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남들 짐 싸는 중국서 돈 버는 이랜드 비결?

박슬기

seulgi@

기사입력 : 2024-02-13 00:00

‘30년 신뢰’ 바탕 현지화·진정성
평사원 출신 최운식 대표 ‘혁신’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 최운식 이랜드월드 대표

▲ 최운식 이랜드월드 대표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이랜드는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기업이다. 국내 다른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과 사뭇 다르다. 1992년 봉제공장으로 중국에 첫 진출한 이후 1994년 법인을 설립하고 지금까지 30여 년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신세계 등 국내 대형 유통 업체들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 보복 조치로 완전히 철수한 것과 상반된 행보다. 현재 이랜드는 현지에서 20여개 브랜드와 도심형 아울렛 등 패션과 유통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공격적 브랜드 론칭
이랜드는 1994년 중국 상하이 법인 설립 이후 1996년 이랜드를 론칭한 뒤 여성복, 키즈, 남성복 등을 연이어 선보였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11년 만인 2005년 중국사업부 연매출은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때부터 본격 힘을 받은 이랜드는 2006년 프리치·스캣·바디팝·포인포 등 4개 브랜드를 선보였다. 이듬해 헌트·테레지아·코코리따·소베이직을 론칭하고 중국사업부 연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탄력을 받기 시작하자 가속도가 붙었다. 2008년에도 3개 브랜드(플로리·후아유·오후)를 선보인 데 이어 2010년엔 ENC를 론칭하며 연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패션사업에 이어 2016년엔 중국 유통 시장에 진출했다. 상하이에 유통 1호점 아웃렛 뉴코아몰을 오픈했고, 현재 3개점을 운영 중이다. 2016년 7월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국과 중국과 관계가 악화되는 가운데서도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작은 봉제공장으로 시작한 이랜드는 어느새 중국에서 영향력 있는 한국 유통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랜드는 중국 정착 성공 비결로 “중국 현지화와 고객에게 맞춘 비즈니스 모델”을 꼽았다.

비결? 현지화와 진정성
꾸준히 공격적 확장을 해온 이랜드는 단기간 수익보다 중국 소비시장 가능성에 봤다. 이를 위해 한국 패션을 중국인 정서에 맞게 ▲철저한 현지화 ▲브랜드 고급화 ▲디자인 차별화로 시장선점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짰다. 이랜드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 격전장으로 변화한 중국에서 대부분의 브랜드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인정받아 연착륙 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하나 성공 비결은 ‘진정성’으로 꼽힌다. 이랜드는 현지에서 교육사업과 사회공헌 활동에 공을 들여왔다. 이 회사에 따르면 중국 오지를 오가며 도움이 필요한 대상을 발굴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돕는 지원 시스템을 운영했다. 지체장애인을 위한 의수족 지원, 재해대응 구호키트, 의류 지원, 봉사단 방문, 위기 가정 지원 등이 대표적 사례들이다.

덕분에 이랜드는 중국에서 ‘중화자선상’만 4차례(2011년, 2012년, 2015년, 2018년) 수상했다. ‘중화자선상’은 중국 전역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며 큰 영향을 준 개인 또는 기업에 수여하는 상이다. 이랜드는 한국 기업으로 유일하며 외자 기업 중에서도 최다 수상했다.

▲ 이랜드 상하이 E-이노베이션밸리. 사진제공 = 이랜드

▲ 이랜드 상하이 E-이노베이션밸리. 사진제공 = 이랜드

최운식 대표 ‘혁신’
이랜드가 중국 시장에 정착하는데 ‘현지화’가 큰 역할을 했지만 앞으로는 ‘한국화’에 집중한다. 이랜드는 대표 SPA 브랜드 스파오 중국 매장을 한국과 똑같이 꾸며 현지에서도 한국에서 쇼핑하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인테리어부터 직원 인사법, 대응방식, K팝 음악까지도 똑같다. 이는 지난해 1월 선임된 최운식 한중 패션총괄 대표 주도로 이뤄졌다.

최 대표는 상품 기획과 생산, 브랜드 운영까지 독립적으로 운영하던 양국 패션사업부문을 일부 통합하는 효율화 작업을 진행했다.

한국 스파오가 본사 역할을 하며 한국 상품을 그대로 중국에 전개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재고문제를 덜기 위한 ‘2일 생산’기법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스파오는 상품기획부터 출고까지 이틀밖에 걸리지 않는 ‘2일 생산’ 기법을 도입해 생산 효율을 높였다.

이랜드에서만 20년 경력인 최 대표는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에 나섰다. 그는 2003년 이랜드에 입사해 아동패션 브랜드장과 글로벌 스파오 BU장 등을 역임했다. 평사원 출신임에도 만 40세에 이랜드월드 최고경영자가 되면서 조직혁신에 나섰다.

기존 비즈니스유닛(BU)장을 없애고 주요 12개 브랜드를 담당하는 ‘브랜드장’을 모두 30대 직원으로 선발해 최 대표 직속으로 뒀고, 결재 단계도 확 줄였다. 최 대표 리더십 아래 내외부 효율화 작업으로 한중 패션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년 신뢰의 결실
지난해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중국 상하이 이랜드 E-이노베이션밸리는 이랜드차이나 본사, 연구·개발(R&D)센터, 쇼핑몰, 스마트 물류 시스템, 한국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센터, 라이브커머스 스튜디오까지 아우르는 대규모 산업 단지다.

총 건축면적만 35만 9001㎡(10만 8598평) 규모에 달한다. 이 부지는 이랜드가 지난 2010년 상하이시로부터 50년 임대 방식으로 구입했다.

이랜드는 당초 본사와 2기 물류센터로만 활용하려 했으나, 다양한 기능을 한데 모은 첨단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이를 통해 한중 기업 간 인프라와 콘텐츠 교류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이랜드는 한국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협력해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등에 입주 지원을 받고 있다. 30년 간 중국과 쌓아온 인연이 ‘E-이노베이션밸리’라는 결실로 탄생한 셈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사업단지 입주가 완료되면 중국 현지 기업과 국내 기업 간 교류가 자유로워지고, 콘텐츠 및 현지 인프라 교류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