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화생명 사옥 전경./사진=한화생명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올해 하반기 2건의 자회사 출자를 단행했다. 9월 한화손보가 진행하는 1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으며 10월에는 한화리츠(한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1630억원을 출자한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생보 빅3 중에서도 출자 규모가 가장 컸다. 삼성생명은 지난 9월 삼성FN리츠(삼성에프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383억원, 삼성생명금융서비스에 400억원을 출자했다. 교보생명은 자회사에 대한 재무적 투자만 밝혔다.
지난달 한화생명은 내년 4월로 예정된 10억 달러(약 1조3028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내년 1분기 외화자산 현금화를 통해 상환 재원을 마련할 것이며 추가적인 자금확보, 환율 변동 영향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화생명은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올 3분기 한화생명의 자산 듀레이션(잔존만기)은 10.73년으로 부채 듀레이션 10.51년을 0.22년 앞섰다. 전분기 0.19년보다 격차가 확대됐다.
송미정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자산 듀레이션 확대가 긍정적”이라며 “2020년 이후 채권교체매매를 통해 자산 듀레이션 확대를 지속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채 듀레이션은 산출기준 강화 영향과 금리 상승 영향이 상쇄되며 평년 수준을 유지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도 “금리연동형 상품 위주 신계약 유입을 통해 부담이율을 희석하고 금리파생상품 활용과 장기채 매입을 확대하며 자산‧부채 자산부채관리(ALM)를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한화생명의 ALM은 더 양호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신 회계제도(IFRS17)와 신 지급여력비율(K-ICS)이 도입되면 부채를 시가로 평가함에 따라 자본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행 제도는 기준금리 인상 시 채권평가손실에 따라 자본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선 보험업계가 단기 유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면서도 우려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일부 보험사의 콜옵션 미행사로 보험업계가 대응 능력을 의심받고 있지만, 이는 관행에 불과하며 콜옵션을 행사하면 더 높은 금리로 자본성증권을 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동성 위기 요인으로 꼽히고 있는 퇴직연금과 저축성보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금융당국이 대규모 머니무브 현상에 대비해 여러 방안을 내놨다며 고금리 저축성보험 물량도 금리 상승기 좋은 투자처에 투입할 수 있다고 보탰다.
김형일 기자 ktripod4@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