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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유통·서비스업 진출길 열린다…40년만에 금산분리 대수술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2-11-15 21:40

금융위, 금산분리 제도개선 방향 발표
비금융 업무 추가·네거티브 전환 검토
내년 초 규제혁신회의서 구체안 확정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는 9일 정례 회의를 통해 깃플(대표 조영민) 등 8곳을 ‘혁신 금융 서비스’ 신규 지정했다./사진=금융위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는 9일 정례 회의를 통해 깃플(대표 조영민) 등 8곳을 ‘혁신 금융 서비스’ 신규 지정했다./사진=금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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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디지털 전환과 빅블러 시대 맞춰 40년 만에 금산분리 규제의 빗장을 풀고 나선다. 금융당국은 은행 등 금융회사가 생활 서비스 등 비금융 분야 사업에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도록 자회사 출자 제한을 풀고 부수업무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산분리 제도 개선 방향을 전날 제4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 보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제도 개선은 금융산업이 금융의 디지털화 및 금융과 비금융 간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자회사 출자 제한, 금융회사의 부수업무 개선에 집중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금산분리 완화 방향에 대해 "금융회사가 할 수 있는 비금융 업무의 범위를 법령에 어떻게 규정할지에 대해 현행 포지티브(열거주의) 방식을 추가 보완하는 방식부터 네거티브(포괄주의) 전환을 하면서 위험 총량을 규제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금융회사는 은행과 보험, 저축은행법상 비금융회사 주식을 15% 넘게 소유할 수 없다. 금산법에는 동일계열 금융회사가 단독 또는 공동으로 특정비금융회사 주식을20% 초과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 금융회사는 법에서 허용된 부수업무만 수행할 수 있어 비금융업 영위에 한계가 있었다. 현재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 ‘리브엠’이나 신한은행의 배달앱 서비스 ‘땡겨요’ 등은 금융당국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예외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신진창 금융산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금융안정 유지 등을 위한 금산분리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금융산업이 디지털화와 빅블러 등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부수업무와 자회사 출자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금산분리 제도 개선을 검토하기로 했다. 1안은 현행과 같이 부수 업무와 자회사 출자가 가능한 업종을 열거(포지티브 방식)하되 기존에 허용된 업종 외에도 디지털 전환 관련 신규 업종, 금융의 사회적 기여와 관련된 업종 등을 추가하는 방안이다.

이 방안의 경우 법률 개정 없이 감독규정 개정과 유권해석으로 신속히 추진할 수 있고 금융회사의 비금융업 진출에 따른 리스크를 제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금융위는 "새로운 업종 추가에는 규정 개정, 유권해석 등의 별도 조치가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법령의 위임 범위 내인지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2안은 상품 제조와 생산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자회사 가능 업종을 전면 허용하되 자회사 출자 한도 등 위험 총량 한도를 설정하는 방식이다.

신 국장은 "상품을 만드는 제조업이나 건설업 같은 업무는 기본적으로 할 수 없게 하고 그 밖에서는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금융회사의 자회사 출자 한도 위험 총량 규제를 통해 비금융업으로 무한 확장되는 것을 제어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방안은 새로운 업종이 출현하더라도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 가능하고 금융회사가 다양한 비금융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 인력·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법률 개정이 필요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본업 관련성이 낮은 비금융업 영위에 따른 새로운 리스크에 대한 관리 부담이 증가하거나 금융 부문에 전이될 위험성도 존재한다. 금융회사의 비금융업 수행 과정에서 중소기업·영세사업자 등 이해관계자들과 갈등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1·2안의 절충안인 3안은 자회사 출자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고 부수업무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금융회사 본체와 자회사를 구분해 각각의 특성과 리스크 수준에 맞게 규제를 설계할 수 있다.

금융위는 금융규제혁신회의에 업무위탁 제도 개선 방향도 보고했다. 현재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의 업무 위탁은 '자본시장법'이, 은행·보험·카드사·저축은행 등 타 업권은 '금융기관의 업무위탁 등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는 등 근거 규정이 다르다.

또 최근 정비된 자본시장법은 내부통제 등을 제외한 본질적 업무에 대한 위탁을 허용하고 있지만 업무위탁규정은 원칙적으로 본질적 업무의 위탁을 금지해 은행, 보험 등은 핀테크와의 협업 등이 제한되고 있다. 예컨대 은행의 본질적 업무인 대출심사 중 일부인 담보가치평가 업무를 부동산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보유한 핀테크에 위탁하려 하는 경우 제도상 불가하다.

이에 금융위는 업무위탁규정의 상위법 위임 근거를 마련할지 여부와 업무위탁 규율 체계를 통합·일원화할지 여부, 업무위탁 규정상 본질적 업무에 대한 위탁 허용 방식, 수탁자에 대한 검사 권한 신설 여부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금산분리 및 업무위탁 제도 개선 방안과 관련해 금융권뿐만 아니라 관계부처, 핀테크산업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내년 초 금융규제혁신회의에 구체적인 방안을 상정·심의할 예정이다.

신 국장은 "이번 제도 개선은 금융의 디지털화 촉진 및 금융업과 비금융업 간 시너지 제고를 위한 조치로 금산분리 제도 자체를 완화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를 제한하는 금산분리 기본 원칙은 여전히 중요한 의미가 있어 앞으로도 금산분리의 기본 틀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산분리 제도 개선이 그룹 내 금융회사가 비금융 계열사에 자금지원을 하는 수단으로 쓰일 가능성에 대해선 "이미 은행법, 보험업법은 동일인 신용공여 한도 등의 규정이 있어 특정 회사에 대한 과도한 자금지원이 금지돼 있다"며 "또한 이번 방안 중 네거티브화 방식에는 자회사에 대한 출자한도와 같은 위험총량을 규정하고 있는 등 금융회사의 비금융회사에 대한 출자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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