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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제도 실효성 더 높인다…소비자 안내 강화·운영 적정성 점검 [금리인하요구권]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3-02 18:23

금융사, 신용도 오른 차주 자체 선별해 권리 안내하고
요구 거절 시 승인 불수용 사유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금융당국, 제도 실효성 더 높인다…소비자 안내 강화·운영 적정성 점검  [금리인하요구권]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지난해 하반기 은행권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높아진 가운데 금융당국이 금리인하요구권 실효성 제고에 속도를 내면서 금융권 전반에서 제도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단순 신청 건수 위주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공시를 개선하고, 수용률 공시 대상을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은행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개정안이 지난달 13일부터 시행됐다.

이는 금리인하요구권 공시가 신청 건수, 수용 건수, 이자 감면액, 수용률 등 단순 신청 건수 위주의 수용률 공시여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금리인하요구권은 2019년 6월 처음 법제화됐지만 금융사들의 실제 수용률이 낮은 데다 금융사별 운영실적이 공시되지 않아 금융소비자가 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8월부터 은행, 보험, 저축은행, 카드사 등 금융사들이 금리인하요구권 운영실적을 비교 공시하도록 했다.

금융사들은 각 업권 협회와 중앙회 홈페이지를 통해 반기별로 금리인하요구권 운영실적을 공개한다. 차주에게는 금리인하요구권 관련 주요 사항을 연 2회 정기적으로 문자와 이메일 등을 통해 안내해야 한다.

이번에 개정된 시행세칙은 금리인하요구권 수용에 따른 평균 금리 인하 폭도 공시하도록 해 기존 건수 위주의 공시제도를 보완했다. 또 가계와 기업대출 항목을 세분화하고 각각 신용, 담보, 주택담보대출 등의 수용률을 구분 공시하도록 해 정보 제공을 확대했다.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시 직접 은행 창구를 방문할 때와 비대면 방식인 온라인으로 할 때 차이를 알 수 있도록 비대면 신청률도 공시 항목에 추가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9일 발표한 '금리인하요구권 실효성 제고 방안'에 따라 소비자 안내 강화를 통한 수용률 제고와 심사 결과 통지 구체화도 올해 상반기 중으로 추진한다.

은행 등 금융사는 현재 연 2회 정기 안내에 더해 내부신용등급이나 개인신용평가회사(CB) 기준 신용평점이 상승한 차주 등을 자체적으로 선별해 반기 1회 이상 금리인하요구권 행사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추가 안내해야 한다.

금리인하요구 승인 요건에 대한 안내도 강화된다. 지금까지는 금융사가 취업과 승진 등 다소 추상적인 개념으로만 승인 요건을 알려왔지만 앞으로 수신실적, 부수거래, 연체 여부 등 실제 승인에 활용하는 요건을 충분히 안내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승인 요건에 부합하는 신청이 증가해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심사 결과도 구체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현재는 금융사가 소비자의 금리인하요구를 거절할 때 불수용 사유를 ▲대상상품 미해당 ▲최저금리 기적용 ▲신용도 개선 경미 등의 표준 통지서식으로만 안내하고 있다.

앞으로는 불수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용도 개선 경미 사유를 세분화해 안내해야 한다. 신용등급·신용원가 변동 여부 등을 설명해주는 식이다. 금리인하요구를 신청한 소비자가 희망할 경우 신용도 평가에 활용된 정보 내역도 제공해야 한다.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과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은 은행권에 투명하고 합리적인 예대금리차와 금리인하요구권 운영을 주문하고 있다.

금감원은 올해 검사업무 운영계획을 통해 금리 상승기에 편승한 불합리한 대출금리 및 수수료 부과 여부와 함께 금리인하요구권 운영의 적정성 등도 중점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통신 분야의 과점 폐해와 관련한 대책 마련을 지시하면서 금리인하요구권 제도 추가 개선에 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비상민생경제회의에서 “금융·통신 분야는 민간 부문에서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으나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고, 정부 특허에 의해 과점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며 소비자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해 예대마진 축소와 취약차주 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 은행 산업의 과점 폐해가 크다”고 지적하면서 실질적인 경쟁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2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해 은행권 과점 체제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개선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TF 논의 사항에는 고금리 부담 완화를 위한 예대금리차 관리 강화, 금리인하요구권 개선 등의 방안도 포함됐다. 금융위는 검토 과제별 현황 파악 및 해외사례 연구 등을 통해 오는 6월 말까지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고금리 기조로 대출 차주의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정치권에서도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개선 목소리가 커져왔다.

특히 은행의 홍보 부족 등으로 제도가 있는지조차 몰라 권리가 제대로 행사되지 못하거나 은행별로 금리 인하 기준이 상이해 실효성이 없다는 문제점이 지적돼왔다.

제도 안내가 미흡하거나 형식적으로 이뤄져 금융소비자가 제도 내용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와 권리 행사를 못하는 것으로 오인하는 사례 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금융당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이용률은 평균 1.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지난해 8월 금융소비자가 은행에 요구할 수 있는 금리인하요구권 외에 은행이 고객의 신용상태 개선 여부를 점검하고 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하도록 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은행에 금리 인하 의무를 부여해 가계부채 부담을 덜고 대출 소비자의 권리를 두텁게 보장한다는 취지다.

개정안은 은행이 차주의 신용등급 또는 개인신용평점 등 신용상태 개선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요건을 충족하면 금리를 인하한 후 당사자에게 알리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은행들이 차주의 신용상태를 점검하지 않거나 금리 인하 대상임에도 금리를 인하하지 않은 경우에는 1억원 이하 과태료를 물도록 했다.

다만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계약의 한쪽 당사자인 은행이 일방적으로 금리를 변경하는 것이 대출 계약의 원칙에 어긋날 우려가 있다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개정안 검토 보고서를 통해 “은행이 임의로 금리를 인하할 경우 변경된 계약의 성립 여부나 효력 발생 시점 등에서 법적 불확실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은행이 차주의 신용상태 개선을 인지했더라도 대출계약의 내용인 금리를 선제적으로 변경하기보다는 이를 계약자에게 알리고 금리 인하 요구를 할 수 있음을 안내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고상근 정무위 수석전문위원은 “금리 인하가 차주에 대한 수익적 행위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대출 계약의 일방인 은행이 임의로 계약의 내용이나 조건을 변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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