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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공매도 놓고 '동상이몽' ··· 금감원 '단속 강화' vs 개인 투자자들 '제도 자체 문제'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

기사입력 : 2023-10-17 16:19 최종수정 : 2023-10-17 18:50

올해 국내 증시 공매도 거래대금 147.6조원…사상 최대
불법 공매도 제재 32건…과태료·과징금은 107억원 기록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 = 한국금융신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 = 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전한신 기자] 올해 국내 증시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불법 공매도가 여전히 만연하다.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에 대해 엄정 조치 및 관리 감독 강화에 대한 뜻을 밝혔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제도 자체부터 손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전일 기준 올해 국내 증시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47조6428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공매도 거래대금(143조6913억원)을 2.5%나 상회했다.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해 사상 최고치 경신에 이어 올해도 다시 신기록 경신에 나설 태세다. 연말까지 15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95조775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87조7415억원)보다 9.16% 나 늘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지난해(26조5198억원) 대비 95.58% 급증한 51조867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투자 열풍이 불던 이차전지 관련주에 공매도가 집중된 탓이다.

하지만 공매도 거래가 늘면서 불법 공매도 역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 소속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불법 공매도 제재 건수는 45건이다. 지난해 전체 건수(32건)를 이미 초과했다. 불법 공매도 제재 건수는 ▲2020년 4건 ▲2021년 16건 ▲2022년 32건 등으로 해마다 늘었다.

과태료·과징금 규모도 급격히 늘었다. 지난 2020년 7억원, 2021년 9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불법 공매도 과태료·과징금은 지난해 32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올해 들어선 107억475만원까지 불어났다. 특히 올해 불법 공매도로 제재 받은 45건 중 외국계 증권사가 적발된 경우만 전체의 절반인 23건에 달했다. 이들이 부담한 과태료·과징금만 98억9120만원으로 전체 부과 액수의 92%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지난 16일에도 홍콩 소재 글로벌 IB 두 곳에 대한 불법 공매도 행위를 적발했다. 이들 두 곳은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공매도(매도스왑) 등 국내 주식투자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하고 사후에 차입하는 방식으로 불법 공매도를 계속 해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적발건은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를 제공하는 글로벌 IB가 장기간에 걸쳐 불법 공매도를 펼쳐 온 것을 적발한 것이다. 과징금 제도 도입 후 최대 규모의 과징금 부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증권선물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엄중한 제재를 진행하겠다"며 "조치 대상자에게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적 대책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적발된 회사와 유사한 영업을 영위하는 주요 글로벌 IB에 대해서도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더불어 글로벌 IB로부터 주문 수탁 받는 국내 증권사에 대한 검사도 강화한다. 17일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 현장 국감 업무 현황 보고 자리에서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감원장은 “금감원은 자본시장 불공정·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해 왔다. 검사 및 불공정 거래 조사 및 조직 체계도 전면 개편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불법 공매도를 비롯해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의 사익 추구 행위 등 위법 행위가 적발되면 엄중한 조치에 나서겠다”며 “거액의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즉시 현장 점검을 실시해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은행권에 준법 경영 문화가 정착되도록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 통제 관련 감독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공매도 제도는 개인투자자가 외국인·기관투자자보다 상환기관, 담보 비율 등에서 차별 받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더불어 불법 공매도 행위자 관련, ‘솜방망이 처벌’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따랐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 공매도 차입 이자율, 상환기간, 담보비율을 투자자 모두에 공정하게 적용시키는 법안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의 일부개정안(공매도 제한법)’을 발의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11일 국회 무위 금융위대상 국감에서 “우리 사회가 시장에서 정보 비대칭이나 협상력에서 차이를 보이는 경제 주체들을 보전하듯이 주식시장도 기울어진 운동장을 꾸준히 개선해야 한다”며 “공매도 제도 개선을 위한 많은 법 개정안이 올라와 필요한 경우 저도 발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의 경우 불법 공매도를 사전에 적발하는 실시간 전산시스템 구축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실시간으로 전산화 하려면 공매도 거래시스템과 증권거래소 시스템을 연결해야 하고 대차거래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주식을 빌리는 거래 목적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전화나 이메일 등 이용 플랫폼도 각기 다른 만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가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설사, 파악됐다고 해도 기술적으로 강제할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4일 국회 홈피에 올라온 ‘증권시장의 안정성 및 공정성 유지를 위한 공매도 제도 개선에 관한 청원’에는 5만 명이 동의 서명을 해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에 회부됐다. 한 청원인은 “현 증권거래 시스템은 불법인 무차입 공매도가 가능한 시스템이다”며 “무차입 공매도가 근원적으로 불가능하도록 증권거래 시스템부터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도 16일 '공매도 정책 과실로 인한 피해를 배상하라'며 금융위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공매도 금지 과정에서 금융위의 늑장 대응과 공매도 금지 보도자료를 배포했을 때 발생한 정신적·육체적 피해 관련 청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당 원내 대표도 조속한 공매도 금지를 촉구했지만, 은성수 당시 금융위원장이 금지를 미뤄 투자자들만 천문학적 피해를 보도록 한 것은 금융위의 실정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2018년 5월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당시 금융위원장이 했던 무차입 공매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약속이 현재까지 지키지 않은 것 관련 피해 보상에 대한 내용도 소장에 포함시켰다”고 강조했다.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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