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모레퍼시픽은 31일 연결 기준 지난해 실적이 매출 3조6740억원, 영업이익 1082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매출(4조1349억원) 11.1%, 영업이익(2142억원) 49.5% 줄어든 수치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31일 연결 기준 지난해 실적이 매출 3조6740억원, 영업이익 1082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매출(4조1349억원) 11.1%, 영업이익(2142억원) 49.5% 줄어든 수치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외 매출 모두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국내는 전년(2조5813억원)보다 14.4% 떨어진 2조2108억원을 보였다. 해외도 전년(1조4733억원) 대비 5.5% 감소한 1조3918억원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국내에서는 면세점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면세점 위주로 입점한 럭셔리, 프리미엄 라인의 화장품이 두 자릿수 하락한 탓이다. 럭셔리 라인은 전년(1조4440억원)보다 16% 하락한 1조2067억원을, 프리미엄 라인은 전년(5823억원) 대비 18% 감소한 4795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의 국내사업 부문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34% 급감한 1464억원을 나타냈다. 다만, 올리브영과 같은 멀티브랜드숍 채널 매출이 40% 이상 성장한 점은 고무적이다.
해외에서도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의 경기 불황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아시아권 매출은 1조53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해외 매출에서 약 80% 가까이 차지하지만, 이 중 절반은 중국에서 나온다. 문제는 중국에서의 매출이 20% 이상 하락하면서 전체 매출을 끌어내렸다는 평가다. 이에 아모레퍼시픽 해외사업 부문 영업이익도 –432억원 적자 전환했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시장을 대체해 공들였던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58%, 30% 신장했다는 점은 청신호로 읽힌다.
이번 실적에서 눈여겨볼 점은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시장을 대체할 만큼 공들였던 미국과 일본에서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내외 경기 불황이 지속하면서 주력 사업인 국내, 중국 시장에서는 직격탄을 맞았다. 산토끼를 잡을수록 집토끼가 도망치는 양상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뷰티업계 특성상 중국의 절대적 영향력을 피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방증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 전체 매출도 2014년 이후 10년 만에 3조원대로 고꾸라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실적에서 국내는 전년(2조5813억원)보다 14.4% 떨어진 2조2108억원을 보였다. 해외도 전년(1조4733억원) 대비 5.5% 감소한 1조3918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실적보고서
아모레퍼시픽은 계속해서 미국, 일본 시장에 주력하는 한편 영국, 중동 시장을 개척하는 등 수출 다변화에 적극적이다. 일본의 경우 현지에서 최대 뷰티 플랫폼 중 하나인 ‘앳코스메 도쿄’ 등과 협업해 오프라인 팝업을 개최했다.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라네즈, 헤라 등 아모레퍼시픽 11개 브랜드를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그 결과, 일본 현지 매출이 전년보다 약 30% 이상 성장했다. 미국에서는 라네즈, 이니스프리, 설화수 등 주요 브랜드들을 오프라인 채널에 입점시켰다. 직접 고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간을 열어줌으로써 전체 매출도 전년보다 58% 이상 끌어올렸다. 여기에 영국, 중동 등 뷰티채널에도 진출하면서 기타 시장 매출도 62% 제고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지난해 9월 창립 78주년 기념식에서 “북미, 유럽 등 잠재력과 성장성이 높은 신규 시장과 많은 사랑을 받는 아시아에서 도전을 지속해야 한다”면서도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중국 시장에서의 재도약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