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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취임 1년…명확한 메시지 중점 'K 점도표' 투명성 지원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4-20 06:00

'非 한은맨' 출신에서 직설화법 수장 안착
포워드가이던스 신호탄 '한은寺' 변화 견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3.04.1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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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오는 21일로 취임 1주년이 되는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는 과거 절간같이 조용하다는 의미로 지칭된 '한은사(寺)'에 변화를 불어넣었다.

8년 만에 외부출신으로 수혈돼 한은 총재 처음으로 명시적인 '포워드 가이던스'(사전예고지침)를 도입해 시장에 명확한 메시지로 소통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금통위원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이른바 'K-점도표'를 통해 투명성 확대에도 힘을 실었다.

이 총재는 "한은의 책임이 통화정책 테두리에만 머무를 수 없다"며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우려 가운데서도 정부와 거침없이 소통하고 정책 조합에 주력했다.

두 번의 빅스텝, 최단기간 최대폭 금리 올려

20일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가 지난 2022년 4월 21일 취임하고 1년 재임동안 의장으로서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1.5%에서 현재 3.5%까지 2.0%p 올렸다.

통화긴축 기조로 사상 유례없는 두 차례(2022년 7월, 10월)의 '빅 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이 단행됐다.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 등을 거쳐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역임하고 온 '비(非) 한은맨' 이 총재는 이해하기 쉽고 직설적인 발언으로 통화정책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이는 전략적 모호성을 지녀왔던 전통적인 한은 총재와 다른 면모다.

2022년 7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포워드 가이던스가 등장한 게 대표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도입되기도 했지만, 한국에서는 최초로 꼽힌다.

당시 이 총재는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0.5%p 인상한 만큼 국내 물가 흐름이 현재 전망하고 있는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즉, 향후 몇 달간 지금보다 높은 수준을 보인 후 점차 완만히 낮아지는 상황 하에 금리를 당분간 0.25%p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공표했다.

'K 점도표'는 시장의 통화정책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활용됐다.

이 총재는 2022년 11월 금통위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종금리(terminal rate) 관련 금통위원 3.5% 3명, 3.25% 1명, 3.75%로 올라갈 가능성을 열어두는 게 바람직 2명"이라고 제시했다.

올해 2023년 1월 첫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도 최종금리에 대해 "금통위원 3명은 3.50%, 3명은 3.75%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했고, 2월과 4월 금통위에서는 "5명은 당분간 최종금리 3.75%를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두고, 1명은 3.5% 동결 적정"이라고 제시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처럼 점도표(dot plot)를 발표하는 것은 아니나, 사실상 점도표 효과를 낸 것이다.

하지만 선제적인 가이드가 시장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2022년 9월 미국 연준(Fed)이 점도표에서 최종금리 수준을 높이면서 한은도 포워드 가이던스를 수정했고 10월 금통위에서 두 번째 빅스텝을 단행한 게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이 총재는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포워드 가이던스는 전제 조건이 달라지면 바뀔 수 있고, 서약이나 약속이 아니다"고 제시하고 있다. 2022년 10월 금통위에서 이 총재는 "포워드 가이던스는 전제가 있는 것이고,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 조건부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진취적' 한은에 무게추

1년 전 취임 당시부터 이 총재는 한은의 역할이 통화정책의 테두리에만 머물러서는 안되며, 재정정책, 통화정책의 정교한 조합을 강조해왔다.

이 총재는 2023년 신년사에서 "관계당국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정책대응 방안을 조율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외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우리의 역할에 대해 보다 진취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실례로 이 총재는 매주 주말 추경호닫기추경호기사 모아보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과 'F4' 정례회동을 하고 있다.

정부와의 정책 공조는 실제 효과를 냈다.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시장이 얼어붙은 2022년 10월 한은은 정부와 협의해 RP(환매조건부채권) 매입을 실시하고, 대출 적격담보증권 대상을 확대했다. 또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껑충 뛴 2022년 9월 당시 국민연금과 외환스왑을 실시하기도 했다.

한은 내부경영 평가 '미흡' 해결해야

한은 노동조합이 이 총재 취임 1주년을 기해 2023년 4월 직원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한은 직원들은 '물가 및 금융안정 통화정책이 시의적절했다'는데 10명 중 7명이 손을 들었다. 또 '국제적 위상이 올라갔다'고 답한 비율은 '매우 그렇다' 14%, '그렇다' 44%로 둘이 합하면 절반이 넘는다.

하지만 내부 경영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높았는데, 특히 급여 수준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한은 직원들은 내부경영에 대해 40%는 '보통'이라고 답했고, '못했다'(못했다 32%+매우 못했다 14%) 평가도 높았다. 이 총재 취임 후 급여가 적정한 수준으로 회복됐는 지 질문에도 '그렇지 않다'가 48%, '매우 그렇지 않다'가 45%에 달했다.

향후 통화정책은 미국, 유럽 은행권 위기 사태라는 새 변수가 등장해 고려 중이다.

직전 2023년 4월 11일 금통위 뒤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아직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 따라서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며 "물가가 예상대로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지만, 앞으로 산유국 추가 감산이 국제 유가 영향, 공공요금 인상 영향 등으로 하반기 물가가 불확실하며, SVB(실리콘밸리은행) 사태 이후 미국 연준 통화정책 어떻게 가져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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