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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SPC 매각'에 대한 저축은행의 기대와 우려

신혜주 기자

hjs0509@

기사입력 : 2023-07-13 07:00 최종수정 : 2023-07-31 09:44

매각 작업 시행 여부 불투명
업계 연체율 개선 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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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SPC 매각'에 대한 저축은행의 기대와 우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금융당국이 지난 5월 개인 무담보대출 연체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외 유동화전문회사(SPC)에 매각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은 데 대해 저축은행 업계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금융위원회가 직접 정한 SPC들도 저축은행의 부실채권(NPL) 매각이 처음이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책이 저축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본격적인 계약이 성사되기까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분석이다.

개선안 도입 한 달 만에 양 업계 만나
지난 5월 31일 금융사가 연체채권을 SPC에 매각할 수 있는 방안이 시행됐지만, 저축은행 업계는 아직 매각 작업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그동안 대부업체에만 NPL을 매각해 온 터라 '자산유동화 방식을 통한 매각'에 대한 정보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는 SPC도 마찬가지다.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없을뿐더러, 이들의 채권을 매입해 본 적이 없어 '새로운 시장 진출'에 앞서 발생할 만한 리스크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SPC 한 관계자는 "대부업체의 경우 매각 규모가 작고 매각이익을 즉시 받아 갈 수 있는 구조인데, 우리는 작은 규모로 투자하기 쉽지 않다"라며 "유동화하는 절차도 가격 협상이 마무리된 후 최소 1달 정도 더 걸린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투자와 크게 다를 건 없지만 매도자(저축은행)가 얼마나 준비가 돼 있는지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체채권 매각 개선 방안이 시행된 지 한 달이 넘도록 이렇다 할 소식이 없자, 금융위는 양 업계의 스킨십 자리를 마련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서로가 경험이 없다보니 노하우가 부족하다"라며 "물꼬를 트기 위해 만남의 자리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금융위는 지난 1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SBI·OK·웰컴 등 10개 저축은행과 우리금융·하나·대신·키움 F&I를 불러 '개인 연체채권 매각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투자 규모와 매각 가격, 진행 시기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저축은행과 SPC 간 NPL 거래가 성사되기까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계에 투자 규모를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라며 "3분기 내 매각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SPC들이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을 취급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저축은행 10개사가 함께 대출채권을 매각하는 형식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중앙회에서 각 사에 수요 조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과잉추심 막는다면서 신용정보사 위탁?
금융위는 이번 개선 방안으로 인한 불법추심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SPC가 신용정보회사에 채권추심을 위탁하게 했다. SPC의 제3자 재매각도 금지했다.

SPC는 특수목적 회사이기 때문에 채권을 매입하면 자산을 무조건 투자자에게 위탁해야 한다. 위탁할 수 있는 기관에는 대부업체와 민간 채권추심업체 등이 있지만, 그중 신용정보사에게 위탁하는 것이 불법 추심 우려가 제일 적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신용정보사에 위탁하는 거면 대부업체 등 민간 채권추심업체에 매각하는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라며 "무리한 채권추심을 막자는 의도는 알겠으나 요즘은 불법 채권 추심을 잘 하지 않는 추세"라고 말했다.

"수익·건전성 회복에 도움"
'부실채권 SPC 매각'에 대한 저축은행의 기대와 우려
저축은행 업계는 이 대책으로 NPL을 캠코 매각가 대비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어 수익성이 확대되고, 연체율이 떨어지면서 대손비용 감소 등의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금융사들은 2020년 6월부터 과잉추심을 방지하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워진 개인채무자의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은 캠코에만 매각해 왔다.

저축은행은 매해 NPL을 외부 기관에 팔아 자산건전성을 관리하는데, 캠코의 낮은 매입가로 손실 규모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NPL을 떠안으면서 자산건전성이 악화됐다.

올해 3월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5.10%로 지난해 말(3.41%) 대비 1.7%포인트(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전년 말(4.04%) 대비 올 3월(5.10%) 1.06%p 상승했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7%를 넘어섰다.

건전성 지표가 나빠지자 저축은행 업계는 대부업을 포함해 민간 NPL SPC로 매각을 허용할 것을 금융당국에 건의해왔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 5월 31일 연체채권을 SPC에도 매각할 수 있는 방안을 발표했다.

불법추심이 우려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SPC에 연체채권을 매각할 수 있게 했다. 특히 평판 리스크를 간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금융지주 계열사가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저축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업체나 민간 채권추심업체에 연체채권을 판매하면 약 35% 가격으로 받을 수 있는데, 캠코는 10%대로 후려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PC에 매각하게 되면 캠코보다 더 큰 매각이익이 발생해 결과적으로 수익에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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