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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론스타 국제투자분쟁 취소 신청…“판정부 월권·절차 위반”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9-01 13:29 최종수정 : 2023-09-01 13:43

정정결정서 배상원금 6.3억 감액
론스타 판정 취소신청도 대응 계획

정부, 론스타 국제투자분쟁 취소 신청…“판정부 월권·절차 위반”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경찬 기자]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약 2800억원 배상책임을 인정한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에 취소 신청을 제기했다. 판정부의 명백한 권한유월(월권), 절차규칙의 심각한 위반, 이유 불기재 등에 따라 법리상 오류가 있는 중재판정으로 세금이 낭비되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이번 취소신청과 함께 론스타 측의 취소신청에 대해서도 대응해나갈 계획이다.

법무부는 1일 론스타 사건과 관련해 중재판정부가 인용한 나머지 배상금 원금과 이자 지급 의무까지도 전부 소멸시키기 위해 판정에 대한 취소신청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론스타 사건이 개시된 2012년부터 국가 차원의 대응체계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으며 지난해 8월 ISD에서 론스타의 청구 금액 중 약 95.4%를 기각했다.

이후 지난 5월 선고된 정정결정에서도 판정문의 오류를 적극적으로 주장해 배상원금 48만1318 달러(약 6억3500만원)를 감액받았지만 론스타 사건의 판정에 ICSID 협약상 취소사유에 해당하는 다양한 법리상 문제점이 존재함을 확인하고 취소신청을 제기하기로 했다.

론스타 사건 판정이 취소되기 위해서는 해당 판정이 ICSID 협약이 규정하는 ▲중재판정부 구성 흠결 ▲판정부의 명백한 권한유월 ▲중재인의 부패 ▲절차규칙의 심각한 위반 ▲이유 불기재 등에 해당돼야 하며 정부는 론스타 판정이 권한유월과 절차규칙 위반, 이유 불기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법무부는 “외환은행 매각승인 과정에서 그 규제권한과 재량을 적법하게 행사해 본 사건에서 국가의 국제법적 책임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위법행위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판정부는 국제법상 국가책임의 인정요건인 금융위의 ‘구체적인 위법행위’를 전혀 특정하지 않은 채 만연히 정부의 배상의무를 인정해 국가책임에 관한 국제법 법리에 반하는 판단을 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법무부는 “외환은행 매각 지연은 정부의 행위가 아닌 론스타의 주가조작 범죄로 발생한 것이어서 국제관습법상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지만 판정부는 국제관습법에 반해 정부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판정부에서 정부가 당사자로 참여하지 않은 하나금융과 론스타 간 국제상업회의소(ICC) 상사중재 판정문을 주요 증거로 채택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변론권, 반대신문권 등을 박탈해 적법절차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증거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판정부는 아무런 직접증거 없이 추측성, 전문증거만으로 정부의 책임을 인정해 증거재판주의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법무부는 “판정부 스스로도 이 사건에서 결정적 증거(smoking-gun)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어 입증책임 원칙에 따라 론스타의 청구를 기각했어야 했지만 오히려 정부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판정부가 론스타가 외환은행 투자 및 수익 실현에 대한 합리적 기대를 가졌다고 설시하면서도 그 기대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아 이유 불기재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론스타의 주가조작이 없었다면 매매대금 인하도 없었지만 판정부는 특별한 근거나 설명 없이 정부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주요 쟁점에 대한 판단을 누락했다”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정부는 법리상 오류가 있는 중재판정으로 인해 소중한 국민의 피같은 세금이 낭비되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으로 이 사건 취소신청을 제기하게 됐다”며 “정부의 취소신청이 인용되면 배상금과 이자 지급 의무는 전부 소멸하게 되므로 정부는 향후 진행될 취소신청 절차에서 최선을 다하여 법리적으로 잘못된 이 사건 판정을 제대로 바로잡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7월 론스타에서 판정에 권한유월, 절차규칙 위반, 이유 불기재의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고 취소신청을 제기한 바 있어 이에 대해서는 정부는 향후 절차에서 론스타 측의 취소신청에도 대응해나갈 계획이다.

앞서 론스타는 지난 2003년 외환은행을 1조3834억원에 매입해 지난 2010년 하나금융지주에 보유지분 51.02%를 4조6888억원에 매각하기로 했으나 금융당국 승인이 미뤄지면서 지난 2012년 1월에 당초보다 7732억원 줄어든 3조9157억원에 매각했다.

그해 론스타는 한국 정부가 매각승인 지연과 매각 가격을 인하하도록 부당하게 압력하는 등 매각 과정에서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입었다며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제도(ISDS)’에 중재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 2016년 8월에는 하나금융지주를 상대로 국제중재재판소에 손해배상 중재를 청구했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정부의 승인이 지연되는데 하나금융지주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당시 론스타 주가조작 사건 등 대주주 적격성에 영향을 미치는 형사 사건이 진행 중이었기에 그 결과에 따라 주식 강제매각명령 등 론스타에 대한 처분이 달라질 수 있어 심사 기간을 연기한 것은 정당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정부는 외환은행 매각 가격 인하에 개입한 바 없고 매각 가격 인하는 론스타가 형사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받은 후 외환은행 주가가 하락한 점을 반영해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 가격을 재협상한 결과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2012년 5월 론스타 측의 중재신청서 접수 이후 ‘국제투자분쟁대응단’ TF를 구성해 분쟁에 대응해왔다.

ISDS는 해외 투자자가 투자국의 법령이나 정책 등으로 피해를 봤을 경우 국제법에 따라 해당 국가를 상대로 ICSID 등 국제 중재기관에 국제중재를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이번 론스타 사건은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S를 제기한 첫 사건으로 ICSID는 지난 2013년 중재판정부를 구성해 지난 2020년 6월에 절차를 종료했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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