 양측 모두 손해를 가져다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근의 갈등은 초인플레이션의 도래에 따른 공사비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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