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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석유화학’ LG화학, 7년후엔 ‘양극재 회사’ 변신 [LG화학 3대 신사업 해부 (1) 배터리 소재]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8-14 00:00

석화 24조에서 30조 클 때
배터리 소재 4.7조→30조
3% 외부 고객 확대가 관건

‘탈 석유화학’ LG화학, 7년후엔 ‘양극재 회사’ 변신 [LG화학 3대 신사업 해부 (1) 배터리 소재]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대한민국 대표 석유화학 회사인 LG화학은 역설적으로 ‘탈 석유화학’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한 곳이다. 구광모닫기구광모기사 모아보기 LG 회장이 영입, 지난 2019년부터 LG화학을 이끌고 있는 신학철닫기신학철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은 배터리·친환경소재, 신약 등 3대 신사업을 집중 육성해 ‘화학에서 과학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LG화학 3대 신사업의 현주소를 진단해 본다. 〈편집자 주〉

“지난해 31조원 수준인 매출(LG에너지솔루션·팜한농 제외)을 오는 2030년 70조원까지 2배 이상 키우겠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지난 5월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해외투자자 대상 컨퍼런스에서 한 말이다. 핵심은 배터리·친환경 소재, 글로벌 신약 등 3대 신사업 육성이다.

구체적으로 현재 전체 매출 21%(6조6000억원)에 불과한 3대 신사업 비중을 2030년 57%(40조원)까지 확대한다. 같은 기간 기존 석유화학 사업은 24조원에서 30조원으로 6조원 확대된다.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석유화학 중심 사업구조를 과감히 탈피하겠다는 목표다.

이같은 중장기 계획 중심에 있는 사업이 양극재가 이끌고 있는 배터리 소재 부문이다. 2030년 매출 목표인 70조원 가운데 절반 가량인 30조원을 배터리 소재에서만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LG화학 양극재 사업은 LG그룹 내에서도 갈수록 위상이 커지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 4월 LG화학 청주공장을 방문해 양극재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계획을 보고 받았다. 구 회장이 배터리 생산현장을 점검한 적은 있지만 양극재 공장을 공식 방문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그는 “양극재는 배터리 사업 핵심 경쟁력 기반이자 또 다른 미래 성장 동력”이라며 “경쟁우위를 지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양극재는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 원가의 35% 정도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전기 에너지를 저장·방출하는 주원닫기주원기사 모아보기료로, 배터리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어떤 양극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기차 주행거리 등 성능이 좌우된다.

LG화학은 공격적인 양극재 증설 투자를 통해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 청주공장과 중국 우시공장에서 올해 기준 연간 12만톤 규모 양극재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를 2028년 47만톤으로 4배 가량 확대한다.

특히 내년 가동할 구미공장(6만톤)을 제외하면 미국·유럽 등 새로운 지역으로 생산거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올초 체결된 미국 테네시 양극재 공장 건설 계획이 대표적이다. 이 공장에만 4조원 이상을 쏟아부어 단일 공장으로는 최대 규모인 연 12만톤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LG화학 양극재 경쟁사는 국내 에코프로비엠·포스코케미칼, 벨기에 유미코아, 일본 니치아 등이다. LG화학은 배터리 제조사 LG에너지솔루션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 공급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역으로 신규 외부 공급처를 발굴하는덴 불리하다.

현재 LG화학이 양극재를 공급하는 곳도 LG에너지솔루션과 그 합작사에 집중됐다. 외부 공급사 비중은 3%에 불과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2030년까지 외부 비중을 40%까지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가시적인 성과는 올해 연말께 나올 전망이다.

LG화학은 지난달 27일 열린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올해 몇몇 기업과 공급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며 “LG화학이 제2공급사로 들어가는 방식 등 고객 다변화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배터리 업계 화두는 각국 정부가 취하고 있는 ‘자국 우선주의’와 이에 따른 공급망 관리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업체들이 보조금을 받으려면 배터리에 쓰이는 핵심광물 최소 40%를 미국, 일본,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하도록 했다. 이 비율은 매년 높아져 2027년 80%가 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연합(EU)도 배터리 광물 등에 대한 EU 내 자급률을 제한하는 핵심원재자법(CRMA)를 발표했다.

이같은 법안은 LG화학에 유리한 사업 환경이 형성될 수 있다는 평가다. LG화학은 광물업체들에 대한 꾸준한 지분 투자로 2025년까지 IRA 조건을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CRMA와 관련해 LG화학 관계자는 “유럽 양극재 공장 신설 투자, 광물 확보와 현지 리사이클업체와 협력도 추진하고 있어 기준 충족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질 때마다 요동치는 광물 가격 추이를 보면 안정적 광물 확보는 배터리 수익성에 직결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에 LG화학은 리튬·니켈 등 배터리 핵심 광물 내재화율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최근 양극재를 만드는 기초 소재인 전구체에 대한 잇따른 투자를 단행한 것도 이와 같은 흐름에서 진행됐다.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섞은 화합물이다. 전구체에 리튬을 섞은 물질이 양극재다.

이밖에도 LG화학은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위해 내부적으로 광물 구매와 관련한 리스크를 사전에 식별하는 프로세스를 수립하고, 매년 협력사 ESG 경영 현황을 평가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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