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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체질 개선’보다 중요한 것…돈 버는 방식이 달라졌다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18 10:49

자기매매 수익 1년 새 3.8배…기업금융은 오히려 감소
IB 중심 중형사에서 자본시장 운용·리테일 회사로 무게중심 이동
장외파생·대차중개 등 ‘반복 가능한 수익원’ 확보가 다음 시험대

한양증권의 다음 시험대는 1조원의 자본으로 매년 반복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대주주 변경 2년 차를 향해 가는 한양증권의 진짜 체질 개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진=한양증권

한양증권의 다음 시험대는 1조원의 자본으로 매년 반복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대주주 변경 2년 차를 향해 가는 한양증권의 진짜 체질 개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진=한양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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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증권사의 실적을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숫자는 순이익이다. 하지만 한양증권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순이익보다 ‘무엇으로 돈을 벌었는가’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한양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증가했다. 숫자만 보면 견조한 실적 개선이다. 2분기 순이익도 1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다.

그런데 조금 다른 숫자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양증권의 상반기 자기매매 영업수익은 1조206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187억원에서 3.8배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기업금융 영업수익은 1151억원에서 966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위탁영업은 37억원에서 124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숫자들이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실적 개선이 아니다.

한양증권의 ‘돈 버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IB 증권사’의 공식에서 벗어나다

한양증권을 설명하는 전통적인 이미지는 기업금융과 채권, 부동산금융에 강점을 가진 중형 증권사였다.

특히 중형 증권사의 성장 공식은 비교적 단순했다. 자기자본을 활용해 IB 딜을 만들고, 기업금융과 부동산금융에서 수익을 확보한 뒤 이를 다시 자본으로 쌓아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금 한양증권의 숫자는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상반기 영업수익은 1조324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6.4% 증가했다. 이 가운데 금융상품 평가 및 처분이익이 7220억원, 파생상품거래이익이 4395억원을 차지했다. 자기자본을 활용해 시장에서 수익을 만들어내는 사업이 실적의 중심으로 올라선 것이다.

물론 올해 증시 강세라는 시장 환경을 빼놓을 수 없다. 주식시장이 강하게 올라오면서 트레이딩 환경이 좋아졌고 ETF 유동성공급자(LP) 업무 확대도 수익 개선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한양증권이 시장 상황을 따라간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ETF LP와 대차중개, 신용공여 등 자본시장 기반의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고, 금융공학본부를 중심으로 장외파생상품업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장외파생상품 인가를 위한 조직과 인프라 정비도 진행 중이다.

결국 한양증권이 그리고 있는 그림은 ‘IB에서 트레이딩으로 이동’하는 것보다 한 단계 더 큰 변화에 가깝다.

기업금융 딜을 따내 수수료를 확보하는 증권사에서 벗어나 자본을 활용해 상품을 만들고, 시장에서 운용하고, 고객의 자산과 연결하면서 반복적으로 수익을 만들어내는 증권사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외형은 2배인데…순익 증가는 10%에 그친 이유

여기서 한 가지 더 주목할 대목이 있다.

상반기 영업수익은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순이익 증가율은 10.4%에 머물렀다. 외형 성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오히려 한양증권이 현재 어떤 단계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에 가깝다.

금융상품 평가·처분이익과 파생상품거래이익처럼 시장 상황에 민감한 수익이 크게 늘면서 외형이 빠르게 커졌다. 반면 기업금융과 같은 전통적인 수수료 기반 수익은 상대적으로 정체됐다.

즉 지금 한양증권은 ‘수익의 규모’를 키우는 동시에 ‘수익의 질’을 바꾸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시장이 좋으면 돈을 많이 버는 회사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진짜 어려운 것은 시장이 흔들릴 때도 수익을 방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김병철닫기김병철기사 모아보기 대표 체제가 대주주 변경 이후 추진해온 체질 개선의 진짜 성적표 역시 여기에 달려 있다.

올해 얼마나 벌었느냐보다 내년에도 같은 방식으로 벌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이유다.

6695억원에서 1조원으로…자본의 용도도 달라진다

한양증권은 2030년까지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의 중형 증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올해 6월 말 자기자본은 6695억원이다. 자산재평가와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기반도 보강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본을 얼마나 늘리느냐보다 늘어난 자본을 어디에 쓰느냐다.

과거 중형 증권사에게 자기자본은 IB와 PF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일종의 ‘실탄’이었다.

하지만 한양증권이 지금 준비하는 사업은 조금 다르다.

ETF LP, 대차중개, 신용공여, 장외파생상품은 모두 자본과 리스크 관리 능력이 필요한 사업이다. 자본을 활용해 거래를 만들고, 그 거래를 반복적인 수익으로 전환해야 한다.

따라서 1조원이라는 숫자의 의미도 단순히 ‘덩치 키우기’에 있지 않다.

6695억원의 자본을 어떻게 운용해 1조원짜리 중형 증권사의 수익 구조를 만들어낼 것인가가 핵심이다.

자본 확충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자본을 수익을 만들어내는 생산설비로 바꾸는 능력이 중요해진 셈이다.

‘다변화’의 다음 단계는 수익의 반복성

이런 점에서 한양증권의 다음 승부처는 장외파생상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외파생상품은 단순히 새로운 라이선스 하나를 추가하는 사업이 아니다. 트레이딩 역량과 금융공학, 리스크 관리, 고객 기반이 동시에 필요하다.

이미 트레이딩을 통해 시장 운용 경험을 쌓고 있는 한양증권 입장에서는 기존 역량을 한 단계 확장할 수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리테일 역시 같은 맥락이다. MTS 개편과 비대면 채널 강화, 온라인 특판 RP와 목표전환형 펀드 확대는 단순히 개인 고객을 늘리기 위한 작업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

고객을 확보하고 → 금융상품을 공급하고 → 신용공여·운용·상품 판매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드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ETF LP와 대차중개, 장외파생, 신용공여, 리테일은 서로 다른 사업이 아니다. 모두 자본과 고객을 연결해 반복적인 수익을 만드는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될 수 있다.

결국 한양증권의 체질 개선은 사업부문 숫자를 늘리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 사업을 하나의 수익 구조로 연결하는 데서 완성될 가능성이 높다.

‘잘 버는 증권사’에서 ‘흔들리지 않는 증권사’로

한양증권의 상반기 실적은 분명 긍정적이다. 대주주 변경 이후 조직과 사업을 재정비하면서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확인된다.

그러나 지금을 체질 개선의 완성으로 보기에는 이르다.

오히려 지금은 첫 번째 결과물을 보여준 단계에 가깝다.

상반기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강한 증시와 자기매매였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그 위에 ETF LP와 대차중개, 신용공여, 장외파생, 리테일 등을 얼마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쌓아 올리느냐다.

한양증권이 진정으로 달라졌다는 평가는 시장이 좋을 때 얼마나 많이 벌었느냐가 아니라 시장이 나빠졌을 때도 얼마나 덜 흔들리느냐에서 나올 것이다.

김병철호 한양증권의 다음 과제는 그래서 ‘더 많이 버는 것’이 아니다.

트레이딩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자본으로 쌓고, 그 자본을 다시 새로운 사업과 고객 기반에 투자해 반복 가능한 수익으로 바꾸는 것이다.

결국 한양증권의 다음 시험대는 자기자본 1조원이 아니다.

1조원의 자본으로 매년 반복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대주주 변경 2년 차를 향해 가는 한양증권의 진짜 체질 개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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