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 출산율이 또 한 번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에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출산율로 인해 인구구조 변화 및 주택시장 침체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은 최근 ‘2022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와 '2022년 12월 인구동향'을 발표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전년보다 0.03명 줄어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는 2013년 이후 OECD 국가 가운데 합계출산율 최하위를 10년 넘게 기록하고 있으며,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도 한국 뿐이다.
서울의 인구 순유출은 지난해 2월(순유입 3265명) 이후 11개월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전체 서울 순유출 인구는 3만5340명으로 1990년 시작된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고, 2015년 이후 서울의 인구는 이미 천만 명 이하로 내려온 상태다.
이처럼 인구 자체가 감소세에 접어들면서, 주택수요 감소로 인한 집값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단기적인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금리였다면, 장기적인 시각으로는 인구감소가 집값 하락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20~2021년 사이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發 초저금리 장기화로 인해 3040 주택 수요층들의 수요가 ’당겨진‘ 것도 고려해야 할 변수다. 당시만 해도 ’지금 안 사면 지각비를 내야 한다‘, ’집값은 오늘이 제일 싸다‘는 전문가들의 분석 속에서 부동산시장에서도 ’패닉바잉‘이 만연한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나만 뒤처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 이른바 ’포모 증후군‘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부동산시장은 청약·매매 할 것 없이 엄청난 수요를 끌어모으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이라는 기록적인 폭등을 보였다.
이 당시 떠오른 ’영끌족‘은 대부분 미래 부동산 수요층에 해당하는 20~30대의 비중이 높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매입 비중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31%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녀교육·노후대비를 위해 주택을 옮기고 기존 매물을 처분해야 할 4050세대 입장에서는 매물을 받아줘야 할 2030세대의 수요 감소가 뼈아플 수밖에 없다. 특히 2030세대가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는 것을 꺼리면서 기존에 있던 84㎡형 이상 중대형 매물의 매력도 역시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통상적으로 부동산은 높은 가격이라는 리스크를 다음 세대로 전가하고 분산하는 식의 자산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런 순환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당겨지고 깨지면서 왜곡이 발생한 측면이 있다”며, “현재 2030세대들의 수요는 물론 자라나는 어린이나 10대 청소년의 수도 줄어들고 있어 부동산을 바라보는 연구나 해석 방식 자체에 변화가 불가피해보인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