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지난 3월 신 회장은 세계보험협회(IIS)로부터 ‘2023 보험 명예의 전당 월계관상’을 수상했다.
IIS는 신 회장이 변화혁신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만족 향상, 재무안정성 제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했다고 평가하며 양적성장을 강조하던 한국 보험업계를 질적성장 위주로 바꿔놨다고 평가했다.
보험 명예의 전당 월계관상은 보험 분야의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 ‘보험 노벨상’으로 불린다. 혁신적인 활동을 통해 보험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을 기리기 위해 1957년 제정됐으며 매년 IIS 임원회의에서 수상자를 결정한다. 수상자에게는 노벨상 수상자를 칭할 때 사용하는 ‘로리어트(Laureate)’라는 칭호가 주어지고 공적과 경영철학이 명예의 전당에 영구 보존된다.
보장보험의 경우 독신·노령가구 증가 등으로 수요가 감소하며 보험사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저축보험은 기대수명 증가와 불충분한 공적연금 등으로 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생보사의 보장보험 초회보험료는 2021년 7853억원에서 지난해 1분기 7339억원으로 6.6% 감소했으며 동기간 저축보험은 4조5722억원에서 17조672억원으로 4배 가량 불어났다.
이에 신 회장은 마케팅 전략을 중장기 보장보험 위주로 전환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일례로 지난 1월 출시한 ‘(무)교보뉴더든든한종신보험’과 ‘(무)교보뉴더든든한VIP종신보험’은 7년납에 월초보험료의 최대 600% 시책을 내걸었다. 시책은 보험상품 판매수수료 이외에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인센티브다.
다만 교보생명은 보유계약 내 종신보험 비중이 지난해 1분기 73.4%(217조646억원)에서 올 1분기 72.5%(219조1689억원)로 0.9%p 소폭 감소했다.
은행권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높은 예적금 금리를 제시하면서 역머니무브(비예금취급기관에서 예금취금기관으로의 자금이동) 우려한 보험업계가 저축보험 금리 인상에 나서서다. 교보생명도 4% 중반대 금리를 제시했다.
교보생명은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 3227억원에서 올 1분기 5142억원으로 59.3% 늘어났다. 동기간 보험서비스이익이 1484억원에서 1805억원으로 21.7%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올 1분기 보험업계가 채권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형 수익증권 평가이익 증가 효과로 투자서비스이익 중심의 실적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보험영업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점유율(MS)을 살펴보면 교보생명은 2021년 13.3%에서 지난해 15.6%로 2.3%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은 22.4%에서 21.7%로 0.7%p 하락했으며 한화생명은 12.4%에서 14%로 1.6%p 제고됐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종신보험은 보장보험 중에서도 CSM을 많이 늘릴 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또 “납입기간 트렌드가 기존 10년 이상에서 5년납 정도로 짧아지면서 고객들이 저축 수단으로 많이 가입하고 있다”며 “납입 종료 후 원금을 가져갈 수 있는 점, 이율이 나쁘지 않은 장점으로 가입수요가 꽤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교보생명 본사 전경.
신 회장은 지난 2월 금융지주사 설립을 공표한 후 지난달 파빌리온자산운용 지분 100%를 350억원에 인수했다. 또 신 회장은 “파빌리온자산운용 인수가 1호 신호탄으로 앞으로 비보험사 쪽 관계사로 교보그룹의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교보생명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올안에 1조1500억원 규모의 자본성증권(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의결했다. 최근 교보생명은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연 5.8%의 이율, 5년 콜옵션 조항을 포함시켰다.
한편, 교보생명은 작년 말 기준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이 180.64%로 나타나며 컨센서스(시장기대치)에 부응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교보생명이 구지급여력제도(RBC) 비율 180.6%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태영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IFRS17 도입으로 부채 증가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됐지만, 금리 상승으로 신제도 대응 부담이 크게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또 “K-ICS 도입으로 요구자본이 증가하겠으나 가용자본도 함께 증가해 영향이 상쇄될 것”이라고 보탰다.
김형일 기자 ktripod4@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