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30일 열린 제2기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했다. 사진=SK스퀘어
이미지 확대보기SK스퀘어 주주환원정책. 사진=SK스퀘어
이미지 확대보기SK스퀘어는 이번 주주총회 이후 곧바로 경상배당수입(2022년 약 3600억원)의 30% 이상 규모로 자사주를 지속 매입하고 연내 매입분 전량을 일시에 소각할 예정이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발맞추기 위해 일회성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SK스퀘어 출범 이후 주주환원이 법적으로 가능해진 올해부터 글로벌 스탠더드 주주환원정책을 즉시 실행할 것”이라며, “SK스퀘어가 앞서 노력한다면 국내 자본시장을 좀 더 선진화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일부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SK스퀘어는 SK쉴더스처럼 포트폴리오 회사의 투자성과로 현금 유입이 발생하면 그 성과를 주주들과 나누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로써 연내 특별 주주환원을 추가로 실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 부회장은 “9~10월에 SK쉴더스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 8000여억원 중 4000억원이 조금 넘는 액수가 들어온다”라며 “ 이 중 2000억원 이상을 자사주 매입, 소각하는 방식으로 주주와 나누는 계획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한 주주는 “SK스퀘어와 SK텔레콤의 기업설명(IR) 번호가 구분되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는다”라며 “투자회사는 신용·신뢰를 기반으로 하는데 업무 담당자(MD)들이 나와서 자화자찬만 하는 것 같다”며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부회장은 “SK스퀘어 가 있는 SKT타워 6~7층에 주주가 찾아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SK와의 합병을 고려하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런 견해를 갖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회사가 눈여겨보고 있는 분야는 ▲반도체 밸류체인(부품, 장비 등) ▲미래 ICT 플랫폼(AI·웹3 등)이다. 글로벌 투자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해외 거점 설립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경제가 어려운 점이 투자회사인 SK스퀘어엔 오히려 기회 요인이 될 수도 있다”라며 “반도체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 가치가 많이 하락한 좋은 회사들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말고는 사실상 배당을 받는 회사가 없다. 배당을 줄 수 있는, 돈을 잘 버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SK스퀘어는 이번 SK쉴더스 딜을 통해 ‘투자-밸류업-수익실현’이라는 투자 풀사이클(Full-Cycle)을 실행함으로써, 포트폴리오 기업가치를 증대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투자전문회사로서의 지향점을 명확히 했다.
이에 주요 포트폴리오 회사의 밸류업 비전으로는 ▲SK쉴더스, 글로벌 토털 시큐리티 컴퍼니 도약 ▲티맵모빌리티, 올인원(All-in-one) 모빌리티 플랫폼 진화 ▲11번가 커머스 신사업 경쟁력 강화 ▲원스토어, 글로벌 시장 본격 확대 등을 제시했다.
박성하 SK스퀘어 사장(왼쪽), 이성형 SK스퀘어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진=SK스퀘
이미지 확대보기이사 보수 한도는 120억원으로 책정됐다. 또 안정적인 주주환원 재원 확보를 위해 회사의 자본금 6조9000억원 가운데 1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기로 했다.
이날 박성하 사장은 SK스퀘어 사내이사로, 이성형 SK㈜ CFO(최고재무책임자)는 SK스퀘어 기타비상무이사로 각각 선임됐다. 박 사장은 주총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CEO)로 선임됐다.
끝으로 박 부회장은 “SK스퀘어 부회장 겸 대표로 활동하면서 SK하이닉스의 대표까지 2개 상장사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데, 물리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반도체 혹한기를 맞은 SK하이닉스에 조금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박 사장이 스퀘어로 오게 됐고, 이를 통해 사업 방향이 바뀌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