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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유럽에만 가면 왜 작아지는가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1-16 00:00

국내 시장서 벤츠 제치고 ‘승승장구’
유럽 판매량은 미미…전기차에 희망

▲ G70 슈팅 브레이크 스포츠

▲ G70 슈팅 브레이크 스포츠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현대자동차 제네시스가 국내 럭셔리 시장에서 수입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럭셔리카 ‘본고장’ 유럽에서는 존재감이 거의 없다.

15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2022년 국내 시장에서 총 13만5045대가 팔렸다. 2021년(13만5045대)에 이어 2년 연속 13만대 판매를 넘겼다.

이 같은 제네시스 실적은 럭셔리카 경쟁자로 볼 수 있는 메르세데스-벤츠를 눌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벤츠는 국내 판매량 8만976대로 수입차 1위를 차지했다. 2019년(7만8133대) 이후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제네시스와 격차는 5만7000여대나 난다.

앞서 벤츠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제네시스 판매량을 앞질렀다. 제네시스가 재역전에 성공한 때는 브랜드 첫 SUV GV80을 내놓은 2020년부터다. 2019년 5만6801대에서 2020년 10만8384대로 판매량이 2배 가까이 뛰었다.

제네시스는 GV70, GV60 등 SUV 라인업을 연이어 늘리며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도 GV70 2만9497대, GV80 2만3439대, GV60 5639대 등 총 5만8575대로 전체 43.3%를 SUV가 담당했다.

럭셔리카 최대 격전지인 대형급 세단을 이끌고 있는 G80도 빠질 수 없다. 특히 G80은 제네시스 로고를 형상화한 최신 디자인을 적용한 3세대 모델 출시 이후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차급에서는 수입차 핵심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와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E클래스와 5시리즈는 각각 2만8318대와 2만1166대가 팔리며 수입차 베스트셀링 1·2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G80은 두 차량을 합친 판매량과 맞먹는 4만7154대가 팔리며 자존심을 세웠다.

하지만 벤츠·BMW 안방인 유럽에서 사정은 정반대다.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 카세일즈베이스가 집계한 작년 1~11월 제네시스 유럽 판매량은 2352대다. 월 판매량이 214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벤츠는 58만2184대, BMW는 57만4057대다. 제네시스와는 거의 300배 차이로 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일본 토요타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3만3585대)와 비교해도 초라한 성적이다.

제네시스는 2021년 유럽 시장에 다시 진출했다. 2017년 철수한 이후 4년 만이다. 주력 차종인 G80·GV80과 함께 다소 작은 차량이 잘 먹히는 점을 고려해 G70·GV70 등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여기에 해치백을 선호하는 특성을 감안해 유럽 전략 차종으로 G70 슈팅브레이크를 새로 개발해 내놓기도 했다.

다만 유럽 재진출 당시에도 제네시스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유럽 소비자들은 럭셔리카를 평가하는 잣대가 굉장히 까다롭고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현지 브랜드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형성해왔다. 유럽에서 익숙하지 않은 신생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완전히 혁신적 자동차를 내놓는 것이 아닌 이상 단순히 가격 경쟁력만으로 뿌리내리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기회는 있다. 내연기관차와 전혀 다른 공식이 적용되는 전기차 시대로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차도 이 점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오는 2035년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을 전동화로 전환할 계획인데, 제네시스에 한정해 이 보다 5년 빠른 2030년 100% 전동화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기차 기술도 발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2020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개발한 것이다. 오는 2025년에는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도 선보일 계획이다.

그룹 전기차 기술이 들어간 현대차 아이오닉 시리즈와 기아 EV 시리즈에 대한 현지 반응도 좋다.

특히 기아 EV6는 지난해 ‘유럽 올해의 차’를 거머줬다. 주최측은 E-GMP에 기반한 넓은 실내 공간과 18분 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로 충전할 수 있는 급속충전시스템에 높은 점수를 줬다. 물론 대중 브랜드에서 성과가 럭셔리 브랜드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전기차 기술력은 인정받았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다.

아울러 벤츠와 BMW가 전기차에 대해 보수적 입장을 취했다는 점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들 기업은 몇 년 전까지 하이브리드부터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취했다.

벤츠가 오는 2030년까지 100% 순수전기차로 전한화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내놓았을 정도다. BMW는 전기차 전용이 아닌 내연기관차와 공유하는 플랫폼을 통해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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