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12일 온라인에서 기술 설명회 '소프트웨어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다'를 열고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한국·미국·중국 등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제공하는 있는 글로벌 40개 지역에서 출시하는 모든 차량에 OTA를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2025년에는 글로벌 전지역의 판매차에 해당 기술을 지원하도록 한다.
박정국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은 "기존 차량은 출시되고 나면 성능개선이 제한적이었으나, SDV는 출시 이후에도 성능 업데이트를 통해 늘 새로운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차량 잔존가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을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구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능을 서비스받는 것이 차량에서도 가능해진다는 말이다.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 박정국 사장(왼쪽)과 TaaS본부장 송창현 사장.
이미지 확대보기현대차그룹이 OTA를 처음 탑재한 모델은 2019년 출시된 제네시스 G90이다. 이후 G80, GV60 등 고급차 중심으로 이 기능을 넣었다.
올해 두 차례의 업데이트를 통해 원격자동주차 등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능을 추가했다. 연말쯤에도 밤에 서라운드뷰 모니터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반영해 한 차례 업데이트가 더 있을 예정이라고 현대차 관계자는 밝혔다.
앞서 BMW가 지난 2분기 독일에서 열선 시트 기능을 구독형으로 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소비자의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추교웅 현대차그룹 전자·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 부사장은 "그 사례는 기본 기능을 유료로 판매하려다가 논란이 된 것"이라며 "구독형 서비스의 기본 개념은 (소비자가) 원할 때 사용하고 원하지 않을 때 비용부담을 하지 않는 것으로, 어떤 기능을 어떻게 판매할 지 다각도로 연구하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차량 기능이 고도화하면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반도체가 탑재된 일종의 중앙컴퓨터가 필요하다. 이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통합제어기다.
'기능 집중형'이란 인포테인먼트, ADAS, 전자·편의, 주행성능 등 4가지 영역을 담당하는 제어기로 단순화해 탑재하겠다는 것이다.
테슬라가 하나의 운영체계를 통해 전체 자동차 기능을 제어하는 '중앙 집중형'과 조금 다른 방식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등 3개 브랜드의 다양한 라인업이 글로벌 각지에 진출한 여건을 반영해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G90.
이미지 확대보기현재 현대차그룹은 인포테인먼트와 ADAS 기능을 각각 제어하는 2세대 통합제어기가 G90 등 일부 차량에 적용했다. 4분기 출시되는 G90 연식변경 모델엔 이 2세대 제어기 기반으로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제어기를 4가지 영역으로 더 단순화한 3세대 통합제어기는 2025년 나올 새 전기승용차 플랫폼 'eM'과 전기PBV 전용 플랫폼 'eS'에 적용하려고 한다.
장웅준 현대차그룹 자율주행사업부장 전무는 "3세대 통합제어기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영상인식 측면에서 2세대 대비 10배 이상 향상시키는 수준으로 선행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표준화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 채택으로 차량 개발 시간을 단축시키고, 제조 원가도 약 20% 이상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구독형 서비스 등 새로운 판매 방식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에도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자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진은숙 현대차그룹 ICT혁신본부장 부사장은 "외부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현대차라는 기술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아마존의 혁신처럼, 현대차는 소프트웨어로 차량을 컨트롤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현대차그룹 전자개발실장 안형기 상무, 전자·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 추교웅 부사장, 연구개발본부장 박정국 사장, ICT혁신본부장 진은숙 부사장, 자율주행사업부장 장웅준 전무.
이미지 확대보기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