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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치 밀린 신형 그랜저도 ‘구독’하면 바로 이용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2-12-19 00:00

현대차그룹 구독형 상품 눈길
3년 미만 땐 렌터카보다 저렴

1년치 밀린 신형 그랜저도 ‘구독’하면 바로 이용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이 구독형 모델에 기반한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 확장을 본격화한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렌터카 사업진출이 사실상 막혀있는 상황이다. 1년 미만으로 차량을 대여하는 단기 렌터카는 동반성장위원회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2024년 12월 31일까지 진출이 불가능하다.

롯데렌터카·SK렌터카 등 대기업들도 사업 확장이 제한됐다. 이런 규제가 없는 장기 렌터카는 그룹 내 여신금융회사 현대캐피탈이 진출했다. 하지만 렌터카 사업 규모가 본업을 넘을 수 없는 규제로 추가적 사업 확장이 어렵다.

2019년 현대차·제네시스·기아가 내놓은 차량구독 서비스(현대셀렉션·제네시스스펙트럼·기아플렉스)는 이 같은 규제에서 자유로운 플랫폼 사업이다. 3사가 개발한 차량구독 앱을 통해 차량을 보유한 중소 렌터카 업체와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방식이다. 사업 운영은 현대캐피탈이 맡았다.

현대차그룹이 자동차를 개인이 구매하는 것이 아닌 공유하는 공유경제 트렌드에 발맞춰 언제든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몸을 풀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그룹 차량구독 서비스는 매월 일정 요금을 내고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상품과 단기 렌터카처럼 24·48·72시간 중 하나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상품 등 2가지로 운영된다.

현대셀렉션에서는 각각 레귤러팩과 스페셜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기존 렌터카와 차이라면 서비스기간 동안 다양한 차량을 바꿔 탈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차량 교체는 상품에 따라 가능 유무가 다르며, 가장 비싼 상품 기준으로 월 최대 2회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현대셀렉션은 엔트리(캐스퍼), 베이직(아반떼·베뉴), 스탠다드(쏘나타·투싼, 베이직 차량), 프리미엄(그랜저·팰리세이드·싼타페, 프리미엄차량), N(아반떼N·코나N·벨로스터N·투싼N라인·쏘나타N라인), EV(아이오닉5), 프리미엄프러스(아이오닉6, N라인 제외 모든 차량) 등으로 구성됐다. 스페셜팩에선 스타리아·스타리아 캠핑카·포터2 캠핑카 등 레저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상품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상품 특성으로 신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이용할 만하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딜러 안내가 따라오는 서비스센터에서 시승과 달리 장기간 자유롭게 비교·시승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부품 부족으로 차량 출고가 오래 걸리고 있는 현재 특히 유용할 수 있다. 현대차는 사전계약만 약 11만대, 1년치 물량이 밀려있는 신형 그랜저를 지난 11월 출시와 함께 구독 서비스를 함께 내놓았다.

다른 모빌리티 연계 서비스를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현대셀렉션 제휴 업종은 음원 스트리밍(플로) 주차(아이파크), 킥보드(킥고잉), 택시(마카롱택시), 대리(카카오T) 등이다. 기아의 경우 전기차에 한해 제휴 충전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충전카드를 제공한다.

가격은 3년 미만 이용시 대기업 렌터카보다 저렴한 것으로 파악된다. 쏘나타가 포함된 스탠다드 레귤러팩은 월 요금이 75만원이다.

같은 차량을 SK렌터카 신차장기렌터카 견적내기로 내보니 24개월(1만5000km) 월 83만원, 36개월(3만km) 74만원, 48개월(4만km) 68만원이 나왔다. 차량구독이 보다 다양한 차량을 이용할 수 있고, 월단위로 자유롭게 해지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더 합리적일 수 있다.

현대차는 구독 서비스를 자동차 대여를 넘어 차량 기능으로 확장시키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0월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차량(SDV)’ 체제로 전환을 선언하며 “내년 일부 차종에서 고객이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구독형(Feature on Demand, FoD)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차량 기능을 월 단위로 판매하는 상품은 이미 다른 완성차 기업도 시도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미국에서 주행보조시스템 FSD에 대한 월 구독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는 BMW가 열선 시트 등 주요 옵션을 구독 상품으로 출시했다.

기능 구독형 서비스는 자동차 소비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완성차 기업 핵심 수입원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지난 4월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내놓은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자동차 30%가 기능 구독 서비스를 채택한다면 이로 인한 수익이 신차 판매 수익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현대차는 어떤 서비스를 구독 상품으로 내놓을 지는 연구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열선 등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기능을 별도로 판매하는 것에 대한 반발을 의식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구독형 서비스는 차량구매 단계가 지나면 선택할 수 없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원하지 않는 서비스는 비용 부담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방식 자체는 고객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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